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가속화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개발, 태양광발전의 미래될까?
  • 정한교 기자
  • 승인 2020.12.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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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효율의 저가 태양전지 제조 가능한 3세대 태양전지군

최근 국내외 태양광 시장에서 가장 핫(HOT)한 태양전지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있다. 지난 11월 8일부터 13일까지 제주도에서 개최된 ‘제30회 국제태양광학술대회(PVSEC-30)’에서도 국내외 태양광 전문가들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드러냈다.

이에 <인더스트리뉴스>는 PVSEC-30 조직위원장을 역임하며, 국내 태양광 산업 발전을 위해 일선에 활약 중인 영남대학교 화학공학부 박진호 교수를 통해 ‘정의, 개발동향, 상용화 전망’을 주제로 최근 기술개발이 가장 활발한 페로브스카이트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한다.

 

Ⅰ-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Ⅱ-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개발동향

Ⅲ-페로브스카이트 상용화 전망 및 예상 적용 분야

 

[영남대학교 화학공학부 박진호 교수/공학박사] 태양광발전 시스템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부품인 전지(셀)은 1954년 미국의 Bell 연구소에서 효율 4%의 실리콘 전지를 개발한 이래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 1970년대에 와트(W)당 약 미화 70달러 정도 하던 셀 가격은 최근 들어 0.3 달러 이하로 급락했으며, 이에 따라 태양광 LCOE(Levelized Cost of Electricity, 균등화발전원가)는 세계 여러 지역에서 kWh당 0.05 달러(한화 약 60원) 이하로 가장 값싼 발전원으로 대두되고 있다. 참고로 2030년까지의 미국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 DOE)의 태양광 LCOE 목표는 KWh당 0.03 달러이다.

태양광발전 원가는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되지만, 가장 핵심적인 두 가지 요인은 태양전지의 광전변환 효율과 수명이라 할 수 있겠다. 따라서 세계 각국은 태양전지의 효율과 수명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원래 CaTiO3 광석의 이름으로, 이와 같은 결정구조를 가지는 모든 화합물 결정을 통칭한다. 일반적으로 AMX3의 분자식을 갖고, MX6 팔면체의 코너가 서로 공유돼 네트워크를 이루는 결정구조를 나타낸다. [사진=utoimage]
페로브스카이트는 원래 CaTiO3 광석의 이름으로, 이와 같은 결정구조를 가지는 모든 화합물 결정을 통칭한다. 일반적으로 AMX3의 분자식을 갖고, MX6 팔면체의 코너가 서로 공유돼 네트워크를 이루는 결정구조를 나타낸다. [사진=utoimage]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새로운 기회

태양전지 기술은 보통 세대로 구분한다. 1세대 태양전지는 다결정(mc-Si) 및 단결정(sc-Si) 실리콘으로 만든 태양전지를 의미한다. 2세대 태양전지는 다양한 종류의 박막(thin film) 태양전지군을 의미하며, 비정질실리콘(a-Si) 태양전지, 구리-인듐-갈륨-셀레나이드(CIGS) 태양전지, 카드뮴-텔류라이드(CdTe) 태양전지 등을 통칭한다.

현재 상용화된 태양전지는 이러한 1세대 및 2세대 태양전지들로, 보통 모듈로 제조 시 15~20%의 효율을 가지며 20년 이상의 수명을 보증하는 제품들로 판매되고 있다. 물론 세계 최고의 모듈 효율은 단결정 실리콘 태양광 모듈 24.4%, 그리고 GaAs 태양광 모듈 25.1%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단일접합 태양전지의 이론적 효율인 31%(Shockley-Queisser Limit, 1961년)에 도달하고, 또한 이 한계를 극복함과 동시에 1세대 및 2세대 태양전지들이 갖지 못하는 특성들을 구현하기 위한 새로운 개념의 태양전지 연구개발은 지난 수십 년간 지속돼 왔다. 이들이 이른바 3세대 태양전지군이다.

염료감응형 태양전지(Dye-sensitized Solar Cell; DSSC), 유기 태양전지(Organic Photovoltaics; OPV), 양자점 태양전지(Quantum-dot Solar Cell; QDSC), 그리고 최근 연구개발이 집중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Perovskite Solar Cell; PSC)’가 바로 3세대 태양전지 군에 속하는 전지들이라 하겠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일본의 미야자카 교수 연구팀이 2009년 처음으로 3.8%의 효율을 보고함으로써 출현했다. 이때의 소자 구조는 두꺼운 다공성 TiO2를 이용한 염료감응형 태양전지의 형태로, 유기 염료를 대신해 MAPbI3와 MAPbBr3를 이용해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의 태양전지로의 가능성을 확인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10년이 조금 넘는 짧은 기간 동안 실험실 수준 세계 최고 효율이 25.5%에 달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효율 개선을 달성했다. 또한, 세계 최고 효율이 한국의 화학연구원과 미국 MIT의 공동연구, 그리고 고려대 연구팀에 의해 기록되며, 대한민국의 3세대 태양전지 연구개발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보여주는 아주 좋은 사례라 하겠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그 자체로도 높은 효율을 보여주고 있는 가능성이 큰 태양전지이지만, 이를 기존의 실리콘 태양전지나 CIGS 태양전지에 적층해 탠덤형(Tandem) 태양전지를 만들면, 기존 태양전지의 이론 효율에 도달하거나 이를 초월하는 고효율 태양전지를 만드는데 활용할 수 있다는 커다란 장점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최근 들어 세계 유수 연구기관들과 주요 태양광 기업들이 이러한 탠덤형 태양전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구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구조 [자료=박진호 교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동작 원리

페로브스카이트는 원래 CaTiO3 광석의 이름으로, 이와 같은 결정구조를 가지는 모든 화합물 결정을 통칭한다. 일반적으로 AMX3의 분자식을 갖고, MX6 팔면체의 코너가 서로 공유돼 네트워크를 이루는 결정구조를 나타낸다. 최근 개발이 집중된 무-유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는 A 위치에 유기분자 양이온, M 위치에 금속 양이온, 그리고 X 위치에 할로겐 음이온으로 구성된 물질로서, 그 대표적인 예로서는 CH3NH3PbI3(methylammonium lead iodide, MAPbI3)와 HC(NH2)2PbI3(formamidinium lead iodide, FAPbI3) 등을 들 수 있다.

초기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염료감응형 태양전지의 구조를 그대로 따왔다. 염료감응형 태양전지의 염료 대신에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을 채택했기 때문에 동일한 구조를 가지게 된 것이다. <그림 1>과 같이 유리를 통과한 빛은 전면 전극(front contact)과 전달층(transfer layer)을 거쳐 광흡수층에 도달해 전자와 정공을 분리시키고, 분리된 전자와 전공이 각각 전달층을 통해 흐르면서 전류가 형성되는 방식이다.

Direct cell과 invert cell의 구조
Direct cell과 invert cell의 구조 [자료=박진호 교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햇빛을 받아들이는 방향에 따라 <그림 2>와 같이 일반적인 유기 태양전지의 형태를 따르거나 아니면 내부 박막층의 순서가 역순으로 배치된 뒤집힌 형태의 태양전지로 현재 개발되고 있다. 주요 개발 내용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광흡수층의 개발과 그 위아래에 적층되는 전달층과의 계면특성 향상, 전달층 자체에 대한 개발 등이 이루어지며, 또한 이러한 여러 층을 대량생산으로 스케일업하기 위한 공정개발과 기존의 태양전지와의 탠덤구조 형성 기술 개발 등이라 하겠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장단점(실리콘 태양전지와의 비교)

먼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가지는 장점을 나열하면, 우선 저가의 제조가 가능한 태양전지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용액 공정으로 고품질 결정을 생성하는 것이 가능하고, 저온에서 박막화하는 공정이 가능하며, 또한 부존량이 풍부한(Earth-abundant) 원소로 구성돼 소재의 가격경쟁력이 높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고효율 전지를 만들 수 있는 태양전지로, 고효율을 내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제어 가능한 밴드갭(2.3 eV~1.1 eV)을 가지고 높은 광흡수계수(> 3×104 cm-1)를 가지며, 낮은 엑시톤(exciton) 결합에너지(< 50 meV), 높은 유전율(~30), 긴 전하 확산 거리(단결정에서 ~175 µm), Deep-level trap site 생성 억제특성(즉, 높은 개방전압 값)과 양극성(Ambipolar) 전하이동 특성(소자 구조 설계에 높은 자유도를 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많을 장점을 가지고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여러 단점도 가지고 있는데, 우선 아직 전지의 내구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수분에 의한 분해가 쉽다든지 광, 열에 의한 물질 변화 거동을 규명해야 한다든지, 이온이동(ion migration)이 쉬운 특징 등이 그것이고, 또한 대면적해 상용화하는데 있어 고속 용액코팅 공정 장비를 적용해 고품질 대면적 박막을 형성할 수 있는 공정기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또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안에 포함된 납(Pb)을 친환경 물질로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조성의 페로브스카이트 물질(Sn, Ge 등) 개발 등의 문제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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