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태양광 시장전망] 위기와 기회의 시간 맞은 국내 태양광 산업
  • 이건오 기자
  • 승인 2024.01.0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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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28 계기 재생e 목표 상향 전망… ‘RE100’ 기회 삼아 ‘R&D’로 미래 준비해야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태양광 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가장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전 세계 200여개국이 모여 기후위기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COP28(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123개국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3배 늘려 11TW까지 늘리고, 에너지 효율 개선율도 2배 늘려 4% 이상까지 달성한다고 약속했다. 우리나라도 서약에 서명하고 동참을 약속했다. 올해 발표가 예정돼있는 제11차 전기본에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상향이 예상되는 가운데 귀추가 주목된다.

태양광 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가장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사진=gettyimage]

최근 한국에너지공단의 2023년 하반기 태양광 설비 경쟁입찰 결과 발표가 있었다. 공고 물량의 6.6%만 입찰에 참여해 역대 최저의 미달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RPS 미달 현상은 지난해 상반기 1,000MW 공고에 298MW가 입찰에 참여했으며, 하반기에는 66MW라는 역대 최저 입찰률을 기록했다. “가격이 올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현물시장에 몰린 까닭에 RPS 미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의견과 “태양광 시장이 위축돼 늘고 있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니까 역설적으로 현물 가격이 오르는 것”이라는 의견이 상충되고 있다.

국내 태양광 시장은 신규설치용량 4GW를 넘겼던 2020년 이후 계속해서 하락세에 접어들어 2023년에는 2.5GW(한국에너지공단 2023년 12월 12일 기준)의 신규설치용량을 기록할 것을 잠정 집계됐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들은 “생존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RE100이라는 시장 성장의 견인요소가 있지만 태양광 기자재 경쟁에서 중국에 밀려난 상황이라 R&D를 통한 차세대 기술로 미래 태양광 산업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공통적이다.

본지는 지난 12월 1일부터 15일까지 보름간 ‘2024 태양광 시장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해 국내 태양광 시장 전반을 점검하고 △모듈 △인버터 △EPC △O&M △ESS까지 분야별 설문조사를 통해 시장 동향과 이슈, 향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요소 등을 알아봤다. 아울러 국내 태양광 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업계 의견도 모아봤다.

2024년 국내 태양광 시장 규모 ‘47% 이상’ 역성장 전망

먼저 지난해 태양광 시장을 정리하며 <2023년 국내 태양광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이슈>에 대해 물었다. 10명 중 4명이 신재생에너지 및 R&D 예산 삭감(40.9%)을 선택하며 가장 많은 비율의 응답이 나왔다. 뒤이어 RE100 시장 활성화로 인한 기회 확대(24.2%), SMP 상한제 시행 및 REC 현물시장 정부 개입(14.5%), 전력시장 제도 개선 및 재생에너지 입찰 제도 시행(12.3%), 공직자 태양광 사업 참여 적발 및 이슈화(7.8%), 기타(0.3%) 순으로 조사됐다.

<2024년 국내 태양광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몇 % 성장(또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과 관련해 응답자들은 47% 이상이 역성장을 예상했고 소폭의 성장을 전망하는 답변도 있었다. 5~10% 미만 감소가 31.%로 가장 많았고, 5~10 성장이 20.3%로 뒤를 이었다. 역성장을 전망한 비율은 절반에 가까운 47.5%로 조사됐고, 성장을 전망하는 비율은 40.3%의 응답 결과가 나왔다.

한 응답자는 “2023년은 RE100 시장 활성화로 태양광 사업에 새로운 기회가 생겼지만 경기 침체, 높은 금리, 정부의 부정적 정책으로 시장이 크게 위축된 해가 됐다”며, “올해는 2023년보다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보는 이유가 글로벌 기조, 이격거리 개선, RE100 시장 확대로 인한 기회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응답자는 “국내 태양광 시장 성장의 개념을 신규설치용량으로 봐야 할지, 태양광 산업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기업들의 성장으로 봐야 할지 모르겠다”며, “여러 가지 요인으로 신규설치용량은 늘어날 수 있으나 오랜 시간 태양광 산업에 기여한 국내기업들은 위기의 해가 될 수 있다. 국내 산업을 지키지 못하면 결국 시장은 몰락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2023년 국내 태양광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이슈(좌), 2024년 국내 태양광 시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는 태양광 산업 분야(우) [자료=인더스트리뉴스]

응답자 ‘절반’, 2024년 국내 태양광 시장의 성장 요소로 ‘RE100’ 꼽아

<2023년 국내 태양광 시장 성장의 장애 요소>에서는 ‘태양광발전에 대한 부정적 국민 인식’이 23.9%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한전 계통(그리드) 연계 용량 부족(20.7%), 태양광 사업 금융조달 어려움(19.3%), 복잡한 지자체 행정 절차(17.2%), 태양광발전소 이격거리 규제 상충(10.2%), 기타(8.7%)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를 택한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주관 응답으로 ‘정부 정책’을 적어냈다.

<2024년 국내 태양광 시장의 성장(또는 감소)를 견인할 요소>에서는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RE100 시장 활성화로 인한 기회 확대(52.7%)를 꼽았다. 태양광 시장 성장의 유일한 견인요소로 주목되고 있는 RE100 시장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태양광발전소 이격거리 개선(11.8%), 재생에너지 입찰제도 본격 시행(10.6%), 산단 지붕태양광 사업 확대(10.2%), REC 가중치 조정(10.6%), 기타(4.1%)가 그 뒤를 이었다.

한 응답자는 “먼저 정부의 부정적 정책이 바뀌어야 국민의 인식도 바뀔 수 있다”며, “에너지 전환의 과정에서 태양광을 내려놓을 수 없다면 갈 수 있는 방향과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원전과 태양광 중 하나만 택해 지원할 것이 아니라 서로 보완될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며, “용량이 부족한 송전선을 획기적으로 늘려 아까운 설비 가동을 중단하는 경우가 없어야 하고, 전기가 많이 필요한 산업단지와 대도시에는 지붕 태양광을 설치해 송전 손실을 최소화 해야 한다. 초과 생산되는 전기를 수소 생산에 사용해 잉여 에너지저장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의견을 내놨다.

올해 국내 태양광 시장 성장 견인요소(좌), 국내 태양광 산업 성장 정책 보완 사항(우) [자료=인더스트리뉴스]

국내 태양광 산업은 성숙기… “실효성 있는 아젠더 나와야”

<2024년 국내 태양광 시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태양광 산업 분야>에 대해서 응답자들은 건물일체형태양광(BIPV)를 주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일체형태양광(39.8%), 계획입지 및 정부주도 태양광(20.3%), 민간주도 육상 태양광(17.4%), 수상 태양광(10.8%), 영농형 태양광( 9.2%), 기타(2.5%) 순으로 응답이 이뤄졌다.

업계가 BIPV 산업을 주목하는 이유는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 제도’가 2024년부터 민간으로 확대되는 것으로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2023년 공공건물 500m2 이상 건축물과 공공 공동주택 30세대 이상의 건축물은 의무적으로 ZEB 5등급 인증을 받는 것으로 확대돼 시행됐으며, 2024년부터는 이러한 기준이 민간으로도 확대돼 민간공동주택 30세대 이상은 ZEB 5등급 수준으로 인증을 받아야 하고, 2025년에는 민간건축물 1,000m2 이상부터 ZEB 5등급 인증을 받아야 한다.

<태양광 인식 개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 조사에서는 태양광 확대를 위한 제도개선과 민간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응답자 중 38.9%가 ‘태양광 확대 제도 및 기업 참여 환경 마련’을 선택했다. 이어 주민참여형 태양광 개발 사업 확대(20.7%), 왜곡보도 및 가짜뉴스 타파(18.6%), 태양광 홍보 및 교육 프로그램 확대(12.4%), 태양광 관련 포럼 및 전시 행사 활성화(8.5%), 기타(0.9%) 순으로 응답이 이뤄졌다.

한 응답자는 “공공기관 및 교육기관에서 심층적이고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마련해 태양광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공유하고, 산업 성장을 단단하게 받쳐낼 수 있도록 인재 양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다른 응답자는 “주민 동의를 얻기 위해 태양광발전소 개발에 2년, 3년을 흘려보내고 있다”며, “주민참여를 통한 수익 분배는 이제 당연한 수순에 있기에 동의를 구하는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프로세스나 지자체 의지가 절실하다. 민간이 적극적으로 태양광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개선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2024년 국내 태양광 산업 성장을 위해 정책적으로 보완되어야 할 부분>에 대해 29.2%의 응답자들은 ‘국내 태양광 제조산업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봤다. 26.5%로 ‘RE100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그 뒤를 이었으며, SMP·REC 등 장기적 정책 방향 제시(19.6%), 정부 부처 및 공기업과 업계의 원활한 소통(15.7%), 적극적인 R&D 투자로 인한 시장 선도기술 지원(7.8%), 기타(1.3%) 순으로 답변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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