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조창현 기자] AI 알고리즘을 실행할 수 있는 반도체를 ‘AI반도체’라고 한다. 초기 AI 반도체에는 CPU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AI 연산 가속을 위해 GPU나 FPGA, ASIC에 대한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AI 반도체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시장 성장에 대한 전망도 밝다.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21.6%에 달하는 성장이 예측된다. 한국수출입은행(이하 수은)에서 발표한 AI반도체 시장 현황 및 전망 관련 자료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규모는 2022년 411억 달러에서 오는 2028년1,330억 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그중 데이터센터용 AI반도체 시장은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39.9% 수준으로 큰 성장이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에서 발표한 결과에 따른 내용이다. 같은 기간 온디바이스용 AI반도체 시장은 11.6% 수준으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한편 관련 산업에 대한 높은 성장이 예측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국에서는 다양한 육성책을 내놓으며 AI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AI반도체와 연관된 주요 글로벌 기업 간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엔비디아가 독점
현재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가 독점하고 있다. 수은은 2022년을 기준으로 데이터센터 GPU 시장에서 엔비디아가 차지하는 비율은 97.3% 1.2%인 AMD나 0.8% 수준인 인텔(Intel)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전했다.
다만 오는 2027년에는 엔비디아가 시장을 점유하는 비율이 약 10% 하락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AMD와 인텔은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엔비디아도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엔비디아는 AI 반도체에 대한 제품 출시 주기 단축과 함께 AI 종합 솔루션 제공, 가격 인하 및 고객 맞춤형 AI 반도체 설계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수은은 엔비디아가 기술과 생태계, 재무적 우위 등을 바탕으로 후발주자들이 추격해 오고 있음에도 상당 기간 AI반도체 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국내서도 관련 기술력 확보 노력
국내에서는 10여개 기업이 AI반도체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은은 관련 기업들이 모바일이나 가전 등 온디바이스 부문에서 일부 제품을 상용화했으며, 데이터센터 부문에서는 레퍼런스를 구축하고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데이터센터용 AI반도체는 △사피온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등이 NPU를 개발해 클라우드에 시범 적용한 바 있으며, 온디바이스용 AI반도체 개발에는 △딥엑스(DeepX) △텔레칩스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AI반도체 관련 특허 출원 건수 기준 세계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기술적인 수준은 향후 많은 발전을 거듭해야 될 상황으로 분석된다. 수은은 “미국이 가진 AI반도체 관련 기술 수준을 ‘100’으로 볼 때, 우리가 보유한 AI반도체 관련 기술 수준은 ‘80’”이라며, “우리 보다 우위에 있는 중국(90)과 유럽(85)보다는 낮으나 일본(70)보다는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추가적으로 수은은 우리가 가진 기술력과 미국이 가진 기술력간 기술 격차는 2.5년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AI G3 도약 위한 이니셔티브 등 추진
수은에 따르면 AI반도체는 국가안보와 경쟁력 제고 등을 위한 핵심기술로 우리 주력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어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시스템반도체 관련 기술력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이에 시장 성장이 초기 단계인 AI반도체 분야서 가진 경쟁력을 강화할 시 우리가 보유한 시스템반도체 관련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리 정부도 오는 2030년까지 AI반도체 분야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특히 정부는 관련 목표를 달성하고자 2020년 ‘AI 반도체 산업 발전전략’도 수립한 바 있다. 또 올해는 정부는 AI G3 도약을 위한 ‘AI-반도체 이니셔티브’ 추진 계획도 발표했다. 수은은 우리 정부가 AI모델과 AI반도체, AI 서비스 관련 기술혁신을 추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해외시장에 대한 진출도 중요하다. 우리 AI반도체는 관련 생태계 확산에 따라 해외 수요처를 찾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동이나 유럽 등이 국가안보나, 지정학적 이슈 등으로 AI반도체에 대한 공급처 다변화 추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은은 관련 국가와 협력할 기회가 있을 전망이기에 정부 차원 외교적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