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읽기] "이재명 정부 투톱이 뜬다"② 강훈식 비서실장은 누구?
  • 성기노 기자
  • 승인 2025.06.0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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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강 파워 이재명 정부의 대통령실 수장에 친명계 아닌 중립성향 의외 발탁
李 "빠른 이해력으로 국민과 대화하는 브릿지형 인물로 국정운영 조정자 역할 기대"
"민생 고통을 대통령실이 직접 부딪히며 해결해보겠다"는 '현장형 리더십'에 최적 인물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이 5월 1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4차 총괄본부장단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성기노 기자] 이재명 정부는 역대 가장 강력한 정권이 될 전망이다. 개헌 정족수에는 못미치지만 범여권 의석이 190석이 넘는다. 윤석열 정권 때는 국회에서 야당의 일방독주에 의한 법률안이 올라오더라도 대통령의 거부권이라는 최후의 방패가 있었지만 이번 이재명 정권에서는 그런 최소한의 견제장치도 없다.

이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석을 총동원해 무슨 일이든 밀어붙일 수 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진 정권이다보니 거기에 소속된 구성원들의 개별적인 권한과 파워 또한 역대 최고 수준이 될 전망이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정권의 대통령실을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역대 정권에서도 내각보다 대통령 '친위부대'인 대통령실 파워가 훨씬 더 막강했다. 비서관들이 장관을 불러 '조지는' 일도 흔했다. 최고권력자를 가까이에서 모시다 보니 그의 일거수일투족 정보가 곧 권력이 되기 때문에 내각은 대통령 비시실의 '하명기관'쯤으로 여기는 잘못된 관행이 이어져온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의 파워가 역대 최고이다 보니 그를 지근거리에서 보필하는 대통령실 또한 이 대통령에 버금가는 막강한 권력 집단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 대통령 리더십 스타일은 마음맞는 몇몇의 최측근 실무진그룹과의 정무적 호흡을 중시하며 몽골기병식의 발빠른 행보와 전략적 판단을 내린다.   

이런 점에서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정치철학과 의중을 가장 잘 꿰뚫고 있는 인사들로 채워질 것이다. 그런 그룹의 수장이 바로 비서실장이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비서실장에 그를 '잘 알지도 못하는' 강훈식 3선 의원을 지명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가장 의표를 찌른 인사"라는 평가가 많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새 정부 첫 인사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이 대통령,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황인권 경호처장.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새 정부 첫 인사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이 대통령,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황인권 경호처장. /사진=연합뉴스

2022년 대선 패배 후 체포동의안 정국과 사법리스크, 흉기 피습과 비상계엄으로 이어지는 온갖 평지풍파를 같이 겪어 온 인사가 아닌 주변에서 가만히 지켜만 보던 사람을 역대 가장 막강한 파워의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앉힌 것에 대해 민주당 안팎에서는 시샘과 질투의 시선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여기에 이재명 인사의 색깔이 그대로 채색돼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도대체 어떤 인물이기에 이재명 대통령같이 사람 보는 데 까다롭기로 소문난 지도자의 눈에 단박에 들었던 것일까.

사실 드러난 이야기로만 보면 이 대통령이 '남몰래' 강훈식 의원을 '흠모'해왔다는 정황도 있다. 2023년 3월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더좋은미래 간담회에 참석해 "저는 공식적 자리에서 '존경하는'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지 않는다"면서도 "진심으로 존경하는 강훈식"이라며 흉중의 일단을 드러낸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석에서도 사람의 호.불호에 대해 직설적으로 표현을 잘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연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강훈식 의원을 바라본 것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사실 기자는 강훈식 비서실장을 2006년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민심대장정과 관련해 알게 됐다. 당시 그는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수행과 일정팀장을 맡고 있었다. 손 전 지사 민심대장정을 취재하기 위해 일정을 협의했는데 그런 스케줄을 강훈식 '팀장'이 전담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이 사는 문제와 동떨어진 '여의도식 정치'를 극복하고 민심 읽기를 통해 새로운 정치모델을 제시하겠다"는 민심대장정이 당시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는데 그것을 기획한 인물이 바로 강훈식 팀장이었다. 바로 이때부터 강훈식 비서실장은 정무적 감각과 전략적 판단력이 남달랐다. 

지도자들이 더 이상 할 게 없어 고민할 때 식 비서실장은 꾀주머니속에서 신박한 아이디어 하나씩을 꺼내놓아 그들을 기쁘게 해주었던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비교적 계파색과 진보색이 옅은 더좋은미래 대표를 맡으며 나름대로의 독자적 정치를 하던 강훈식 비서실장의 추진력과 전략적 판단력이 자신의 빠른 실행력과 잘 어울린다고 본 것 같다. 

2023년 3월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더좋은미래 간담회에 참석해 "저는 공식적 자리에서 '존경하는'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지 않는다"면서도 "진심으로 존경하는 강훈식"이라며 흉중의 일단을 드러내자 강 대표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사진=전주MBCNews 유뷰트 캡처

정치권에서 강 실장을 평가할 때 가장 많이 동원되는 것이 바로 '능력'이다. 히 강 비서실장의 정무, 전략, 소통 능력을 이 대통령이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강 비서실장은 초선 시절부터 당 중책인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았고, 3년 전 대선에서도 전략기획본부장으로 활약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 아님에도 중요한 정치 이벤트가 있을 때 그의 '호출'을 자주 받은 것을 보면 '오직 실력만 보겠다'는 이재명의 인사원칙이 가장 잘 구현된 인물이라는 평가가 정확한 것 같다.

이 대통령은 4일 강훈식 비서실장을 소개하는 첫머리에서 "강 실장은 7090세대의 첫 비서실장으로서 대통령실을 젊고 역동적인 공간으로 바꿀 적임자로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강 실장이 대통령실을 젊고 활기찬 조직으로 만들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강 실장은 참모들과 격의없이 소통하고 치열하게 일하는 현장형 참모로 생각된다. 빠른 이해력으로 국민과 대화하는 브릿지형 인물로 국정운영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국정운영이 얽히고 설킬 때 강 실장이 현장과 소통하며 그 실타래를 잘 풀어줄 것을 기대하기도 한다. 

이 대통령이 생각하는 국정운영은 의전과 격식, 형식과 명분에 구애받는 것이 아니라 민생의 어려움과 고통을 대통령실이 직접 부딪히며 해결해보겠다는 '현장형 리더십'으로 요약된다. 이런 점에서 강훈식 비서실장은 젊고 아이디어도 많고 추진력도 갖춘 최적의 인물임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이 대통령의 인사에서 앞으로 그가 행할 국정운영의 원칙과 비전이 보인다는, 그래서 예측가능하다는 점에서 반갑다는 반응들이 많다. 이재명의 '인사 혜안'이 망가진 국가를 재건할 최고의 동력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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