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터뷰] 한국태양광발전학회 김진혁 학회장 “학술 올림픽 WCPEC-9 유치 성과… 산학연계 긴밀해져야”
  • 최용구 기자
  • 승인 2023.10.02 0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전자 박막 재료 분야 전문가, 태양전지 생태계 조력할 균형 있는 행정 강조

[인더스트리뉴스 최용구 기자] 세계 태양광 분야의 가장 권위있는 학술 축제가 2026년 대전에서 개최된다. 대전시는 4년마다 열리는 이번 WCPEC-9 유치 경쟁에서 중국(베이징), 일본(지바) 등을 따돌렸다. WCPEC-9는 ‘태양광 학술 올림픽’으로 불린다. 올림픽에 글로벌 스타선수들이 모이는 것처럼 국내외 정상급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셀, 모듈 등 태양광 커뮤니티에 관한 국제적 수준과 인지도를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한국은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번째 개최국이 됐다. 한국태양광발전학회 김진혁 학회장(전남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교수)은 “그동안 아시아에선 일본에서만 열리던 자리”라며, “후발주자로서 이뤄낸 의미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김 학회장은 앞서 WCPEC-9 유치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했다.

학회 등 학술 집단은 정책적, 기술적 의견을 자문한다. 그들의 연구 노하우가 미치는 영향력은 때론 절대적이다. 태양광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한국태양광발전학회(이하 학회)가 있다. 학회는 10여년간 꾸준한 대내외 활동을 통해 대표 전문가 그룹이 됐다. 태양광에서 파생하는 시장은 점차 다양해지는 중이다. 김 학회장은 “학술대회나 논문 게재 등을 통해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또 그것를 업계와 연계시켜 공동의 노하우를 축적하는 과정이 더욱 긴밀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자로서 한 우물을 파왔다. 대학에서 재료공학을 전공했고 물질 개발의 호기심을 쫒았다. 그러던 중 ‘광전자 박막 재료’에 흥미를 느낀 게 시작이었다. 4~5년전부턴 태양광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으로 연구의 영역을 넓혔다. 본지는 최근 전남대학교 연구실에서 김진혁 학회장을 만났다.

한국태양광발전학회 김진혁 학회장을 전남대학교 신소재공학부 연구실에서 만났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학회에 대해 설명한다면?

학회라는 단체가 학술 활동을 위주로 하듯 우리도 마찬가지다. 학술대회를 열거나 논문을 발표하는 등 활동이 기본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또 연계한다. 한국태양광발전학회는 산업과 좀 더 가까운 성격을 띄고 있다. 여러 기업 관계자들이 학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나?

태양광 관련 셀, 모듈, 구조물, 시공 등 다양한 업계가 참여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기술 분야의 연구진들이 다수 속해 있다. 나는 올초부터 학회장을 맡게 됐다. 학회원들이 1년마다 돌아가면서 학회장을 역임한다.

WCPEC-9이 대전에서 열릴 예정이다

의미있는 결과다. 그동안 아시아에선 일본에서만 줄곧 열렸다. PVSC-IEEE(미국), EUPVSEC(유럽), PVSEC(아시아) 같은 권위 있는 국제 학술 기구가 많이 존재한다. WCPEC-9은 이들 3개 기구를 통합한 연합 학회다. 일종의 학술 올림픽과도 같다.

학회장으로서 현 상황을 진단한다면?

사실 학회를 할 때 중요한 것 중 하나는 학술대회다. 이는 많은 연구자들이 주제발표를 하고 서로 토론하는 장이다.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해선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쯤에서 연구비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겠다. 연구자들이 학술대회에 참여하려면 출장도 가야하고 등록도 해야 한다. 연구비와 관련되는 일이다. 그런데 사정이 그리 넉넉치 않은 상황이다. 태양광 관련 연구비가 과거보다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학회는 회원들의 등록비를 통해 운영이 되는 조직이기 때문에 더욱 체감하고 있다.

한국태양광발전학회가 9월 6일부터 8일까지 광주에서 개최한 GPVC 2023 학술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태양광 시장이 침체기란 분석이 많다

연구개발이 위축된 것도 있지만 행정적인 부분도 크다고 본다. 업계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른 것보다 공무원들을 설득하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설치 인허가 문제로 인한 어려움이 많다. 산출적으로 따졌을 때 우리나라 전국토에 10%만 태양광을 설치해도 국내의 1년치 전력소비량을 커버할 수 있다. 그만큼 마음만 먹으면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중국의 시장 장악이 매서운 데 

결국 기술이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나아갈 길은 신기술 개발이다.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다. 과거엔 우리나라가 많이 치고 나갔었지만 약간 주춤하는 사이 중국이 비슷하게 올라왔다. 업계 화두인 탠덤 기술 또한 중국, 유럽과 계속 경쟁하는 흐름이다. 

대중에겐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기술’ 등이 생소할 수 있다

탠덤기술은 실리콘 태양광 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셀을 겹치는 기법이다. 태양전지를 만들 땐 빛을 흡수하는 층을 하나로 만들기도 하지만 여러 개를 겹쳐서도 만든다. 겹쳐서 만드는 것을 탠덤 기술로 보면 된다. 다만 층이 여러 개일 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관건은 발전 효율이다. 100이란 태양빛을 받았을 때 얼마큼을 전기로 만드는지에 따라 효율이 결정된다. 예컨데 17%의 효율이라면 100%의 빛에서 17%를 전기로 만들었다는 의미다. 내가 전국토에 10%만 설치해도 1년치 전력소비량을 감당할 수 있다고 비교했는 데 만약 효율이 높아지면 5%만 설치해도 가능해질 수 있다.

연구 근황은 어떤가?

태양전지 관련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태양광을 통해 물을 전기분해함으로써 수소를 생산하는 프로젝트도 병행 중이다. 박사, 석사 등 20여명의 연구생들과 함께 하고 있다. 지방대학으로선 결코 적지 않은 규모다. 앞서 에너지기술평가원 GET-Future 프로젝트를 통해 여러 연구생들과 인연이 닿았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