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인공지능 기술 어디까지 왔나?
  • 전시현 기자
  • 승인 2017.12.05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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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인공지능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그 결과 2016년 데이터 분석 분야의 일자리 수는 2015년 대비 56%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로보틱스, 머신러닝, 컴퓨터 시각 등의 분야에서 유망한 프로그램들이 대거 개발됐다.

현재 빠른 속도로 성장 2020년 시장규모 5억 달러 전망

[Industry News 전시현 기자] 러시아의 인공지능 기술은 오랜 역사를 통해 발전해왔다. 1960년대 소련시기에 인공지능에 대한 기초 연구가 시작됐으며, 1980년대에 최초로 신경정보학 협회가 구성돼 국제학회가 개최됐다. 1990년대 들어 미국의 IT회사들이 인공지능 분야의 러시아 수학자, 프로그래머, 지식공학자, 언어학자 등을 대거 채용했다. 이런 고급 기술인력의 해외 유출로 러시아의 인공지능 발전 속도는 매우 늦어졌으나, 수학과학이나 프로그래밍 분야에서는 여전히 풍부한 노하우와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인공지능 시장 규모를 나타난 그래프 [사진=딜로이트]
러시아 인공지능 시장 규모는 현재의 성장 속도로 보았을 때 2020년에 5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딜로이트]

사실 러시아의 인공지능 시장 규모는 아직 그리 크지 않지만, 정부 주도의 기술 개발과 일반 기업들의 투자와 비즈니스 참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회계법인 딜로이트에 따르면 2016년 러시아의 인공지능 시장 규모는 약 1억 달러로 세계 1위 미국의 규모(400억 달러)에 비해 규모가 매우 작은 편이나, 현재의 성장 속도로 보았을 때 2020년에 5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로봇분야의 유력 러시아 기업인 Android Technics가 유망분야연구기금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으며 2015년에는 전투용 아바타 로봇을 푸틴 대통령 참가 행사에 시현했다.  '유망분야연구기금' 부대표는 향후 10년 내 전투용 로봇과 진보된 인공두뇌 로봇을 완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봇분야의 유력 러시아 기업인 안드로이드 테크니스(Android Technics)가 유망분야연구기금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으며 2015년 전투용 아바타 로봇을 푸틴 대통령 참가 행사에 시현한 바 있다. '유망분야연구기금' 부대표는 향후 10년 내 전투용 로봇과 진보된 인공두뇌 로봇을 완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독일 소프트기업인 SAP에 따르면 2007년부터 러시아의 민간 회사 및 공공기관에서 1386건의 인공지능 관련 프로젝트가 추진됐으며, 그 중 1229건의 프로젝트가 러시아 정부에 의해 지원됐다. 2007년부터 인공지능 분야에 투자된 러시아 정부 자금 규모는 약 230억 루블로 추산된다. 러시아 정부의 지원은 교통, 국방, 보안, 재무, 정보통신, 소매 분야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인지 기술 (Cognitive Technologies) 현재 러시아 최대 트럭 제조사는 카마즈(KAMAZ)사와 공동으로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설계하는데, 인공지능에 기반한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컴퓨터 시각인지, 머신러닝, 음성인식 등의 기술이 적용됐다. [사진=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인지 기술 (Cognitive Technologies)사는 현재 러시아 최대 트럭 제조사는 카마즈(KAMAZ)사와 공동으로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설계했다. 인공지능에 기반한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컴퓨터 시각인지, 머신러닝, 음성인식 등의 기술이 적용됐다. [사진=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얼굴인식, 언어인식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 기술 보유
현재 286개 대학교에서 인공지능 관련 석사 학위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5만 명의 학생이 데이터분석, 머신러닝, 음성 및 이미지 인식, 컴퓨터 언어학 등 65개의 인공지능 관련 학문을 전공하고 있다. 최근 5년간 20만 명의 인력이 관련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하민 러시아 모스크바무역관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의 첨단기술 개발 지원 정책에서는 인공지능이 별도 항목으로 명시돼 있지 않으나, 각 정책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세부 핵심 기술로 지정돼 목표(시장점유율 등) 및 기한을 두고 지원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라며 "가령 러시아 첨단기술 개발 로드맵인 '2035 국가기술 이니셔티브' 중 무인자동차 개발 로드맵에서 자율운행로봇시스템의 핵심기술로 인공지능이 지정돼 해당 기업 및 연구기관에 대한 프로젝트 자금이 지원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무인항공기, 인간-기계 통신 로드맵을 통해서도 인공지능분야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 SAP사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의 인공지능 분야의 투자와 지원은 데이터 분석, 추천시스템,음성 및 영상 분석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러시아 1위 검색사이트(Yandex)는 택시, 내비게이션 분야 음성인식에서 인공지능을 적용하고 있음.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어, 영어, 불어, 우크라이나어, 터키어의 음성 인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러시아 1위 검색사이트(Yandex)는 택시, 내비게이션 분야 음성인식에서 인공지능을 적용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어, 영어, 불어, 우크라이나어, 터키어의 음성 인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김하민  무역관은 "이런 결과로 인해  2016년 데이터 분석 분야의 일자리 수는 2015년 대비 56%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로보틱스, 머신러닝, 컴퓨터 시각 등의 분야에서 유망한 프로그램들이 대거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분야에 주로 자금을 지원하는 국영펀드로는 유망연구펀드, 스콜코보 등이 있으며 세계적인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러시아의 인공지능 분야 기업들은 주로 로봇, 국방, 보안, 음성 및 이미지 인식, 데이터 처리 등의 분야에 집중돼 있다. 기술 스타트업, 정부 지원 기업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며, 얼굴인식, 음성인식 기술은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된다"라고 전했다. 또 인공지능의 상용화는 금융 기업 서비스를 중심으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외국 기업들의 대러시아 투자 활발
지난 2월에 이루어진 액센츄어(Accenture)의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 대기업의 약 3분의 1 정도 머신러닝, 임베디드 인공지능, 비디오 분석, 자연어 처리 등의 분야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5분의 1정도가 로보틱스, 딥러닝, 컴퓨터 시각 분야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유력 SI기업인 아스테레로스 그룹(Asteros Group)사의 인프라 및 정보통신 솔루션부의 관계인에 따르면 "향후 러시아에서 의료분야, 세일즈 및 마케팅, 빅데이터, 보안 등의 분야에서 인공지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5월 SAP 관계자는 연로 및 에너지, 서비스 비즈니스, 공공부문에서 러시아 소프트웨어 개발자들과 공동으로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대용량 데이터 처리 부서를 신설했는데, 이 부서의 최우선순위 업무는 인공지능 솔루션 개발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관계자는 "서비스와 상품 고도화, 산업 간 융복합부문의 근간산업으로 부상하는 인공지능분야에서 우리 기업이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기술 개발 노력과 함께 향후 해외 유력 기업들과의 기술협력, 합작투자 등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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