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침’ 하나금융-신한금융, ‘글로벌 경쟁력’ 강화 위해 손잡아
  • 최기창 기자
  • 승인 2020.05.2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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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인 금융권 이례적 협업… “대한민국 금융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할 것”

[인더스트리뉴스 최기창 기자] 하나금융그룹(회장 김정태)과 신한금융그룹(회장 조용병)이 5월 25일 서울 중구에 소재한 롯데호텔에서 양 그룹 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MOU를 체결하고 글로벌 사업 부문에서 업무제휴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을 통해 하나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은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선진화를 위해 글로벌 부문에서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상호협력하는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하나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해외 진출 분야에서 이례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하나은행 지성규 은행장(왼쪽부터)과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 하나금융그룹 김정태 회장, 신한은행 진옥동 은행장의 모습 [사진=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해외 진출 분야에서 이례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하나은행 지성규 은행장(왼쪽부터)과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 하나금융그룹 김정태 회장, 신한은행 진옥동 은행장의 모습 [사진=하나금융그룹]

양 측은 “국내 금융시장의 치열한 경쟁상황 속에서도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해 해외사업부문 확장을 지속해서 추진해 왔다”며, “이번 MOU를 계기로 글로벌 금융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금융사들은 다양한 형태로 해외 진출과 투자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한계도 있었다. 동남아시아나 중국 등 특정 지역으로만 진출하거나 현지화 및 대형화 추진 과정에서 세계적인 글로벌 금융사들과 경쟁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하나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은 “대한민국 금융기관의 과당 경쟁을 지양하고, 상호 보완, 협력하는 관계 형성을 통한 질적 성장과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양 그룹은 이번 협약을 통해 △ 글로벌 사업 전반의 공동 영업기회 발굴 및 추진 각국 규제와 이슈 사항에 대한 공동 대응 공동 신규 해외시장 진출, 해외 공동 투자, 해외 네트워크 조성 기타 다양한 형태의 글로벌 부문에서의 교류와 협력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파트너십 구축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좀처럼 같은 목소리를 내지 않는 국내 대표 금융그룹 간 체결한 첫 혁신 사례이기 때문이다.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다른 금융그룹과 전략적인 제휴를 맺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들은 신입 행원으로 입사하면서부터 배타적인 성향을 교육받는다. 일부 합병 금융사의 내부 정치 관계가 복잡한 것도 이러한 분위기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심지어 이들의 미묘한 관계는 산하 스포츠단 운영에서도 드러난다. 일부 은행팀은 타행팀과 트레이드 협상 테이블조차 차리지 않을 만큼 관계가 예민하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이례적인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하나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은 “과당경쟁하지 않고 상호협력을 통해 내실 있는 경쟁력 강화와 혁신을 이루겠다는 선언”이라며, “두 그룹이 한국 금융산업의 혁신과 성장을 모범적으로 주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협약식에서 하나금융그룹 김정태 회장은 “이번 협약은 기존 양 그룹 간 단순한 선의의 경쟁 관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그룹이 세계적인 금융기관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도 “이번 협약은 신한과 하나가 선의의 경쟁 관계를 극복하고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불확실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경쟁을 넘어 한국 금융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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