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공룡’ 롯데, 데이터 커머스 ‘롯데ON’으로 역전홈런 날릴까… 오는 28일 첫 선
  • 최기창 기자
  • 승인 2020.04.2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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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창 없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 선언

[인더스트리뉴스 최기창 기자] 유통 공룡 롯데가 e커머스를 넘어 데이터 커머스로 승부수를 띄웠다.

롯데쇼핑은 4월 27일 롯데월드타워 31층 SKY31에서 롯데 유통사 통합 쇼핑몰 ‘롯데온(롯데ON)’ 운영 전략을 발표했다. 롯데온은 지난 2018년 롯데쇼핑이 온라인 분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e커머스 사업부를 신설한 뒤 구축한 시스템이다.

롯데온은 오는 28일 출범을 앞두고 있다. 롯데온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슈퍼, 롭스,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 등 롯데그룹 7개 온라인쇼핑몰을 한 번의 로그인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롯데쇼핑 조영제 e커머스사업부 대표가 롯데온의 목표는 ‘검색창 없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롯데쇼핑]
롯데쇼핑 조영제 e커머스사업부 대표가 롯데온의 목표는 ‘검색창 없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롯데쇼핑]

이러한 변화는 지난해 말부터 감지됐다. 지난해 롯데쇼핑은 수익성이 폭락했다. 매출은 1.1& 감소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이 무려 28.3%나 줄었다. 더불어 지난 12월 기존 사업부제 시스템 대신 ‘1인 CEO 체제’라는 통합법인(HQ) 구조로 전환했다.

여기에 온라인쇼핑 시장이 크게 성장한 것도 변화의 촉매가 됐다. 올해 초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탓에 오프라인 쇼핑을 꺼리는 분위기도 전략 수정에 영향을 미쳤다. 오프라인 유통망에 강점이 있는 롯데쇼핑에는 커다란 악재였던 셈이다. 또한 유통망별로 경쟁하는 전략을 추구해온 것도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중국 관광객 감소, 소비 양극화, 불매운동 등 외부 악재도 롯데쇼핑의 발목을 잡았다.

우선 롯데온은 롯데쇼핑의 장점인 데이터와 점포를 활용한다. 이는 롯데가 갖춘 두 가지의 강점을 서로 연결해 또 다른 가치로 창출하겠다는 뜻이다. 이른바 e커머스를 넘은 ‘데이터 플랫폼 커머스’다.

롯데쇼핑 조영제 e커머스사업부 대표는 “지난해에도 롯데는 국내 유통업 기준 실적 1위를 달성했다. 이는 국내 소매업 기준 10%에 해당한다”며, “시대가 변하면서 유통 환경도 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데이터와 점포라는 두 가지 테마를 활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온에서 진행하는 라이브방송 모습. 클릭하면, 상품 페이지와도 연결된다. [사진=롯데쇼핑]
롯데온에서 진행하는 라이브방송 시현 모습. 클릭하면, 상품 페이지와도 연결된다. [사진=롯데쇼핑]

핵심은 맞춤형이다. 고객의 행동과 상품을 약 400여 가지로 세분화한 뒤 롯데멤버스와 협업해 국내 인구수의 75%에 달하는 3,900만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개인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고, 구매패턴이 비슷한 고객의 데이터를 참고해 관심을 둘만한 상품을 예측해 제안한다. 그동안 오프라인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1명을 위한 소비자 중심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오프라인 매장 약 1만5,000개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온라인 매장과 결합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오프라인 점포의 고객데이터를 분석한 뒤 고객이 자주 방문하는 오프라인 점포의 이벤트 정보를 포함한 맞춤형 혜택을 제공한다. 아울러 라이브 방송을 통해 오프라인 점포와의 실시간 소통 채널 등 온오프라인 간 경계 없는 쇼핑이 가능하도록 신경을 썼다.

실제로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는 롯데온 라이브가 실제 구매와 연결되는 장면을 시현하기도 했다. 또한 잠실 근무 30대 여성과 명동 부근 근무 50대 직장인을 비교하며, 롯데온의 화면이 서로 달라지는 모습도 선보였다.

조 대표는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행동은 물론 오프라인에서 생산되는 데이터도 함께 분석한다. 이는 제곱 이상의 데이터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온라인만 하거나 오프라인만 하는 경우와는 차원이 다른 데이터가 생성된다”며, “이를 통해 서비스 수준의 차원을 만들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롯데온을 준비하며 가장 많이 참고한 사이트는 넷플릭스였다. 롯데온은 그동안 우리가 잘 해왔던 유통과 식품 분야의 사업을 총망라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특징은 그동안 구축한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우선 고객이 단순히 빠른 배송보다는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상품을 받길 원한다는 점’에 착안해 ‘적시배송’을 도입한다.

물론 그동안 롯데마트 풀필먼트 스토어와 롯데백화점의 ‘바로배송’, 롯데슈퍼의 ‘새벽배송’ 등도 그대로 유지한다. 더불어 롯데그룹 내 7,000여 매장을 활용한 스마트픽 서비스도 선보인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배송 형태로 상품을 만나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

롯데쇼핑이 기존 오프라인매장과 데이터를 활용해 e커머스를 넘어 데이터커머스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롯데쇼핑]
롯데가 기존 오프라인매장과 데이터를 활용해 e커머스를 넘어 데이터 커머스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롯데쇼핑]

‘롯데온’을 중심으로 다른 계열사의 역량을 한데 모으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오프라인 매장을 배송 거점으로 활용해 제과나 건설, 호텔 등 다른 계열사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고객 편의성을 증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 대표는 “지금까지는 각 회사가 전부 온라인을 운영했다. 그러다 보니 고객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적었다”며, “이제는 오프라인 우수회원이 온라인에서, 온라인 우수회원이 오프라인에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롯데온의 우수고객이라면, 실제 롯데호텔을 이용할 때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한다”고 언급했다.

파트너사와의 유대감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쇼핑은 방대한 데이터를 롯데온에 입점한 셀러들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인기상품 수요 및 재고 예측 등을 통해 폐기량을 줄이는 데 힘쓸 예정이다. 더불어 구매 주기 데이터를 제공해 시장 최저가가 아닌 ‘최적가’를 제안해 파트너와 상생하겠다는 생각이다.

조영제 대표는 “프로모션과 마케팅 기획은 물론 SNS가 이뤄지는 데이터도 긁어모아 분석한 자료를 파트너사와 함께 공유할 예정이다. 롯데온은 경영 전반에 필요한 핵심 데이터를 활용해 파트너와 함께 상생하는 모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물론 이를 파트너에게만 제공하지 않는다. 소비자가 더 쉬운 쇼핑을 할 수 있도록 활용한다.

그는 “롯데온에서는 셀러가 상품을 적절한 가격에 팔고 있는지, 배송과 평정은 어떤지 등 기준에 따른 점수를 매겨 대표 상품을 보여주게 된다. 이후 그 밑에 유사 상품 4개를 표시한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이 롯데온을 통해 온라인 쇼핑 시장도 정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롯데쇼핑]
오프라인 유통 공룡 롯데가 롯데온을 통해 온라인 쇼핑 시장도 정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롯데쇼핑]

다만 그동안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의 실효성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다. 롯데가 아닌 다른 회사에서 쇼핑한 내용을 포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조 대표도 “CJ나 신세계, 쿠팡 등 다른 온오프라인 경쟁사에서 쇼핑한 데이터는 여전히 우리가 취득할 수 없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그분들이 롯데에서 쇼핑할 가능성은 75%라고 생각한다. 고객들은 롯데온을 통해 혜택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롯데온의 궁극적인 목표는 검색창이 없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다. 이는 검색하지 않아도 고객이 원하는 것을 먼저 제안하겠다는 의미”라며, “내일부터 소비자를 만나는 롯데온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오프라인 유통공룡 롯데가 롯데온을 통해 온라인에서도 선두로 올라설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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