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주범 각인, 브레이크 없는 디젤차 운행금지 조치
  • 박관희 기자
  • 승인 2018.06.2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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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디젤을 내세우던 폭스바겐이 배기가스 조작 프로그램으로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것이 지난 2015년이다. 3년이 지난 현재 유럽은 디젤차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유럽서 디젤차 운행금지 정책들 가속화

[인더스트리뉴스 박관희 기자] 디젤 자동차 시대가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빨리 종식될 것으로 보인다. 디젤 자동차를 대신해 전기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은 ‘클린 디젤’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시장에 판매하던 폭스바겐이 디젤 게이트에 휘말리면서 디젤 자동차와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중단 등 강도 높은 규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노르웨이와 네덜란드 등이 2030년 이후 내연기관 자동차 제재 방침을 마련해둔 상태다.

유럽 지역에서 디젤차 운행 금지 정책들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pixabay]
유럽 지역에서 디젤차 운행 금지 정책들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pixabay]

2030년까지 누적 전기차 목표 대수를 500만대로 삼고 있는 이탈리아가 유럽발 디젤차 제한에 합류했다. 밀라노는 디젤차의 평일 낮 시간에 원칙적으로 밀라노 시내 진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세계적인 패션 도시이자 이탈리아 금융 도시인 밀라노는 내년부터 1월부터 유로 0~3, 10월부터는 유로 4, 2024년부터는 유로 5 엔진의 디젤차의 시내 진입 금지를 점차 확대한다.

당국은 평균 차량 연식이 10년을 상회하고, 디젤차 중 유로 4 까지의 비중도 약 66%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연구원은 “이탈리아는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약 200만대에 달하는 자동차 대국이다”면서 “반면 디젤차에 대한 선호가 유럽 수요국 중 가장 높아 전기차 판매대수는 지난해 기준 5,000대 수준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 연구원은 “밀라노에 이어 토리노, 로마 등 이탈리아 주요 대도시들도 디젤차 규제를 발표한 상태라 이탈리아 전기차 시장은 성장잠재력이 매우 크고, 이탈리아 전기차 판매가 2018년 7,000대에서 2025년 13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자동차제조협회에 따르면 5월 신차 등록대수는 2.8% 감소했고, 디젤차 점유율의 경우 전년 대비 4% 하락한 52%로 나타났다. 내연기관 자동차 등록과 디젤차 비중 모두 뚜렷한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유럽 내에서도 특히 이탈리아의 전기차 잠재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유럽 내에서도 특히 이탈리아의 전기차 잠재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비단 이탈리아만의 일은 아니다. 현재 디젤차 운행규제는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파리와 런던, 함부르크 등도 디젤차 운행 규제에 들어갔다. 한 연구원은 "국가보다 지자체가 앞장서 규제를 시행하는 것은 그만큼 주민들이 체감하는 디젤차로 인한 폐혜가 크다는 것이다”면서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각인된 상태에서 각종 규제로 중고차 가격도 급락하기 때문에 디젤차는 유럽에서 종말을 맞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유럽의 전기차 시장 확대가 주요 국가들에서 주변국으로 확산되고 있고, 디젤차의 비중 역시 과거 46%까지 상승했다가 현재는 30%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전기차의 신규모델은 2020년대 중반까지 매년 수십 종씩 늘어난다.

전기차 부품 업체 관계자는 “미세먼지 문제는 우리나라보다 덜할 뿐이지 유럽도 민감한 문제다”면서, “디젤차로 인한 대기오염 물질 확산 방지와 규제 강도가 심해지면 전기차에 대한 수요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일단 국내 완성차 제조업체가 유럽권역 본부를 설립하는 등 유럽 수출에 대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데 전기차 역시 이런 호조를 탄다면 국내 부품 업체들도 성과를 보일 것이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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