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읽기] "이재명 정부 투톱이 뜬다"①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는 누구?
  • 성기노 기자
  • 승인 2025.06.0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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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과는 2022년 대선 때부터 전략기획위원장 맡으며 '신명계' 정착
2024년 윤석열 비상계엄 민주당 최초로 예언해 정무감각, 전략가로 인정받아
"실무능력, 충직함 최우선 원칙으로 삼는 이 대통령 인사에 딱 맞는 인물" 평가도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5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연수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5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연수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성기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취임선서식 이후 첫날 집무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새 정부 첫 인사를 직접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총리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국가정보원장에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을 각각 지명했다. 대통령 비서실장에는 강훈식 국회의원, 안보실장에는 위성락 국회의원을 임명했고, 경호처장에는 황인권 전 육군대장을 지명했다. 대변인엔 강유정 국회의원이 임명됐다.

이재명 정부 들어 첫번째 인사라는 점에서 여러가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내각을 총괄할 국무총리와 대통령실을 이끌 비서실장의 인선에 의미를 부여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재선과 경기도지사 등의 행정직을 거치면서 '사람'에 대한 욕심이 그 어떤 정치인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그가 강조하는 인사의 원칙은 능력, 충직함, 청렴성이다. 

기존 정치인들이 능력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정실과 인맥, 학맥 등의 이유로 사람을 쓰는 경우가 흔하지만 이 대통령은 능력과 충직함이 떨어지면 아무리 친하다고 해도 절대 그 사람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이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해온 '성남경기' 라인의 핵심 인사들인 김현지 김남준 김용채 '3인방'도 그런 점에서 이 대통령이 오랫동안 검증해서 그 시험에 '합격'한 인물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의미는 앞으로 이 대통령의 인사에서 적어도 대통령 본인이 잘 모르고 주변에서 추천해준 것만으로 사람을 쓰는 '깜짝 인사'는 거의 없을 것임을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이에 대해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인사가 만사'라며 사람에 대한 욕심이 굉장히 많았다. 이 대통령도 그런 스타일이다. 시장과 도지사 등을 거치면서 공무원들과 오랫동안 접촉을 해봤기 때문에 그들의 성향이나 문화같은 것에 익숙하다. 그러니 정치인 출신이라도 해도 이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들과 달리 인사에 있어 절대 친소관계에 휘둘리지 않는다. 지시한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실무 능력을 가장 우선시 한다. 앞으로 이런 이 대통령의 인사 원칙이 내각이나 대통령실에서도 그대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총리 후보자로 김민석 의원(왼쪽), 대통령비서실장으로 강훈식 의원 등 첫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총리 후보자로 김민석 의원(왼쪽), 대통령비서실장으로 강훈식 의원 등 첫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맥락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나 강훈식 비서실장 '내정'도 해석해볼 수 있다. 4일 발표된 첫번째 이재명 정부 인사에서 가장 주목할 인사는 '김민석-강훈식 투톱'이다. 김민석 후보자가 내각의 '군기반장' 역할을 한다면 강 실장은 대통령실의 세대교체와 'MZ문화' 접목을 이끌 '응원단장'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치권에서는 김민석 후보자나 강훈식 비서실장 모두 이 대통령과 오랫동안 '생사고락'을 함께 해온 인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원칙'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평가한다.

앞서의 민주당 인사는 '김민석 국무총리 지명'에 대해 "역대 정권 사상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이재명 정부의 초대 총리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라 굉장히 상징적인 자리다. 그래서 총리를 노리거나 기대하는 민주당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자신의 최측근이 아닌 최근 몇 년 새 호흡을 맞춘 김민석 의원을 오랫동안 염두에 뒀다는 듯 바로 지명한 것은 그의 능력과 비전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도 김민석 총리 지명에 대해 별다른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김민석 후보자는 한때 진보진영의 '차세대 주자'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픽업'으로 전도가 유망한 정치인이었지만 2002년 정몽준 후보 지지를 하며 민주당을 박차고 나간 후 나락에 빠졌다. 이후 치러진 2004년 17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뒤 오랫동안 정치권 바깥을 떠돌았다. 

학업과 야인 생활로 정치권에서 완전히 잊힌 존재가 됐던 그는 2020년 21대 총선에서 서울 영등포을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서 극적인 인생역전의 발판을 마련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신이재명계로 변신한 뒤 22대 총선에서도 무난하게 공천을 받으며 4선 고지를 찍었다.  

김 후보자는 2022년 대선에서 당시 이재명 후보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으며 신명계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이후 ‘이재명 1기 지도부’에서 정책위의장을, 총선에서는 상황실장을 맡으며 핵심 참모로 활동했다. 

이처럼 이 대통령과의 공식 인연은 불과 4~5년밖에 되지 않는데도 그가 초대 총리 지명을 받은 까닭은 무엇일까. 일단 김 후보자는 현안 파악이 빠르고 직관력, 통찰력도 뛰어나 복잡한 정치 상황을 타개할 '전략가'로 첫번째 줄에 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올해 2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올해 2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김민석 의원을 국무총리로 생각하게 된 결정적 계기를 비상계엄 정국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김 후보자는 이번 6·3 조기대선을 촉발시킨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을 민주당에서는 처음으로 그 의혹을 제기해 주목을 받았다. 

김 후보자가 처음 의혹을 제기했을 때만 해도 '무슨 엉뚱한 얘기냐'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예언과 경고가 완전히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런 정무적 감각과 전략적 마인드를 눈여겨 본 이 대통령이 이재명 정부 초기 야당과의 '전면전' 등 위기상황에서 내각을 이끌고 돌파할 적임자라고 생각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가 생각보다 실세이기 때문에 이해찬 '책임총리' 이후 가장 막강한 파워를 가진 국무총리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그만큼 이 대통령이 '믿고 맡기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김민석 후보자의 초기 성공이 곧 이재명 정부의 연착륙과 성공에도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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