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발전량 최대, 폐기물발전의 딜레마
  • 박관희 기자
  • 승인 2018.01.1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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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재생에너지생산량은 상당수가 폐기물발전에서 비롯된다. 태양광은 신재생에너지 생산량 비중으로 7.7% 수준에 머물고 있고, 풍력 역시 2.5% 수준에 그친다. 폐기물발전이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2030년까지 태양광, 풍력 중심의 전원 비중 확대가 어떤 방식으로 전개 될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폐기물발전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의 61.7%

[Industry News 박관희 기자]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의 80%를 폐기물과 바이오매스가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기물은 전체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의 60% 이상을, 바이오에너지는 약 20%를 차지했다.

최근 발표 된 신재생에너지 보급 통계 조사에 따르면 폐기물발전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의 61.7%를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폐기물발전소 전경[사진=부산광역시]
최근 발표 된 신재생에너지 보급 통계 조사에 따르면 폐기물발전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의 61.7%를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폐기물발전소 전경[사진=부산광역시]

발전량 기준으로도 폐기물은 압도적이다. 전체 발전량 40,65만5,803MWh 중 폐기물 발전은 2,275만4,303MWh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 공개된 한국에너지공단의 2016년 신재생에너지 보급통계 조사에 따르면 폐기물은 8,742,726toe(석유환산톤)를 생산해 전체 생산량의 61.7%를 기록했다. 2016년말 기준으로 전체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은 14,71만8,408toe이다.

폐기물발전은 폐가스를 비롯해 목재, 폐합성수지류, 폐타이어 등 산업시설에서 발생되는 쓰레기를 고형폐기물연료(이하 SRF)로 가공하고 이를 소각해 발생하는 열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시스템이다.

고형폐기물연료 사용여부가 현안
SRF는 환경유해성 시비 등이 반복돼 발전시설 설치 간 지역 주민들과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충남 내포 신도시에 SRF 연료 사용 건이 지역의 최대 현안이자 장기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연말 전남 나주시에서도 SRF 연료 사용을 놓고 주민들이 1인 시위를 이어가며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 나주 시민 박모씨는 자신을 공공기관 근무자라 소개하며 “시골이지만 혁신도시로 발령받아 정붙이고 지내보려고 하는 데 SRF를 사용한 발전소 문제가 크다”면서 “나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근교 광주와 목포, 무안 모두 영향을 미칠 것이고, 멀리 보면 전남권의 호흡기 질환과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고 밝혔다.

나주시 총무국 혁신도시에너지과 관계자는 “발전소는 관계 법령의 제도적 뒷받침을 받아 건립되고 운영되고 있다”면서 “주민의 심각한 우려와 걱정에 따라 나주시는 관계부처와 기관의 전향적 결단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나주시 지역민들은 일단 열병합발전에 필요한 연료를 SRF가 아닌 LNG로 한정해주길 바라고 있다. 지난해 나주시 주민불편신고 채널에는 이와 관련한 지적과 건의가 계속 이어졌다.

폐기물발전 분야에서 고형폐기물 연료의 사용여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사진=한국재활용폐기물공제조합]
폐기물발전 분야에서 고형폐기물 연료의 사용여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사진=한국재활용폐기물공제조합]

이달 8일 평택에서는 시의회가 주도해 SRF 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소 건립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평택시의회는 기본적으로 소각을 하는 발전소이기 때문에 발전 과정에서 미세먼지와 대기오염물질을 유발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환경유해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 SRF를 연료로 하는 발전소 설치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8일 임시회를 연 평택시는 고형폐기물 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소 건립 반대 결의안을 채택했다.

전국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이 가장 많은 전남은 303만4387toe의 생산량을 보였다. 전남에 이어 경북이 지난해 204만3,009toe의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했고, 충남은 184만5751toe로 3위를 기록했다. 전남의 경우 전국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의 21%를 차지한다.

주목할 점은 전남 역시 신재생에너지생산량의 80% 이상을 폐기물이 차지한다는 것이다. 전남의 폐기물발전은 246만4690toe에 달한다. SRF와 원목과 폐목재 등 임산연료의 비중이 높아졌다. SRF 연료의 경우 17만862toe로 해마다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태양광과 풍력을 중심으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계획의 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계획 발표 당시 폐기물 발전은 선진국들의 기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면서 “그렇다면 앞으로 신재생에너지원에서 빠질 수도 있는데,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폐기물이 빠지고 이를 태양광과 풍력으로 대체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국제 기준 고려하는 정부, 폐기물은 어쩌나?
정부는 3020 계획 발표에서 기존 폐기물과 우드펠릿 등에 대한 REC 가중치가 축소되고, 국제기준과 국내 여건을 감안해 비재생 폐기물을 재생에너지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추진된다고 밝혔다.

지난달 20일 백운규 장관이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관련 계획에는 비재생 폐기물을 재생에너지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사진=Industry News]
지난달 20일 백운규 장관이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관련 계획에는 비재생 폐기물을 재생에너지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사진=Industry News]

신재생에너지와 관련 국제적으로 통일된 정의는 없지만 국제에너지기구(이하 IEA)에서는 태양열과 태양광, 풍력과 수력, 조력과 파력, 해양, 지열, 바이오와 도시폐기물을 한국내 재생에너지로 밝히고 있고, 이외 비재생폐기물로 산업폐기물과 도시 폐기물로 구분하고 있다.

IEA 기준 국내 재생에너지 총계를 보면 지난 2015년 기준 670만4,000toe를 생산했고, 발전량은 1만873GWh로 집계됐다. 이어 2016년 잠정치는 생산량이 757만toe, 발전량은 1만3,244GWh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에서 제외한다고 밝힌 비재생 폐기물의 2015년 생산량은 270만1,000toe이다.

국내 신재생에너지업계 관계자는 “3020에서 폐기물이 빠지는 문제는 쉽지않다”며 “SRF에 못지않게 태양광 풍력도 민원문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며 “정부에서는 신재생발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폐기물발전의 처리문제가 곧 태양광, 풍력 보급만큼 중요한 문제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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