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미국 콜로라도대 교수보다 정확
  • 박관희 기자
  • 승인 2018.01.14 08: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텍스트의 형태로 된 정보의 폭증으로 인해 사람 대신 기계가 글을 읽고 해당 내용을 이해한 뒤, 이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탐구하는 ‘기계 이해 (machine comprehension)’ 연구가 인공지능 및 자연어 처리 분야에서 활발히 수행되고 있다.

논문 테스트서 인공지능이 92대 66으로 교수에 앞서

[Industry News 박관희 기자] 기계 이해 연구는 주로 뉴스 기사나 동화책 등 일반적이고 난이도가 낮은 텍스트에 대해서만 연구되었을 뿐, 생명의료 논문과 같이 고도의 전문 지식이 포함된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으로 남아있는 상태였다.

강재우 교수 연구팀이 의학 논문 등 전문지식 습득이 가능한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강재우 교수, 김성순 박사 [사진=고려대학교]
강재우 교수 연구팀이 의학 논문 등 전문지식 습득이 가능한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강재우 교수, 김성순 박사 [사진=고려대학교]

고려대 컴퓨터학과 강재우 교수 연구팀이 스스로 글을 읽고 전문 지식의 습득이 가능한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강재우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지능은 기존의 딥러닝 기반 기계 이해 시스템을 생명의료 분야로 확장한 것으로, 기계가 수십만 건의 논문을 읽고 스스로 전문 지식을 습득한 뒤 주어진 질문에 적절한 응답을 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또한, 텍스트에 등장한 생명의료 객체에 관련된 상세 정보를 모델에 추가적으로 제공함으로써 모델이 습득한 지식을 강화하도록 설계됐다. 이 인공지능의 성능 평가 방법은 생명의료 분야의 논문 초록을 주고 해당 논문에 관련된 질문에 대해 답을 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테스트에서 강재우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기계 이해 모델은 암 관련 질문에 대하여 92%의 정확도로 답을 맞혔고, 미국 콜로라도대 의과대학 암센터 소속 교수들로 구성된 사람 전문가들은 66%의 정확도에 그쳤다. 이는 대다수의 인공지능 모델의 목표가 주어진 태스크에서 사람의 성능과 비슷해지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는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기계이해 모델은 정확도뿐만 아니라 소요 시간에서도 사람 전문가를 크게 앞섰다. 총 50문제를 푸는데 걸린 시간은 기계 이해 시스템이 0.06초, 사람 전문가는 2시간에 육박함으로써 인공지능 모델이 효율성 면에서도 월등함을 보였다.

다가올 정밀의료 시대의 핵심 경쟁력은 폭증하는 데이터로부터 새로운 지식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고 추론해내는 능력에 있다. 이를 위해서 기존에 축적된 방대한 양의 지식뿐만 아니라 생명의료분야에서만 하루 평균 3,000편 이상의 논문이 새롭게 출판되는 등 추가되는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학습함으로써 전문가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기계 이해 시스템의 중요성이 나날이 증대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고도의 전문지식을 요하는 분야에서 기계 이해 시스템의 가능성을 최초로 탐구하고, 모델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제안해 후속연구의 기틀을 다졌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2018년 1월 JMIR Medical Informatics 저널에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