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진실 공방 시작?’ LG화학, “배터리, 직접적인 ESS 화재 원인 아니다” 반박
  • 최기창 기자
  • 승인 2020.02.0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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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업계 신뢰 회복 위한 고강도 대책은 별도로 진행

[인더스트리뉴스 최기창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잇따른 ESS 화재에 대한 추가 안전대책을 새롭게 발표한 가운데 배터리 제조사의 반발이 거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월 6일 ‘ESS 추가 안전대책’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조사위 발표 및 정부의 ESS 안전관리 강화대책 수립 이후 시행 과정 중에 ESS 화재 5건이 발생함에 따라 화재사고를 조사했다”며, “충전율을 낮추어 운전하는 등 배터리 유지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화재 예방에 이바지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ESS 화재 원인이 ‘배터리’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발표와는 다른 또 다른 원인을 지목한 것이다.

LG화학이 ESS 화재 원인은 배터리가 아니라고 발표했다. [사진=dreamstime]

제조사들은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LG화학은 이날 반박 자료를 통해 “일부 사이트의 화재 원인이 배터리 이상으로 추정된다는 조사단 발표와 관련해 배터리가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LG화학 측은 “지난 4개월 동안 실제 사이트를 운영했다”며, “가혹한 환경에서 실시한 자체 실증실험에서 화재가 재현되지 않았고, 조사단에서 발견한 양극 파편, 리튬석출물, 음극 활물질 돌기, 용융 흔적 등은 일반적인 현상이나 실험을 통해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지난해 8월 충남 예산에서 발생한 ESS 화재에 대해 LG화학은 “용융은 고체가 열을 받아 액체로 녹는 현상으로 배터리 외 다른 부분의 화재가 배터리로 전이될 수 있다”며, “용융 흔적을 근거로 배터리 내부발화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일부 파편이 양극판에 점착된다고 해도 저전압을 유발할 수는 있으나 LG화학의 SRS분리막을 관통하여 발화로 이어질 위험성은 없다. 아울러 리튬석출물은 리튬이온이 전해질을 통해 음극과 양극 사이를 오가는 사이 자연스럽게 생길 수밖에 없는 물질이다. LG화학은 자체 실험을 통해서도 리튬석출물 형성이 배터리 내부발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일부 파편이 양극판에 점착된 것을 확인하고, 배터리 분리막에서 리튬-석출물이 형성된 것을 확인했다는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더불어 “해당 사이트는 절연의 최소 기준치는 유지하였으나 화재 전 점진적으로 절연 감소가 확인됐다”며, “외부환경의 영향으로 인한 화재 발생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배터리 관련 다른 논란에 대해서도 LG화학은 배터리와 ESS 화재는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우선 사고사업장에서 전소되지 않고 남은 배터리 중 유사한 운영기록을 보인 배터리를 해체‧분석한 결과 음극활물질 돌기 형성을 확인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음극판과 분리막 사이 이물이 존재한 것은 사실이나 화재로 이어지는 결함은 아니다. 발견된 이물은 음극재 성분인 흑연계 이물로 LG화학의 SRS 분리막을 관통해 화재를 유발하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못박았다.

또한 “LG화학 배터리의 분리막은 표면을 ‘세라믹 소재’로 얇게 코팅해 안전성을 대폭 높인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을 적용한다. 강한 입자인 Fe(철)도 분리막을 관통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락차단장치의 동작이 없어 외부 환경 요인으로 인한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작다는 주장에 관해서도 “지락차단장치(GFD)의 기술적 한계로 인하여 화재발생 시 지락 사고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이슈가 되는 9번 모듈(Rack 중간)은 지락이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배터리 상‧하단의 전압 불균형이 발생하지 않아 지락을 검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락이란 절연이 갑자기 저하돼 기기의 외부 등으로 전류가 흐르는 현상을 뜻하며, 화재를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화학은 ESS 화재와 배터리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추락한 ESS 업계의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업계 일부에서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했던 2017년 중국 남경공장에서 생산한 ESS용 배터리 전량을 자발적으로 교체한다고 했다.

LG화학 측은 “배터리가 화재의 원인으로 판단되지 않는다”고 다시 언급하면서 “ESS 산업 신뢰확보와 사회적 책무를 위해 배터리를 교체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2017년 남경산 배터리를 적용한 기존 국내 ESS 사이트 250여 곳에 대해 배터리 교체를 시작할 계획”이라며, “ESS 배터리 교체에 따른 비용은 모두 자체 부담하겠다”고 말했다.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한 특수 소화시스템도 적용한다. LG화학의 제품이 적용된 국내 400여 곳이 대상이다. 또한 올해부터 신규로 설치하는 국내 사이트에 대해서도 해당 시스템을 필수적으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특수 소화시스템은 화재 발생 초기 단계에 해당 배터리 셀이 위치한 모듈에 물을 직접 주수해 문제가 발생한 배터리 셀의 온도를 떨어뜨려 주변에 위치한 배터리 셀로 전달되는 열에너지를 낮추는 ‘냉각 방식’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배터리 셀의 온도 상승에 따른 열전이 현상이 대형화재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셈이다.

또한 “ESS시스템 안전성 강화를 위해 3중 안전장치, 모듈퓨즈, 랙퓨즈, 서지 프로텍터, 지락감시장치, Fireproof-HDD,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설치 업체에 대한 정기 교육 등 다양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며, “원격으로 배터리 진단, 분석, 예측을 할 수 있는 원격 모니터링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고강도 안전대책과 관련해 약 2~3천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LG화학의 반박과는 별개로 업계 일부에서 주장하는 ‘ESS 화재 특정 배터리 원인설’이 다시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배터리 제조사들의 안전 대책이 ESS 업계의 재부흥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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