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출시 40일 만에 ‘60만 마리’가 팔린 후라이드 치킨이 있다. 어림잡아 하루에 1만5000마리씩 팔려나간 셈이다.
제품명도 직관적이다. 바삭을 넘어 콰삭함의 끝판 왕이 되려는 듯 ‘콰삭킹’으로 탄생했다.
다이닝브랜즈그룹이 운영하는 치킨 브랜드 bhc가 지난 2월 말 출시한 새로운 후라이드 치킨, 콰삭킹에 관한 대략의 설명이다.
9일 bhc는 서울 성동구 bhc치킨금호동점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콰삭킹을 맛볼 수 있는 시식행사를 개최했다.
이석동 bhc 메뉴개발팀장은 이날 “콰삭킹은 약 7개월에 걸친 개발 기간 동안 1000마리 이상의 닭을 활용한 테스트를 거쳐 완성됐다”며 “특히 극강의 바삭함을 구현하기 위해 크럼블 개발에만 약 3개월을 투자했다”고 강조했다.
콰삭킹 탄생을 위해 1000마리 치킨을 하나씩 맛봤을 메뉴 개발자의 5분에 걸친 설명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눈 앞에 놓여 있는 실물 콰삭킹을 집어들었다.
손에 잡힌 부위는 기름이 많이 배어 있을 법한 닭날개였다.
‘바삭을 넘어 콰삭을 강조한 제품에 흥건한 기름은 안 어울리는데...’라는 생각이 들어 입이 아닌 손으로 닭과 튀김옷을 분리해 봤다.
예상외로 튀김옷과 닭 사이에 기름이 배어 있지 않아 잠시 눈을 의심했다. 이제 얼마나 바삭한지 느낄 차례였다. 치아와 혀의 감각에 집중하며 한 입 베어 문 콰삭킹은 말 그대로 바삭했다. 달리 표현할 단어가 금새 떠오르지 않았다. 크리스피(crispy)라는 영어 단어가 동시에 떠오르기는 했다.
bhc의 작명 센스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바삭함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최상급 단어는 아마 ‘콰삭’이 아닐까?
이 콰삭함을 구현하기 위해 bhc는 감자, 옥수수, 쌀을 활용, 크리스피 크럼블을 배합해 치킨에 입혔다.
아울러 여타 브랜드의 후라이드 치킨보다 간도 세지 않아 ‘치맥’ 보다는 가족끼리의 ‘한 끼 식사’로 더 어울릴 듯 했다.
다소 슴슴하다 느껴질 입맛은 함께 제공되는 매콤달콤한 스윗 하바네로 소스를 곁들여 먹으면 바삭한 안주용 치킨으로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 기름 배어 있지 않은 작정한 듯 바삭한 맛
이날 시식에서 기자 혼자만의 또 다른 테스트는 ‘시간이 지나도 계속 바삭할까’라는 궁금증이었다. 처음 제공된 콰삭킹이 어느 정도 식을 때까지 접시에 덜어 놓은 채 약 20분 간 기다려 재시식을 해봤다.
김이 한 숨 죽어 겉 튀김 옷에 온기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이 정도면 눅눅해졌겠다 싶어 다시 한 입 베물었다. 하지만 20분 전 느꼈던 바삭함이 그대로 살아있었다.
기자의 나름 엄격(?)한 잣대의 2단계 테스트를 모두 통과한 콰삭킹의 최종 심사평은 ‘기름이 배어 있지 않은 작정한 듯 바삭한 맛’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bhc가 콰삭킹을 출시하며 셀럽 마케팅보다 ‘소리’에 집중한 것도 탁월한 선택이었다. bhc의 오랜 모델인 전지현과도 이별하고 TV광고에 일반인 모델을 내세워 오로지 바삭하다는 점만을 부각시킨 전략은 단순했지만 강렬했다.
이석동 팀장은 “시장 조사를 하며 많은 소비자들이 느끼하지 않고 튀김 옷이 과하게 두껍지 않으면서도 바삭한 식감을 선호한다는 점을 알아챌 수 있었다”며 “바삭한 후라이드 치킨을 만드는 것을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소재 개발에 돌입했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제품 개발 초기 크럼블을 동그란 형태로 만들었지만 3개월 간의 테스트 결과 얇고 가는 슈레드 형태의 크럼블 타입으로 개선했다”며 “시각적으로도 재미를 주고, 씹는 식감도 훨씬 좋아졌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bhc는 콰삭킹을 시작으로 올해 총 세 가지 신메뉴를 선보일 계획이다.
오는 7월에는 풍미 중심의 테이스티(Tasty) 콘셉트 메뉴, 10월에는 촉촉한 식감의 쥬시(Juicy) 콘셉트 메뉴가 예정돼 있다. bhc는 다양한 맛과 식감 조합을 통해 후라이드 카테고리의 확장과 브랜드 차별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bhc는 최근 제품뿐 아니라 가맹점주들의 편의를 위해 조리 공정의 효율화도 추진 중이다.
이날 bhc는 “LG전자 사내벤처와 함께 개발한 튀김 조리 로봇 ‘튀봇’을 도입해 매장 운영의 자동화를 강화하고 있다”며 주방 내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튀봇은 초벌된 제품을 자동 트레이에 올려 조리하는 방식으로, 반복 작업을 줄이는 동시에 작업자의 안전성과 조리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현재 전국 23개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