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워지는 자율주행시대, 대한민국은 어디쯤 왔나
  • 정형우 기자
  • 승인 2019.12.1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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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2027년까지 1조 7,000원 예산 들여 자율주행 레벨4 핵심부품 개발에 투자할 계획

[인더스트리뉴스 정형우 기자] ‘자율주행’이란 단어가 낯설지 않은 시대다. 아직까지 사람 없이 ‘스스로 운전하는 차’를 경험해 본 적 없는 이들이 대다수일 테지만 머지않아 일반적으로 다가올 거란 생각이 자연스레 들 만큼 많은 소식이 들려온다.

완전자율주행은 이미 우리 곁에 와있다. [사진=dreamstime]

자율주행에는 미국자동차공학회(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 SAE)에서 정한 기준의 레벨이 있다. 전 세계 대부분의 자율주행 업계에서 사용하는 이 레벨은 자율주행 기능이 없는 레벨0부터 완전 자율주행 차량인 레벨6까지 나뉜다.

레벨0은 자율주행 관련 기술이 없는 비자동화 자동차, 레벨1은 차선이탈경보장치, 크루즈컨트롤 등을 탑재해 운전자 보조 하에 속도나 제동을 일부 제어한다. 레벨2는 속도와 방향을 스스로 제어하는 단계로 차선, 간격 유지와 속도 조절이 가능하다. 레벨3은 자동차 스스로 장애물 감지, 회피가 가능하고 막히는 길을 우회할 수 있다. 레벨4는 목적지와 이동 경로만 입력하면 주행할 수 있는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단계이며, 레벨5는 무인 자동차처럼 운전자 개입 없이 운행할 수 있는 단계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는 자동차들은 레벨2와 3 사이의 자율주행 단계가 적용되고 있는 상태이며, 여러 테스트베드를 마련해 자율주행 기술 및 자율주행 대중교통 등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차 산업의 중심, 자율주행차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월, ‘미래차 산업 신속전환을 위한 3대 전략’을 발표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2024년까지 완전자율주행 제도 및 인프라를 ‘세계 최초 완비’ 한다는 계획과 2027년 전국 주요 도로를 레벨4 수준의 완전자율주행 ‘세계 최초 상용화’ 계획이다.

이는 기존 계획인 2030년에서 3년 단축한 것으로 자율주행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기술 개발 및 인프라 확충에 더 큰 예산을 쏟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2024년까지 완전자율주행을 위한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며, 2027년까지는 1조 7,000원의 예산을 들여 레벨4를 위한 시스템, 부품, 통신 등의 핵심부품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T가 서울시와 서울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 테스트베드에 5G 자율주행 버스를 공개했다. [사진=SKT] 

특히 국토부는 광주와 울산에 차량과 차량, 차량과 도로 간 양방향 통신이 가능한 도로 인프라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 구축 사업을 진행 중이며, 세종시 규제 자율특구, 경기도 성남시 판교의 제로시티, 대구시의 테크노폴리스, 경기도 화성시의 알파시티와 같은 지방자치단체별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를 마련했다. 여기에 자율주행기술에 반드시 필요한 5G 기술을 가진 KT, 유플러스, SKT 등이 참여해 경쟁과 협력을 함께하며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미래가 기대되는 현재의 자율주행기술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변화에 앞서 올해부터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세종시에선 지난 11월 KT와 자율주행 전문기업 언맨드솔루션이 ‘시민친화형 도심공원 자율주행 서비스’ 실증사업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세종시 도심공원 자율주행 사업은 5G 자율협력주행을 기반으로 운전석이 없는 완전 자율주행셔틀을 도입하는 사업이다. KT와 언맨드솔루션은 올해 말까지 세종시 중앙공원 1.3km 구간에 자율주행 전용도로 구축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레벨4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셔틀을 운행할 예정이다.

판교제로시티에서도 제로셔틀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판교제로시티는 경기도가 자율주행 산업지원을 위해 판교 제1테크노밸리 및 제2테크노밸리에 구축한 오픈플랫폼 기반의 자율주행 실증단지로 사람과 일반차량이 공존하는 실제환경의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다.

제로셔틀은 레벨4 자율주행차량으로 최대 11명 탑승 가능하고 15kW 모터를 탑재한 전기차다. 16채널의 라이다 2개와 2D 라이다 4개, 일반 레이더 1개, 카메라 1개, GPS 등 총 11개의 자율주행을 위한 센서가 탑재돼 4단계 자율주행을 구현한다.

5.8km 거리를 운전자 개입 없이 운행하는 제로셔틀은 25km/h의 느린 속도지만 신호등 감지, 좌회전, 우회전, 차선변경 등을 혼자 수행하며 완전자율주행이 시대가 가까이 있음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자율주행 실증단지 판교제로시티에서 운영중인 4단계 자율주행 버스 '제로셔틀' [사진=경기도자율주행센터]

지난 11월 11일부터 15일까지는 국토부가 마련한 자율협력주행 주간이었다. 여기서 자율협력주행 인프라 상호호환성 시험, 군집주행 기술 시연, 자율차 사이버보안 세미나가 집중적으로 개최됐다.

특히, 여주시험도로에서 펼쳐진 화물차 군집주행은 국내 자율주행 기술의 현 주소를 알 수 있었다. 도공, 현대차, 카카오, 국민대, 아주대 등이 연구기관으로 참여한 시연은 트레일러가 연결된 40톤급 화물차 2대가 일반고속도로와 주행조건이 동일한 7.7km 거리를 달리며 진행됐다.

거대한 트럭이 대열을 유지한 채 달리고 일반차량이 군집차량 사이에 끼어들 때 차량간격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기술을 선보였으며, 전방 위험상황 발생 시 차량 간 통신을 통한 동시 긴급제동 기술 등을 선보였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트럭 운전자의 졸음운전이나 타 차량의 돌발상황으로 인한 대형사고 발생률을 감소시키는 등의 미래를 시사했다.

정부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와 같은 민간 기업에서도 자율주행기술력이 높은 회사들과 협업 소식이 들리는 등 대한민국은 지금 자율주행을 선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자율주행기술이 가져다 줄 세상의 변화만큼이나 대한민국이 자율주행기술로 세계 시장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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