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기관, 잇달아 韓 성장률 ‘하향’ 조정… “관세협상 성패 상관없어”
  • 홍윤기 기자
  • 승인 2025.04.2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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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 성장률 0.8% 전망… “미·중 갈등 계속시 부정적 영향 완화 어려워”
IMF 전망치는 2.0%→1.0%로 ‘반토막’… 정부·한은 각각 1.8%·1.5% 예상
이창용 총재 “올해 성장률 1.5% 하회할 것"… 한은 내달 전망치 하향 조정할 듯
경기도 평택항 자동차부두에 수출입 차량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한국의 경제성장률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대비 절반 수준인 1.0%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한국은행도 내달 전망치를 하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미중 갈등이 계속되면 한미 관세협상 결과에 상관없이 한국의 성장률 저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한미 통상 협상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한미 간 통상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나더라도 미·중 간 갈등이 계속된다면 관세가 성장률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씨티의 분석 결과 미국과 중국이 서로 100% 넘는 관세를 부과하면 올해 한국 성장률이 약 0.5%포인트(p) 낮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씨티는 한미 통상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나 미국이 우리나라에 부과하는 상호관세가 기존 25%에서 기본관세 수준인 10%로 15%p 낮아지더라도, 실효 관세 하락은 6.7%p(20.7%→14.0%)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부정적 전망의 근거로 한국의 대미 수출 가운데 자동차·부품 비중이 34%에 달하는데, 자동차·부품이 25% 품목 관세를 적용받는 점을 들었다.

다른 해외 주요 기관들도 한국의 올해 성장률 예상치를 하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IMF는 22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절반인 1.0%로 낮췄다.

IMF는 한국의 성장률 조정과 관련해서 구체적인 평가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대미·대중 무역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 구조를 반영해 성장률을 대폭 하향 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달 10일 블룸버그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42개 국내외 기관의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1.41% 수준이다.

최근에는 0%대 전망도 다수 나왔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0.7%), 캐피탈 이코노믹스(0.9%), 씨티그룹(0.8%), 하이투자증권(0.8%), IM증권(0.8%), ING그룹(0.8%), JP모건(0.7%) 7개 기관 등이 한국이 0%대 경제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우리 정부와 한국은행(한은)은 해외·민간 추정치보다 올해 성장률을 높게 전망했다. 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밝힌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1.8%, 1.6%였고, 한국은행은 지난 2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1.5%를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7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연간 성장률은 1분기 성장 부진을 고려할 때 지난 2월 전망치 1.5%를 하회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어 “국내 경기는 내수와 수출 모두 둔화하면서 1분기 성장률이 2월 전망치 0.2%를 밑돈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다음달 29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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