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부정’으로 무너진 ‘세계경영신화’, 대우그룹 김우중 전 회장 별세
  • 최기창 기자
  • 승인 2019.12.1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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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의 우상’이었던 김우중 회장… 미납 추징금 17조9,000억에 이르러

[인더스트리뉴스 최기창 기자]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12월 9일 오후 11시 50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향년 83세다.

김 회장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린다. 그와 대우그룹 자체가 논란거리이기 때문이다.

경기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김우중 회장은 만 30세였던 1967년에 대우실업을 설립하며 일찌감치 사업가의 길에 뛰어들었다. 이후 수출에 주력하며 꾸준히 회사를 키웠다. 특히 1980년대부터는 ‘세계 경영’을 내세우며 베트남과 동유럽을 비롯한 다양한 해외시장 개척에 힘썼다. 그 결과 당시 대우그룹은 한국을 대표하는 재벌기업이자 다국적기업으로 거듭났고, 현대그룹에 이어 자산 규모 기준 재계 서열 2위까지 올랐다.

대우그룹 김우중 전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 [사진=dreamstime]
대우그룹 김우중 전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 [사진=dreamstime]

김 회장의 행보는 모든 국민의 관심사이기도 했다. 1989년 그의 철학을 담은 저서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당시 국내 최단기 밀리언셀러 기네스 기록을 작성했다. 김우중 회장은 ‘대우 신화’라는 신조어와 함께 샐러리맨의 우상이었다.

하지만 김 회장과 대우그룹의 행보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한 IMF부터였다. ‘외환위기’라는 거센 외부 파도 속에서 전경련 회장을 맡기도 했지만, 대우차-GM 합작 추진 결렬과 회사채 발행 제한 등으로 급격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이후 자체 구조조정 방안 등 자구책을 제시했음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1998년 8월 모든 계열사가 워크아웃 대상이 되며 ‘대우그룹’은 재계 명단에서 사라졌다.

대우그룹 해체 이후 김우중 회장은 법적인 책임 논란에 시달렸다. 그가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이유다. 김 회장이 세웠던 대우그룹의 회계부정이 적발됐고, 해외 재산 도피와 사기대출 혐의를 받았다. 결국 지난 2006년 징역 8년 6월과 벌금 1,000만원 추징금 17조9,253억원을 선고 받고 철창신세를 졌다. 2008년 1월 특별 사면된 이후에는 베트남 등에서 청년사업가 양성 프로그램(GYBM)을 통해 후배 사업가를 양성하는 데 힘쓰는 모습도 있었다.

그러나 미납 추징금이 17조에 이르는 데다 체납 지방세와 양도소득세도 각각 35억과 368억에 이르는 등 ‘세계적인 경영인’으로 추앙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평가도 있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그가 세운 아주대병원에 마련됐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1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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