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C의 한샘‧B2B의 현대리바트, 각 사업 영역 강화 현상 뚜렷
업계 ‘1약’ 신세계까사, 6년만에 첫 흑자전환…‘언더독’ 되나?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가구 업계 2강인 한샘과 현대리바트의 ‘업계 1위’ 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는 매출 기준으로 한샘이 1위를 수성했지만 최근 몇 년새 한샘은 내림세가 완연했고 현대리바트는 오름세를 보이며 그 격차가 불과 수백억원대로 줄었기 때문이다.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시장에 주력한 한샘과 B2B(기업간 거래)에 무게 중심을 둔 현대리바트의 전략이 올해 어떤 성과를 도출할 지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리바트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87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8.0% 증가했다.
이는 현대리바트의 역대 매출 최대치이지만, 한샘에는 약간 못미치며 올해도 업계 2위에 머물렀다. 한샘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0% 감소한 1조9084억원이었다.
한샘과 현대리바트의 연 매출 차이는 불과 377억원으로 양사는 박빙의 한 해를 보냈다.
영업이익 측면에서도 양사는 막상막하의 승부를 펼쳤다.

한샘은 2023년 19억원에 불과하던 영업이익을 1년 새 무려 1504.3% 끌어올리며 312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리바트 역시 같은 기간 -341억원의 적자에서 240억원으로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양사는 지난 한 해 동안 엎치락뒤치락 매출 경쟁을 펼치며 가구 업계에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현대리바트가 1조4560억원, 한샘이 1조4180억원이었다. 약 380억원 차이로 현대리바트가 가구 업계 1위를 달렸다.
하지만 한샘이 4분기에 반전을 꾀했다. 한샘은 4904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반면 현대리바트는 4148억원에 그치며 연 매출 면에서 가구 업계 순위 변동 이변은 없었다.
하지만 지난 4년간 양사 매출을 살펴보면 실적 추이가 확연하게 갈린다. 한샘은 내리막길, 현대리바트는 오르막길로 요약된다.
한샘의 매출 추이를 보면 2021년 2조2312억원, 2022년 2조9억원, 2023년 1조9669억원, 2024년 1조9084억원으로 완만하지만 매년 매출이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리바트는 2021년 1조4066억원, 2022년 1조4957억원, 2023년 1조5857억원, 2024년 1조8707억원으로 완만하지만 해마다 매출이 늘었다.
양사의 매출 차이는 2021년 8246억원에서 3년새 377억원까지 줄어들었다.
◆ 올해 양사 치열한 1위 다툼 지속…‘언더독’ 신세계까사도 주목
이같은 실적 흐름은 양사의 각기 다른 사업 전략에 기인한다고 업계에서는 보고있다.
우선 한샘은 그간 온라인 채널과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소비자 직판 전략을 강화하며 B2C 시장 확대에 주력해왔다.
한샘의 지난해 매출 비중만 봐도 B2C 거래가 매출의 절반을 넘겼다. 그만큼 한샘은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직접 구매하는 B2C에 사업 방점을 찍고 있다. 반면 B2B 비중은 40%대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B2C는 꾸준한 이사·리모델링 수요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경기에도 영향을 덜 받는다.
현대리바트의 경우는 한샘과 반대로 B2B에 매진해 왔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의 70% 이상이 건설업체와의 협력, 오피스 가구, 자재 등 B2B 거래에서 나왔다.
빌트인 가구는 아파트 분양 시 주방, 붙박이장 등에 설치되는 가구로, 현대리바트는 대형 건설업체에 빌트인 가구를 공급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왔다.
B2B 전략은 주택 매매 시장이 활발해지면 호황을 누릴 수 있지만 그 반대면 어려움에 처할 수 있는 구조다. 현대리바트도 지난해 4분기 경기 침체 여파가 본격화되며 B2B 집중 전략이 실적 발목을 잡았다.
이같은 추이를 봤을때 양사는 올해도 치열한 1위 다툼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한샘은 기존 강점인 B2C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B2B와 동반 성장으로 다각화를 이루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홈퍼니싱 부문에서는 고객 맞춤형 상품 기획과 유통 채널 최적화를 통해 매출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시그니처 수납·호텔 침대·학생방·샘키즈 등 핵심 상품 카테고리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자사몰, 제휴몰, 오프라인 매장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을 활용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현대리바트는 한샘과의 매출 격차가 300억원대에 불과했던 만큼 한샘이 주력하고 있는 B2C 사업 분야를 위협하며 시장 점유율을 넓힌다는 복안이다.
특히 B2C 가구 영역을 강화하기 위해 우수 대리점인 집테리어를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공간 컨설팅, 라운지 공간 차별화 등으로 오피스 가구 수익성을 늘리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한편 가구 업계 2강 1약 중 '1약'으로 분류되는 신세계까사의 올해 분전도 주목된다.
신세계까사는 지난해 매출 269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4.6%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무엇보다 영업이익 10억원을 달성하며 2018년 신세계그룹 편입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신세계까사는 호실적 요인으로 인기 소파 시리즈 '캄포'와 수면 전문 브랜드 '마테라소'의 성장세를 꼽았다.
신세계까사의 지난해 전체 매출 중 캄포 시리즈가 차지한 비중은 약 30%였다. 마테라소 매출도 지난해 7월 수면 브랜드를 본격 확장한 이후 1년 새 매출이 약 30% 신장했다.
신세계까사는 올해 마테라소 전문 신규 매장 30개를 오픈하고 상품 라인업을 강화해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