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벤처를 기업의 힘으로… LG CNS, AI 통관 전문기업 분사
  • 정형우 기자
  • 승인 2020.03.0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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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미래에 투자… LG CNS 사내벤처 ‘햄프킹’, 설립 1년 3개월만에 분사

[인더스트리뉴스 정형우 기자] LG CNS는 지속적인 사내벤처를 운영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2018년엔 LG CNS의 사내벤처 ‘danbee(단비)’가 처음으로 분사해 LG CNS의 사업 파트너로 활동하게 된 사례도 있다.

LG CNS 측은 햄프킹의 RPA·AI 수입 통관 자동화 기술을 적용하면 해외에서 들어오는 컨테이너 1개 물량 기준, 통관 처리 시간을 5시간에서 5분으로 확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dreamstime]

LG CNS 측은 “외부벤처의 경우, 개발자 채용과 개발한 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매우 어려움을 겪는 데 반해 사내벤처는 필요할 때마다 지원 받을 수 있다”며, “사내벤처 설립 후엔 비용, 공간, 전문 멘토링과 아이디어를 제시한 임직원이 아이템 기획부터 사업화까지 직접 책임지고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LG CNS의 이러한 지원으로 탄생한 사내벤처 ‘햄프킹(Hempking)’은 RPA(로봇업무자동화)·AI 통관 분야 전문기업으로 분사했다. 햄프킹은 국내 최대 관세법인 ‘세인’과 통관 자동화 사업을 수행하며, 통관 분야에 새로운 프로세스를 제시하고 있다. 

5시간을 5분으로, 획기적으로 줄인 통관 처리 시간

LG CNS 측은 RPA·AI 수입 통관 자동화 기술을 적용하면 해외에서 들어오는 컨테이너 1개 물량 기준, 통관 처리시간을 5시간에서 5분으로 확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업무 프로세스는 전 세계 각지에서 접수되는 인보이스(송장/거래물품명세서)를 OCR(광학문자판독, Optical Character Reader)로 읽어내고 ‘AI 이미지 인식 기술’을 사용해 인보이스 문서의 물품번호·도착일·보험료 등 필요 없는 항목은 제외한 뒤, 품목·수량·단가·금액 등 관세 시스템에 입력하는 필수 정보만 추출한다. 그렇게 추출된 정보를 관세 시스템에 입력하는 업무는 RPA가 담당한다. 통관용 RPA는 햄프킹이 순수 자체 개발한 솔루션이다.

관세 시스템에 입력된 정보로 관세 비용을 산정하게 되는데 햄프킹은 이 영역에도 AI를 도입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비용을 산정하는 작업까지 자동화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통관 물품 종류별 관세율을 학습한 AI가 “1번 컨테이너의 신발 1만켤레 관세 비용은 100만원입니다”라고 자동으로 계산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RPA·AI는 관세 법인 세인의 통관 업무를 30% 자동화했다. 햄프킹은 관세 비용 산정과 최종 작업인 관세청 신고까지 RPA·AI로 개발, 2021년 상반기까지 통관 업무 100% 자동화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 사업은 통관업무 전담직원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관세 법인의 고민 해결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통관 전담업무는 단순반복 작업 성격이 강해 지원자가 줄고 있는 실정이다. 더불어 통관업무를 수행 중인 직원들은 고객관리·컨설팅 등 중요업무에 집중할 수 있고 인원이 부족한 타 부서로 재배치도 가능하다.

햄프킹은 이번 사업을 필두로 국내에 등록된 관세 법인 1,000여곳으로 통관 자동화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사진 왼쪽부터 LG CNS 사내벤처 햄프킹의 양자성 CTO, 김승현 대표가 통관 자동화 솔루션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LG CNS]

LG CNS, 사내벤처에 지원 계속할 것

햄프킹은 2018년 말 LG CNS 사내벤처 대회 ‘아이디어 몬스터’를 통해 선발됐다. 설립 3개월 만에 RPA 솔루션 개발에 성공하고 6개월 만에 관세 법인과의 사업화에 나서는 등 단기간에 큰 성과를 이룬 햄프킹은 1년 3개월만에 분사가 결정됐다.

이런 성과에는 LG CNS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LG CNS는 햄프킹이 외부 스타트업이 일반적으로 겪는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내 개발자 지원, 독립적 의사결정 권한 부여, 사무공간 제공 등 약 9억원을 투자하며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LG CNS는 분사 후에도 지원을 계속할 계획이다. 이미 약 5억원의 지분 투자를 진행하며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내 스타트업 입주 공간에 새 둥지를 틀 수 있도록 지원한 바 있다.

사업화에 성공한 관세법인 통관 자동화 프로젝트는 햄프킹이 주도한다. 통관 이외 RPA 사업 추진 시 LG CNS와 공동 진행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는 등 대기업과 벤처가 동반 성장에 나서는 것이 핵심이다. 

LG CNS CTO 김홍근 전무는 “사내벤처 제도를 통해 직원들에게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애자일(Agile)한 조직문화를 확산할 것”이라며, “사내벤처 구성원이 아이템 기획부터 개발과 사업화까지 직접 책임지고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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