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의 한국 기업들, 올해 다변화 전략 얼마나 통했나
  • 김관모 기자
  • 승인 2019.12.0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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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북방 및 남방 정책 활성화... 전기차 등 신성장 품목 수출도 긍정적

최근 미중 무역전쟁과 전세계적인 경기 부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대외적인 악재가 겹치면서 한국의 수출 실적은 크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주력 품목인 반도체 가격의 급락으로 올해 실적은 전년 대비 10% 이상 떨어질 전망이다. 한국기업들이 기존 무역전략에서 벗어나 다변화 전략을 점차 강화하는 이유다. 이에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12월 5일 제56회 무역의 날을 맞아 '수출 부진 속 내실 다지는 한국무역'이라는 이름으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올해 한국 수출입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한 활동도 커지고 있다. [사진=pixabay]
올해 한국 수출입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한 활동도 커지고 있다. [사진=pixabay]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무역수지는 370억 달러 흑자(추정)를 기록했으며, 무역규모도 1조490억 달러로 3년 연속 무역 1조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다소 긍정적인 메시지도 던졌다. 그러나 올해 수출은 작년보다 10.2% 감소한 5,430억 달러였으며, 수입 역시 5.5% 떨어진 5,060억 달러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국의 수출입 부진이 지속되는 이유로 협회는 먼저 세계경기의 지속된 부진을 꼽았다. 올해 세계 경제는 글로벌 제조업의 위축과 무역갈등, 지정학적 긴장의 확대 등으로 인해 3%의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이는 2008~2009년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최저치다.

두번째로 반도체와 석유화학, 석유제품 등 한국의 주요 수출품의 단가가 크게 하락했다는 점과 중국의 경기 둔화가 큰 원인으로 지적됐다. 협회에 따르면 이들 세 품목의 수출 감소율이 총 수출 감소의 약 7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는 53.2%에 달할 정도로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이는 1월부터 10월까지 대중국 수출 감소가 작년 대비 46.9%에 달했기 때문이다. 

2018~2019년 수출증가율 및 수출 비중 [자료제공=한국무역협회]
2018~2019년 수출증가율 및 수출 비중 [자료제공=한국무역협회]

주춤한 대기업, 선전하는 중소·중견기업

그러다보니 올해는 수출 시장의 변화가 두드러지는 한해였다. 대기업들의 수출 부진에 따라서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수출 저변이 확대된 것이다. 협회는 "올해 대기업의 수출비중은 63%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중소중견기업의 수출비중은 36% 수준까지 확대돼 상대적으로 선전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소기업의 10대 품목 중 플라스틱 제품과 자동차부품, 반도체제조용장비 등 고부가가치 제품들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중소기업 수출에 다소나마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이다. 또한 5대 유망소비재 중 농수산식품과 의약품의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주력산업인 화장품과 패션의류 등은 작년보다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수출시장에서는 중국 일변도에서 신북방이나 신남방으로 진출하는 비중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협회에 따르면 올해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는 24.8%로 작년보다 2%p 줄었다. 반면, 싱가포르와 베트남 등 신남방지역으로의 수출 비중은 20.5%로 작년보다 1%p 늘었다. 다만 수출액에서는 작년보다는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카자흐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등 신북방지역의 수출비중도 2.4%로 작년보다 0.6% 늘었으며, 수출액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역별 수출액 및 수출비중 [사진=한국무역협회]
지역별 수출액 및 수출비중 [사진=한국무역협회]

신성장 수출, 시장 다변화도 활성화

한편, 바이오헬스와 이차전지, 전기자동차 등 고부가가치 신성장 품목의 수출이 작년보다 크게 늘었다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라고 협회는 설명했다. 바이오헬스의 경우 10월까지 71억6,500만 달러를 보이면서 작년보다 8.5%, 이차전지는 61억8,600만달러로 4.6% 늘었다. 특히 전기차는 25억6,600만 달러로 작년보다 두 배 이상 성장하는 실적을 보였다. 

협회는 "최근 한국은 중국과 일본, 아세안 및 대양주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체결을 선언했으며, 신남방 시장으로의 수출 확대를 위한 기반도 마련했다"면서 "원산지 증명에 소요되는 거래비용이 절감되고 역내 가치사슬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수출의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자 하는 목적 외에도 역내 공급망을 확보해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신남방지역과의 통상협력을 확발히 이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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