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러닝·POS·센서 탑재한 셀프계산대 뜬다
  • 전시현 기자
  • 승인 2018.04.02 01: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셀프서비스 방식은 인건비가 비싼 미국에서 시작되었는데, 일본과 한국에서도 근래에 심한 인력난 등으로 산업 전반에 무인화·자동화가 급격히 추진되면서, 서비스 분야에서도 셀프서비스 제도가 급속도로 확산되어 가는 추세에 있다.

셀미-셀프식, 인력 부족시대, 일본 소매업에 안성맞춤

[인더스트리뉴스 전시현 기자] 점원 도움 없이 스스로 계산하는 계산대가 크게 인기를 끌 전망이다. 셀프계산대는 상품 가격 스캔부터 신용카드나 현금 등 결제수단을 이용한 금액 지불까지의 모든 과정을 고객 스스로 수행하는 무인 계산대이다. 계산 대기열 단축, 고객 프라이버시 보호, 계산원에 대한 인건비 절약 등의 장점을 갖는다.

NEC의 화상 인식 기술 시연장면 [사진=마이나비 뉴스]
NEC의 화상 인식 기술 시연장면 [사진=마이나비 뉴스]

셀프계산대 활용한 신기술 가속화
셀프서비스 방식은 인건비가 비싼 미국에서 시작되었는데, 일본과 한국에서도 근래에 심한 인력난 등으로 산업전반에 무인화·자동화가 급격히 추진되면서, 서비스 분야에서도 셀프서비스 제도가 급속도로 확산되어 가는 추세에 있다.

최근 일본 전자기기 종합 회사인 NEC는 셀프계산대를  활용하기 위한 사물인식기술을 선뵀다. 고객 자신이 바코드를 갖다 대는 형태에서 벗어나, 기계가 상품의 모양을 인식해 자동으로 계산하는 형식이다. 인공지능 기술의 핵심인 딥러닝을 도입해 채소와 과일같이 형태가 일정하지 않은 물건도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을 해 인식할 수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일본 전기 제조 기업인 도시바는 한 발 더 앞서 나가 POS 계산기 기능을 탑재한 쇼핑카드를 개발했다. 고객이 고른 상품을 카트에 넣음과 동시에 결제가 되어 계산대 자체를 없앴다. 소매업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 업종의 셀프 계산대 도입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

편의점 업계 2025년까지 1000억개 도입 추진
편의점업체 로손은 올해 봄부터 도쿄내 일부 매장에서 셀프계산대를 활용한 심야 무인영업 실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외식 관련 대기업 스카이라쿠는 2017년 1월부터 ‘가스토’ 등 자사 매장에 셀프계산대를 도입했으며, 도서·게임 렌털업체 게오 역시 2017년부터 1505개 점포에 셀프계산대를 설치하는 등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뿐 아니라 서비스업 전반에 셀프계산대를 도입 및 확산하고 있다.

특히 일본 행정기관인 경제산업성은 2017년 4월, 편의점 전자태그 1000억 장 선언을 발표를 통해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로손, 미니스톱, 뉴 데이즈 등 5개 사와 협력해 2025년까지 모든 취급 상품에 약 1000억 개의 전자태그를 붙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어 경제산업성은 드럭스토어에도 2025년까지 무인계산대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실제 일본 슈퍼마켓에서 이용되고 있는 셀프 계산대 [사진=HARBOR BUSINESS Online]
실제 일본 슈퍼마켓에서 이용되고 있는 셀프 계산대 [사진=HARBOR BUSINESS Online]

인력 부족으로 업계 전망 밝아
현재 일본 셀프계산대 시장은 테라오카정공, 후지쓰, 도시바 테크 3개사의 점유율이 높다. 특히 2002년 일본 최초로 셀프 계산대를 개발한 테라오카정공은 2016년도 기준 전년 대비 그룹 매출이 20% 신장하는 등, 올해 1000억 엔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급속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그 외 자동 정산 등 금융기기 제조업체인 후지쓰, 식품 슈퍼의 최고 비닐 제조업체인 도시바 테크가 업계에서 유명하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력 부족으로 향후 셀프계산대 업계 전망은 밝다. 세계문화유산인 히메지성으로 유명한 효고현 히메지시에서 편의점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S씨는 최근 일손 부족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로 주 4일 새벽업무를 직접 하고 있다. 그는 “다른 편의점에서도 어려운 환경의 편의점 점주가 많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일본 슈퍼마켓 협회의 2016년도 '슈퍼마켓 연례 통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필요 인원 대비 채용 비율은 정규직 93.4%, 파트타임 89.4%로 적정인원 대비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일손이 부족한 부문으로는 ‘계산원 부문’이 82.9%로 가장 높았으며,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인력부족을 호소했다.

여전히 걸림돌 되는 부분 존재
기계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층 등에게는 오히려 접객 시간이 늘어나는 역효과가 발생한다. 전자제조 및 판매 토털 솔루션 미국 기업인 NCR의 셀프 계산대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셀프계산대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42%가 ‘사용법을 몰라서’라고 답변했다.

야채, 신선식품 등 바코드가 없는 상품에 대해서는 사용자가 직접 계량해 바코드를 붙여야 하는 등 기술상 한계점은 여전히 존재한다. 바코드가 없거나 찾기 어려운 제품 처리 시에는 시간이 소요되며, 할인 상품이나 상품권 등 대응이 쉽지 않은 것 역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비싼 IC칩 생산가격은 셀프계산대의 신기술 도입을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다. 현재 1개당 10~20엔으로, 경제산업성은 2025년까지 0.5엔 선으로 낮출 것이라고 공언했다.

셀프계산대의 단점을 보충한 새로운 아이디어도 등장했다. 셀프계산대의 단점 극복을 위해, 셀프 계산대와 기존 유인 계산대의 장·단점을 절충한 이른바 ‘세미-셀프계산대’ 형태도 등장했다.

세미-셀프계산대는 점원이 존재하여 바코드를 찍어 주지만 그 계산의 대응은 기계가 하는 형태로, ‘테라오카정공’에서 먼저 고안한 시스템이다. 바코드 대응에 익숙한 점원이 바코드를 찍어주기 때문에 계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테라오카정공에 따르면 160% 효율이 개선됐다.

또 계산원이 현금을 만지지 않아 위생적이므로 슈퍼마켓 외에도 넓은 분야에 적용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기존 유인 계산대보다는 적다 하더라도 점원이 필요하다는 단점과 상품권 등에 대한 대응은 여전히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테라오카 정공의 세미-셀프 계산방식의 자사제품 ‘Qcashier’를 이용한 실험을 한 결과 10명이 계산을 마치는데 기존 계산대의 약 절반인 2분 58초가 소요됐다. [사진=테라오카정공 공식 홈페이지 캡쳐]
테라오카 정공의 세미-셀프 계산방식의 자사제품 ‘Qcashier’를 이용한 실험을 한 결과 10명이 계산을 마치는데 기존 계산대의 약 절반인 2분 58초가 소요됐다. [사진=테라오카정공 공식 홈페이지 캡쳐]

주변기기, 접근센서 등 관련 수요 창출
한국도 최저임금 상승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키오스크(KIOSK)와 같은 무인 결제 장치에 대한 수요가 최근 급격히 증가했다. 보급률이 높은 곳은 패스트푸드 등 외식업계로 2017년 상반기 기준 롯데리아는 전국 460여 개 점포에, 버거킹도 전국 47개 점포에 키오스크를 운용 중이며, 점차 확대되고 있다.

대형마트업계는 2005년 무인계산대를 처음 도입해 현재 390여 대를 운용중인 홈플러스를 시작으로 6개 무인점포를 운영 중인 이마트24, 올해 40개 점포에 400여 개 무인계산대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이시영 일본 도교무역관은 "셀프계산대는 POS기기뿐만 아니라 주변기기, PC부품, 터치스크린, 수납기기, 접근센서 등 관련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 셀프 계산기 보급 관련해 국내 유망 기업들은 일본 진출 기회로 생각해 볼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국내 RFID 태그 관련 기술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만큼,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이 넓어지고 있다. 이때를 기회로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