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2020년 에너지효율 개선 속도, 0.8% 전망”… 10년 만 최저 수준
  • 정한교 기자
  • 승인 2020.12.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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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수요도 -2%로 20세기 중반 이후 최대폭 감소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그동안 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던 전 세계 에너지 시장도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에너지효율 개선 속도가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에너지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가 발간한 ‘에너지효율 2020(Energy Efficiency 2020)’에 따르면, 2019년 에너지효율 개선율은 전년 대비 0.9% 증가한 2%를 기록했으나 2020년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10년 만에 최저 수준인 0.8%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전세계 에너지효율 개선 속도가 0.8%로,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utoimage] 

에너지효율 개선율은 2015년에 3% 수준을 보이다 이후 감소 추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2019년 이어진 온화한 날씨 및 경제성장 둔화로 인해 에너지효율이 전년보다 2% 개선됐다. 이에 따라 200MtCO2의 탄소배출 감축 효과가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온화했던 날씨로 인한 기온 효과를 제외할 경우 2019년의 에너지효율 개선율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약 1.5%)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각국의 신규 에너지효율 정책 미비와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신규 장비 구매 감소 등으로 ‘효율 개선효과’가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IEA에 따르면, 최종에너지 소비 증감 요인으로는 활동량 효과(Activity Effects), 구조 효과(Structural Effects) 및 효율개선 효과(Technical Efficiency Effects)로 구분된다. 효율개선 효과는 활동 단위당 사용되는 에너지 양의 변화를 뜻하며, 기후변화 목표와 지속가능발전 목표를 충족하면서 에너지집약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효율개선 효과 향상이 중요하다.

이러한 증감 요인이 2020년에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낮은 에너지 가격 △이동제한 조치에 따른 신규 자동차 판매 감소 △스마트미터기 보급 둔화 △코로나19 경기 극복 대응책 내 에너지효율 개선 정책 부족 등으로 에너지효율 개선율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 것이다.

신규 전기차 판매량, 전년 대비 10% 감소

2020년은 낮은 에너지 가격으로 인해 에너지효율 개선을 위한 투자가 감소했다. 에너지 가격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됨에 따라 가정 및 산업부문에서 에너지효율 개선을 위한 투자의 투자비 회수기간이 기존보다 10~40% 길어진 것이다.

또한, 2020년 신규 자동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은 전년보다 0.7% 증가한 3.2%를 차지했지만, 총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 감소함에 따라 수송부문 에너지 효율개선에서 한계를 나타냈다.

스마트미터기 보급 둔화의 이유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국경 폐쇄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국경 폐쇄 기간 동안 인도와 영국에서 스마트미터기 설치 건수가 전년 대비 80~90% 감소한 것이다. 2020년 3분기부터 2019년 수준을 회복했으나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스마트미터기와 같은 장비의 설치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에너지효율 개선 위한 신규 투자, 전년 대비 9% 감소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각국에서 비효율적이고 노후화된 산업 시설을 지속 유지하는 정책을 펼침에 따라 산업 부문 에너지효율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린뉴딜 등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한 전폭적인 에너지전환 투자정책과 함께 전체 산업 부응을 위한 정책도 따라오면서 에너지효율 개선이 전년 대비 부진한 상황이다.

또한, 2020년 에너지효율 개선을 위한 신규 투자는 전년 대비 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1년에도 에너지효율 개선을 위한 투자는 여전히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효율(에너지집약도) 개선율 추이·전망(2015~2020년) [자료=에너지경제연구원, 출처=IEA]
에너지효율(에너지집약도) 개선율 추이·전망(2015~2020년) [자료=에너지경제연구원, 출처=IEA]

IEA는 연간 에너지효율 개선 속도가 3% 수준으로는 유지돼야 온실가스 감축 및 지속가능 개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같은 에너지효율 개선 속도 둔화 현상이 지속될 경우 목표 달성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IEA가 제시한 지속가능개발 시나리오(Sustainable Development Scenario)에서는 에너지효율 개선으로 에너지부문 온실가스 배출의 40%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전력 수요, 재생에너지↑, 화력·원자력↓

한편, IEA는 지난 12월 14일 공개한 ‘전력 시장 리포트’를 통해 전세계 전력 수요가 전년 대비 약 2%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쳤던 2009년의 –0.6%보다 훨씬 큰 수준이다.

국가별 전력 수요는 영국(-6%), 프랑스(-5%), 독일(-5%), 일본(-4%), 미국(-3.6%), 한국(-3%) 등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의 전력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원별로 살펴보면, 화력발전(-0.5%), 원자력발전(-0.4%)은 감소한 반면, 재생에너지발전은 전년 대비 약 7% 증가했다.

IEA가 ‘전력시장 리포트’를 통해 전망한 전력 수요는 지난 4월 보고서에서 전망한 5% 감소율보단 줄어든 수치다. IEA는 이에 대해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덜 감소함에 따라 전력 수요 감소폭이 애초 전망보다는 줄었다고 설명했다. IEA는 내년 전력 수요 전망에 대해서는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서 전력 수요도 3% 안팎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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