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총 9개 신작 출시 예정… 첫 게임 ‘RF온라인 넥스트’ 흥행 가도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넷마블이 김병규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하고 재도약을 선언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게임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시기여서 넷마블의 선언이 현실화될지 지켜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각자대표에 오른 지 1년 만에 단독 대표가 된 김병규 넷마블 대표는 급변하는 대외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하고 나섰다. ‘매출 3조원’ 고지를 향해 독기를 품고 출범한 ‘김병규호(號) 넷마블’의 앞날을 미리 조망해 본다.
◆ 올해 첫 신작 흥행 호조 속 김병규 단독 대표 체제 출범
넷마블은 지난달 31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신사옥 지타워에서 제1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권영식 각자대표의 사임과 이에 따른 김병규 단독대표 체제로의 전환을 선포했다. 권 전 대표는 신설된 ‘경영전략위원회’의 주요 의사결정자로 참여해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산하 개발사 넷마블네오의 개발 역량 강화와 넷마블 게임사업 전략을 위해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권 대표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사내이사에는 도기욱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기타비상무이사로 리나촨 텐센트게임즈 사업개발총괄이 새롭게 선임됐다. 임기가 만료된 이찬희 사외이사도 재선임됐다.
이번 주총에서 넷마블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6.5% 증가한 2조6638억원, 영업이익 215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실적 반등은 지난해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와 ‘레이븐2’ 등 주요 신작의 성공적인 출시와 비용 효율화의 효과가 본격화하며 매출 성장과 수익성 회복을 이끈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4분기 ‘일곱개의 대죄: GRAND CROSS’의 대규모 업데이트와 함께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MCoC)’, ‘스핀엑스 3종’, ‘마블 퓨처파이트’ 등 해외 자회사가 서비스 중인 게임들의 계절성 업데이트 효과가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년에는 다양한 신작 게임 출시로 성장 기조를 이어나간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출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RF 온라인 넥스트’는 4월 1일 기준 국내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1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3위를 기록하며 새로운 흥행작 반열에 거뜬히 이름을 올렸다.
넷마블은 이를 신호탄으로 올해 다변화된 지역, 장르, 지식재산권(IP)의 신작 9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오픈월드 액션 RPG인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와 ‘일곱개의 대죄: origin’, ‘몬 길: STAR DIVE’ 등 유력 IP 기반 신작의 성과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 증권가, 잇달아 주가·실적 하향 전망 내놔
최근 증권가에서는 넷마블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흥행 게임들의 매출 감소와 신작 게임 등의 전망이 불투명해 영업이익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과 삼성증권, 부국증권은 최근 넷마블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증권은 넷마블의 목표주가를 6만80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의 높은 성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으나 빠르게 하향된 후, 후속 업데이트에도 반등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 콘솔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플랫폼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방향성은 긍정적이나 BM의 하향 조정이 예상되기에 실적 기여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삼성증권도 7만3000원에서 7만원으로 넷마블 목표주가를 내려 잡았다. 신작 매출의 제한적인 반영과 기존 게임 매출 감소로 1분기까지 영업이익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존 게임들의 매출 감소로 1분기에도 영업이익 감소세가 예상된다"며 “이익 규모는 나 혼자만 레벨업의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 매출 반등 여부에 달릴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부국증권은 넷마블의 목표주가를 7만원에서 6만5000원으로 하향했다. 1분기는 RF온라인 넥스트를 제외한 신작출시와 주력 라인업 이벤트 부재로 실적둔화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 “다작·자체 IP 확대에 비용·결제 수수료 절감까지… 올해 실적 기대감”
증권가의 잇따른 목표주가 하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넷마블의 올해 실적에 대해 기대감을 보이고 있는 예리한 분석도 눈에 띈다. 한마디로 주인공이자 주체인 넷마블의 역량에 따라 모든 것이 긍정적 요인으로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 25일 펴낸 ‘넷마블-다작과 비용구조 변화’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며 신작 출시가 본격화되면서 분기마다 계단식 성장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며 투자 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다작 개발과 비용 구조 개선의 효과가 올해 본격적으로 반영돼,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하락했지만 이는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이 수조원 단위로 커진 국내 개발사들은 향후 준수한 퀄리티를 유지하며 다작을 출시하지 못하면 유의미한 성장률을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넷마블은 연간 5개 이상의 자체 개발 신작을 출시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게임사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강 연구원은 “넷마블은 올해 총 9개 신작을 준비하고 있으며 3월 20일 출시한 첫번째 작품 ‘RF온라인 넥스트’는 초기 하루 매출 3억~5억원 수준으로 준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해외 매출 비중이 83%에 달하고 MMORPG 장르 비중이 13% 수준에 불과해, 이제야 체질 개선에 나서는 경쟁사들과 비교해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넷마블은 기존에 애니메이션 및 카툰 IP를 활용한 작품에 강점을 보이고 있지만 라이선스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나름 개선책을 내고 있다. 넷마블은 이를 의식해 2023년부터 자체 IP 비중을 늘리며 지급 수수료율을 줄여나가는 전략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PC 런처를 통한 결제 방식을 도입해 30%의 기존 앱 결제 수수료를 7.5% 수준으로 낮춘바 있다. 이러한 전략은 올해 출시되는 신작에도 적용돼 향후 이익률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규 대표는 올해 정기 주총 인사말을 통해 “올해는 넷마블이 재도약을 이루는 중요한 변곡점의 시기”라며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일곱 개의 대죄: Origin’ 등 총 9종의 신작 출시를 통해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 기반을 마련하고 아울러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한층 더 견고히 다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병규 신임 대표가 자신의 구상을 어떻게 구체화하고 현실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