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성기노 기자] 민주노동당은 원외 정당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번 21대 대선에서 의미있는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데 큰 의의를 두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권영국 후보가 1%대 득표율을 얻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자 “기적 같은 결과”라며 원외정당으로서 얻은 성과에 의의를 두었다.
권 후보는 3일 오후 7시 서울 구로구 민주노동당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에서 진행된 개표 행사에 참석했다. 선대위 관계자들은 한 시간 뒤인 오후 8시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에서 권 후보가 1.3% 득표율을 얻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자 서로 박수를 치며 격려했다.
당초 목표로 삼은 진보정당 대선 최고 득표율(19대 대선 6.17%) 경신은 이루지 못했지만 선대위 관계자들은 맑은 미소를 띄우며 만족한 모습을 보였다. 선대위 측은 “원외 정당임에도 주요 후보로 선거를 치른 이례적인 상황이었다”며 “대선을 치른 것 자체의 의의가 크고, 사실 기적 같은 결과라 생각한다”고 감격해했다.
사실 민주노동당이 이번 대선에 나서기 전까지만 해도 원외정당인 데가 대중적 인기도 추락한 상황이라 모든 여건이 최악이었다. 하지만 권영국 후보가 TV토론회에서 사회적 약자와 노동자를 대변하는 진정성을 계속 보여주며 유권자들의 뇌리에 민주노동당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선대위 관계자는 “악조건 속에 선거를 치렀다”면서 “진보정치는 이제 다시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 후보는 3일 오전 충남 태안을 찾아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기계에 끼여 숨진 노동자 유족을 위로하고 고인의 빈소를 조문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선 후보는 3일 "노동자, 농민, 여성, 자영업자,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노동자, 그리고 기후정의. 우리가 대변해야 할 존재들과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권 후보는 이날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가 발표된 후 페이스북 입장문을 통해 "앞으로도 힘차게 가겠다. 걸어온 길 그대로 올곧게 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후보는 "권영국과 민주노동당에 보내주신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배제된 존재들, 밀려나는 삶들, 불리지 못하는 정체성,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과 함께 가겠다"고 덧붙였다.
권 후보는 고공 크레인 노동자들을 찾는 것으로 공식 선거 운동을 시작했고, 투표날은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작업 중 사망한 노동자 고(故) 김충현 씨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원외 군소 진보정당이라는 한계와 짧은 조기 대선 국면에서도 후보자 토론회 등에서 선명한 목소리로 분투하며 존재감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대선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의외로 저조한 성적을 거두며 정치적 앞날이 불투명해진 것과 달리 최종승자는 권영국 후보가 됐다"라는 평가도 나온다. 애초 대중적 인지도가 거의 전무했던 권영국 후보가 TV토론회와 유세 등을 통해 확실히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임으로써 향후 진보정당의 재기에 큰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이날 오후 8시에 발표한 출구 조사 결과 권 후보는 1.3%를 기록했다.
이번 출구조사는 한국리서치·입소스·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서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325개 투표소에서 투표를 한 8만146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오차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0.8%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