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김기찬 기자] 고려대학교가 카페인으로 아연 금속전지의 한계를 넘어서는 연구성과를 내는 쾌거를 일궈냈다.
고려대는 3일 유승호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카페인을 활용한 고성능 수계 전해질을 개발해 아연 음극의 안정성을 높이고, 그 작용 원리를 수화 구조 변화와 전극 흡착층 형성 과정에서 규명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재료 및 환경공학 분야의 국제 저명 학술지인 ‘Chemical Engineering Journal(IF=13.4)’ 온라인에 5월 14일자로 게재됐다. 내달 1일에 정식 출판될 예정이다.
수계 전해질은 물을 기반으로 한 비가연성 전해질을 말한다. 수화 구조는 금속 이온이 물 분자와 결합해 형성하는 구조다.
최근 안전성과 경제성을 갖춘 차세대 이차전지로 수계 아연 금속 전지가 각광받고 있다. 아연은 리튬에 비해 매장량이 풍부하고 가격도 저렴하며, 화재 위험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충·방전 중 나타나는 수지상 구조 형성과 수소 발생 반응(HER)은 전지의 효율과 안정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아연 증착을 제어하고 부반응을 억제하는 전해질 첨가제가 주목받았다.
이에 연구팀은 각성 물질로 알려진 카페인을 수계 전해질의 첨가제로 활용했다. 연구팀은 카페인 분자를 활용해 아연 이온의 수화 구조를 변형시키고, 음극 표면에 얇은 흡착층을 형성함으로써 전해질 내 수소 발생 반응을 억제하는데 성공했다.
동시에 아연 금속의 균일한 증착을 유도해 전지의 안정성과 수명을 향상시키는 성과도 이끌어냈다. 결과적으로 0.02 몰(M) 농도로 첨가된 미량의 카페인만으로도 아연 금속 전지의 구조적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데 쾌거를 거둔 셈이다.
또한 연구팀은 아연 이온이 반응 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전지 성능 향상의 원인도 규명해냈다. 특히 전해질 내 물 분자와 아연 이온, 카페인 분자 간 상호작용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호 고려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극소량의 첨가제로도 수계 아연 전지의 한계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향후 전해질 첨가제 설계와 응용에 있어 중요한 기준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