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中 공세 '이중고' 철강업계…'李 협상 드라이브' 통할까
  • 김기찬 기자
  • 승인 2025.06.1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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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철강 50% 관세…'첩첩산중' 철강업계, 관세 최소화 절실
李 대통령, 포항 1호 공약 '철강산업 위기극복'…관세 3차 기술협의 주목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철강업계 생존 고민"…안덕근 "관세 총력 대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인상하기로 한 50% 관세가 발효된 4일 경기도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인상하기로 한 50% 관세가 발효된 4일 경기도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김기찬 기자] 중국의 저가 공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조치로 철강업계가 '이중고'에 허덕이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 행정부의 대미(對美) 협상 정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중국발 저가 공세와 경기 침체, 내수 부진 등으로 수익성에 먹구름이 낀 철강업체들에 어려움이 더해졌다. 

실제로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체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 중국산 철강 과잉 공급, 저가 공세 등으로 지난해 말부터 공장 가동을 중지시킨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철강 관세 인상으로 다시 어려운 국면에 놓인 것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철강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달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관세 영향으로 철강 수출은 지난달 기준 전년 대비 12.4% 감소한 25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이 3월부터 25%의 관세를 매긴 영향이 대미 철강 수출액을 끌어내리면서 전체 철강 수출이 줄었다. 대미 철강 수출은 20.6%(5월 1~25일 기준) 줄어 2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관세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2~3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데, 3월 25%의 관세 영향으로 대미 철강 수출이 20%가량이나 줄어든 가운데 관세율이 더욱 올라가면 그만큼 철강업계는 어려움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관세가 여기서 더욱 높아지면 사실상 미국 수출이 어려워지게 되는데, 이 경우 철강업계는 물론 국내 수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기 위해 수화기를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기 위해 수화기를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관세 협상은 정부의 역량이 중요한 만큼 이재명 대통령 신정부가 출범한 가운데 관세 최소화가 절실한 철강업계가 이재명 대통령의 대미 협상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포항 지역 1호 공약으로 '포항 철강산업 위기극복 특별 대응'을 제시했다. 산업위기선제대응 지역 지정 등 철강산업 위기극복을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아직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해당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는 않았으나, 철강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조만간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6일 한남동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한미 관세 협의와 관련해 양국이 만족할 수 있는 합의가 하루빨리 이뤄지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가시적인 결과역시 도출해겠다는 얘기도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명 행정부도 이에 화답하듯 내달 관세 관련 '패키지 딜'을 위한 기술 협의를 2차례 거쳤다. 이달 중에는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될 3차 기술협의도 예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철의 날인 9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제26회 철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철의 날인 9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제26회 철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전날 안덕근 산업부 장관을 비롯해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등 철강 업계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6월9일 '철의 날' 기념 행사가 개최됐다.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50%로 인상한 가운데 열린 만큼 정부와 업계가 철강 산업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전날 안 장관은 "미국의 철강 관세 50% 등 현안에 총력 대응하고 불공정 수입재 방어와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장 회장은 "최근 트럼프 2기 시대로 심화한 불확실성 확대와 지속되는 글로벌 공급 과잉,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요구가 있다"며 "철강 업계는 오늘의 생존과 앞으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화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철강 업계는 수요 업계, 정부와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국내 산업 생태계를 강건화해야 한다"며 "또한 급변하는 통상 환경에도 선제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준비된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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