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성분조작’ 코오롱 이웅열, 1심서 ‘무죄’…4년 10개월 만
  • 서영길 기자
  • 승인 2024.11.29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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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열 “감사하다” 짧은 입장 밝힌뒤 법원 빠져나가
함께 기소된 이우석 코오롱 생명과학 대표도 무죄
송문수 티엔피 로지스틱스 대표만 벌금 1000만원
29일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케이주(인보사)의 성분 조작 의혹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웅열(68)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웅열 명예회장(오른쪽 세번째)과 장남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이 미소를 띠며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사진=서영길 기자
29일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케이주(인보사)의 성분 조작 의혹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웅열(68)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웅열 명예회장(오른쪽 세번째)과 장남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이 미소를 띠며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사진=서영길 기자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케이주(인보사)의 성분 조작 의혹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웅열(68)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020년 1월 사건 접수 이후 4년 10개월 만에 1심 결과가 나온 것이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최경서)는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 명예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경영진들과 무거운 표정으로 법원에 들어선 이 명예회장은 1심 재판 결과를 받아든 후 옅은 미소를 띈 채 재판정에서 나왔다.

이 회사 관계자들은 약 5년의 재판 끝에 무죄 선고가 나오자 재판정 앞에서 울먹이기도 했다.

취재진 앞에선 이 명예회장은 “감사합니다”라고 짧게 인사한 후 법원을 빠져나갔다.

이날 재판에 참석한 이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도 밝은 표정으로 부친과 함께 법원을 떠났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67) 대표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다만 송문수 티엔피 로지스틱스 대표만 차명주식과 관련해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으로 1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며 “이 사건은 이제 1심 판결이다”며 “만일 이 사건에 대한 최종 판단이 이 법원(1심)의 판단과 동일하다면 수년에 걸쳐 막대한 인원이 투입돼 수행된 이 소송의 의미는 과연 무엇이었는지, 과학 분야에 대한 사법적 통제는 어떻게 진행돼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이웅열 명예회장과 이우석 대표를 비롯해 기소된 피고인은 권순욱 코오롱티슈진 한국지점장, 양윤철 코오롱생명과학 상무, 송문수 티엔피 로지스틱스 대표, 코오롱티슈진 법인, 코오롱생명과학 법인, 주 코오롱 등 8명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하며 감사의 뜻을 표한다"며 "코오롱은 지속적으로 인보사와 관련한 사실관계를 정확히 전달해 오해를 풀고 동시에 미국에서 임상 3상 투약을 마친 TG-C(인보사)의 FDA 품목허가를 위해 더욱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7월 결심공판에서 이웅열 명예회장에 대해 징역 10년 및 벌금 5000억원을 선고하고 34억여원의 추징을 명령해달라고 재판부에게 요청한 바 있다. 이우석 대표에 대해서도 징역 10년과 벌금 5000억원을, 코오롱·코오롱생명과학 법인에겐 벌금 5억원을 구형했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017년 7월 식약처로부터 인보사의 국내 판매를 허가받는 과정에서 "해당 제품이 골관절염 치료에 사용되는 유전자 치료제이며 주성분은 동종유래연골세포"라고 밝혔다.

하지만 주성분이 태아신장유래세포인 것이 드러나면서 2019년 3월 유통과 판매가 중단됐다.

식약처는 주성분이 바뀐 경위에 대한 조사와 자체 시험 검사를 거쳐 코오롱생명과학이 자료를 허위 작성·제출했다고 판단해 2019년 5월 인보사 품목 허가를 취소하고 검찰에 고발장을 냈다.

검찰은 같은해 6월 코오롱생명과학 등 계열사를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이 명예회장 등은 2016년 6월 인보사 연구·개발 업체인 코오롱티슈진이 FDA(미국식품의약국)으로부터 임상중단(CH) 명령을 받은 사실을 숨긴 채 비상장주식 가치를 산정한 뒤 국책은행으로부터 1000만 달러(약 120억원) 상당의 지분 투자를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한편 인보사는 사람 연골에서 추출한 ‘연골세포(HC, 1액)’와 TGF-β1 유전자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TC, 2액)를 3대 1 비율로 섞어 관절강 내에 주사하는 유전자 치료제로 세계 최초 골관절염 세포 치료제로 주목받은 바 있다.

하지만 2019년 주성분이 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신장세포로 바뀐 사실이 드러나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가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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