[인더스트리뉴스 최용구 기자]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 연구진이 유기 태양전지의 수명을 약 50배 이상 늘리는 데 성공했다.
GIST 신소재공학부 이광희 교수 및 에너지융합대학원 김희주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은 ‘단분자’를 활용해 태양전지의 긴 수명을 확보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진은 스스로 얇은 보호층을 형성하는 단분자의 성질을 통해 추가 코팅 과정 없이 수명을 늘렸다.
유기 태양전지는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유연하고 색상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동차 유리, 건물 창문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고온에서 급격히 성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열에 의해 유기물 분자들이 변형되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유기 태양전지는 유기물 반도체를 광활성 층(빛을 흡수하는 얇은 층)으로 활용한다. 연구팀은 ‘오비트랩/비행시간차 혼성 이차이온 질량분석기(Orbitrap/TOF Hybrid SIMS)’를 통해 단분자 유기물 반도체가 산화아연 표면에 존재하는 불순물과 반응할 때 손상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산화아연은 유기 태양전지에 전자수송층으로 널리 사용된다.
연구팀은 광활성 층 코팅 시 산화아연 표면에 단분자 유기물이 ‘자기조립(self-assembly)’ 되도록 함으로써 표면 불순물을 제거했다. 이를 위해 극성과 휘발성을 가지는 단분자 유기물인 ‘5-Methyl-1H-benzotriazole(이하 M-BT)’을 광활성 층 용액에 혼합했다.
실험은 서로 다른 유동성을 가진 세 종류의 단분자 유기물 반도체(Y6, L8BO, DTY6)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유동성이 큰 단분자(DTY6)를 사용한 유기 태양전지일수록 수명이 향상된 정도가 컸다.(1,000시간 후 68% 향상)
아울러 초기 효율 대비 15% 감소되는 시점까지 걸리는 시간이 기존 20시간(M-BT 미포함)에서 1,000시간 이상으로 증가했다. 연구진은 약 50배 이상 수명이 대폭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
이광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광활성 층의 형태학적 안정성에만 초점이 맞춰진 기존 열 안정성 연구들의 흐름에서 벗어난다”며, “하나의 단분자를 광활성 층 용액에 첨가하는 것만으로 전자수송 층의 표면을 안정화시켰으며, 태양전지의 열적 안정성을 크게 향상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Material Science 분야 저널인 ‘ACS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에 8월 31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