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 점입가경, 태양광 인버터 업계 자정 필요하다
  • 박관희 기자
  • 승인 2018.03.2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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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태양광 인버터 시장 규모는 2008년 28억600만 달러에서 2년 후인 2010년 황금기를 맞는다. 전년대비 77.2% 증가한 58억3500만 달러까지 증가한다. 이후 태양광 인버터는 가격하락을 맞고 성장률도 점차적으로 낮아지게 된다.

잦은 이직, 근무여건 개선도 요구돼

[인더스트리뉴스 박관희 기자] 태양광 인버터 시장의 경쟁이 과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차적으로 유럽 등 인버터 선진국과 신흥 강국인 중국 등 유수 인버터 기업들이 대거 한국시장에 진출해 경쟁이 본격화 되었고, 현재는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해 끝을 알 수 없는 가격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국산 인버터 업체들은 경쟁에 치여 해외 진출을 도모하고 있고, 국내 시장에 진출한 해외 인버터 기업들은 그칠 줄 모르는 가격경쟁에 볼멘소리를 내뱉고 있다. 급기야 태양광 인버터 업계에서 자정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수도권에 본사를 둔 한 인버터 업체는 “어느 산업에나 가격경쟁은 있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 태양광 인버터 업계의 상황은 납득하기 어렵고, 동업자 정신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고 성토했다. 관계자는 비밀유지계약서(NDA)도 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계약 당사자 간 필요에 의해 비밀유지계약을 맺지만 하룻밤만 지나면 계약 가격이 업계에 퍼져 각종 송사에 휘말린다”면서 “최소한의 상도의는 지켜져야 하지 않겠냐”고 복잡한 심정을 밝혔다.

태양광 인버터 업계에 가격경쟁이 난무해 자정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dreamstime]
태양광 인버터 업계에 가격경쟁이 난무해 자정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dreamstime]

태양광 인버터 산업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태양광발전소에서 직류로 발전되는 전력을 교류로 변환하는 기존 인버터 기능은 두말할 나위가 없고, 발전효율이 곧 ‘돈’이 되는 만큼 인버터 기능상의 장애가 발생할 경우 태양광발전소의 전력 생산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발전소를 운영하는 사업자의 입장에서 이런 인버터의 고장이나 장애 발생은 중대한 문제가 되고, 반복될 경우 인버터 업체의 이미지 실추도 피할 수 없게 된다. 최근에는 IoT가 결합된 첨단 모니터링 기능과 기술이 인버터 업계에 요구되면서 산업에 대한 인식 역시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위상을 갖고 있다.

이런 인버터 산업계에 가격경쟁이 만연해지면서 불신과 상호비방이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호남에 위치한 인버터 업체 관계자는 “납득이 되는 수준의 가격경쟁이 아니다”면서 “마진을 포기하는 것은 둘째 치고, 경쟁업체를 도태시키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고 소개했다.

인버터 업계, 다시 기술 경쟁으로 가야한다

근무여건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태양광 인버터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기업마다 인력관리의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인버터 업체 대표는 “공사가 시작되면 일이 몰릴 수 있다. 납기를 맞추려다보니 야근이 이어지고, 이런 근무환경 때문에 이직이 잦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제는 퇴사자들이 다른 인버터 업체로 입사하면서 기존 업체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을 낸다는 점이다”고 소개했다.

인버터 업계가 무한 경쟁에 내몰리면서 안팎으로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고 시름하고 있는 현실이다.

내수시장의 무리한 경쟁을 피해 해외 시장 진출과 새로운 시장 개척을 노리는 업체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dramstime]
내수시장의 무리한 경쟁을 피해 해외 시장 진출과 새로운 시장 개척을 노리는 업체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dramstime]

그릇된 소문으로 지난 수년간 어려움을 겪었던 한 인버터 업체 관계자는 “꾸준한 기술 경쟁이 돼야 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담보할 텐데 선거판처럼 흑색선전과 가격경쟁이 난무해 아쉽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로 힘든 시기를 겪다보니 이런 저런 문제가 밖으로 표출되고 있고, 이제는 업계 스스로 바로잡아가야 할 때이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태양광 인버터 업체들은 경쟁을 피해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고, 또 관심이 덜했던 분야 이른 바 독립형 태양광 분야에서 성과를 만들어가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최근 비엠이는 독립형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개발, 인도 등 해외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업계의 자정노력은 물론, 더불어 신시장을 개척하려는 이런 움직임들이 본격화 돼 태양광 인버터 업계의 현재의 어려움들이 일소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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