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 발전량 증가, 직류송배전 기술이 뜬다
  • 박관희 기자
  • 승인 2017.12.0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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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말 미국에서는 웨스팅하우스, 테슬라와 에디슨간 전력의 송전방식을 두고 경쟁을 벌였다. 이후 세대들로부터 이른바 ‘전류전쟁’ 이라고 불리는 사건이다. 결론부터 밝히면 전류전쟁은 교류(AC)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직류, 에너지 절감은 물론 신재생과 연계 용이

[Industry News 박관희 기자] 전쟁의 서막은 테슬라가 웨스팅하우스에 교류 관련 특허권을 팔면서다. 교류전류는 전압을 유연하게 바꾸는 변전·변압 기술이 확보되었고, 덕분에 발전소를 전력이 필요한 곳, 다시 말하면 소비 지역 가까이 건설할 수 있었다.

최근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에 따라 에너지 절감은 물론, 태양광과 연료전지 등 분산전원과 연계가 용이한 직류 송배전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에 따라 에너지 절감은 물론, 태양광과 연료전지 등 분산전원과 연계가 용이한 직류 송배전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테슬라가 개발한 교류는 1초에 50~60회씩 방향이 바뀌어 흐르면서 고압으로 승압이 쉽다. 이에 따라 장거리 송전이 가능하다. 전압을 크게 올려 장거리 송전 시 전력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이도록 조절할 수도 있다.

이에 비해 직류(DC)는 선로 길이에 따라 전압 변동성이 커 장거리 송전에 불리한 약점을 갖고 있다. 오늘날까지 교류전류가 송배전의 표준시스템으로 자리 잡고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새삼 100년이 훨씬 지난 직류·교류 전류전쟁을 꺼내들게 된 배경에는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보급·확대가 직류전원의 수요를 폭발적으로 견인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에디슨의 창업정신이 이어진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 이하 GE)은 지난해 직류송전기술과 신재생에너지의 연관성을 밝히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신재생에너지의 빠른 성장으로 인해 전력 생산지와 전력 소비지 사이의 거리가 더욱 멀어지면서, 송배전을 다시 생각할 필요가 생겼다’며 ‘분산발전이나 에너지저장장치 등 직류 전원의 수요도 급속히 증가했고, 직류 전원을 소비하는 정보통신 부하가 크게 늘어났다’고 진단했다.

정부에서도 직류송배전 시스템을 성장동력으로 주목했다. 2013년 창조경제 산업엔진으로 직류송배전 시스템이 선정됐고, 2015년에는 미래성장동력에 선정됐다. 이어 2016년에는 미션이노베이션 스마트그리드 분과에서 ‘직류 송배전’을 전략과제로 선정했다. 정부에 이어 한국전력도 2025년 27조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직류배전에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한전은 지난 3월 GE와 손잡고 고압직류송전(HVDC) 전력산업 인프라 구축에 뛰어들었다. 고압직류송전은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교류전력을 전력변환기로 고압의 직류전력으로 변환시켜 송전한 뒤 수전점에서 다시 교류전력으로 변환해 공급하는 방식이다. 고압직류송전 방식은 교류전력을 송전할 때보다 전력손실이 적고 유도장애가 적은 장점이 있다.

1991년 설립 이래 전자IT분야 전문생산연구기관으로 성장하고 있는 전자부품연구원은 DC전기전자 산업육성센터를 올해 개소하고, 관련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전자부품연구원 송성근 선임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에서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 시티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제로에너지빌딩 등의 기술개발이 요구되며, 직류 배전과 연동되는 전기차 충전인프라 및 DC 가전을 중심으로 하는 직류 전기전자 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이어 “직류 전기전자 기기 개발과 시험, 평가, 분석 인프라 허브 구축으로 에너지신산업 활성화를 도모하고, 고효율 직류 전기전자 산업의 활성화와 세계 시장 선점기술 확보를 목표로 한다”면서 “이를 통해 직류 전기전자 관련 산업 활성화 및 신재생에너지, ESS, 자동차, 선박, 조명 등 연관 산업 활성화가 기대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직류송배전 시스템은 에너지절감은 물론, 태양광, 연료전지 등 분산전원과의 연계가 용이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 기술이라고 하겠다. 신재생에너지의 확대에 발맞춰 또는 4차 산업혁명 패러다임에 부응할 수 있도록 직류 송배전 관련 산업의 활성화가 더욱 요구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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