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을 통한 남북 재생에너지 협력 추진 '훈풍 부나'
  • 최홍식 기자
  • 승인 2018.10.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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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사이에 평화의 기류가 흐르고 북미 대립이 완화되면서 태양광발전을 비롯한 에너지분야의 협력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북한 상황 고려했을 때 마이크로 그리드 확대가 가장 적합

[인더스트리뉴스 최홍식 기자] 올해에만 세 차례나 진행된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인이 많은 관심을 보인 소식이었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잠시 주춤했던 북미 관계도 다시금 평화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최근 산업연구원에서 발표된 ‘북한 에너지 전력 현황과 남북 태양광분야 협력방향’ 보고서에서도 남북한을 둘러싼 해빙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평화정착을 기대하고 있다.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북한지역의 재생에너지 전력공급 시스템에는 첨단마이크로 그리드 구축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사진=dreamstime]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북한지역의 재생에너지 전력공급 시스템에는 첨단 마이크로 그리드 구축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사진=dreamstime]

아직까지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남북한 관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분위기는 이전에 없던 평화의 시대가 자리 잡을 수 있는 기회로 판단된다. 이러한 가운데 전력 및 에너지공급이 매우 열악한 북한이 향후 평화체제 전환 이후 본격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전력 및 에너지 공급 확충에 주력해야 한다.

따라서 태양광을 비롯해 대부분의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남한이 북한의 태양광발전 설비 확충에 중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한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남북 에너지 분야 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상호 윈윈전략이 될 수 있다. 전력공급 확충이 시급한 북한과 새로운 산업성장 동력이 필요한 남한의 입장이 서로 잘 맞물릴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한 재생에너지 협력은 철저하게 북미와 남북한의 평화체제 정착을 기본적인 전제로 이뤄진다. 지금의 평화분위기가 확산되고 대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우리가 바라고 있는 재생에너지 협력 시간은 빠른시간에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때가 도래했을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정부와 산업계 및 민간 차원의 다각적인 준비작업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태양광산업협회는 대북 협력방안을 추진하고자 남북에너지 경협 TFT를 구성해 한반도의 원활한 에너지 경제 협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태양광을 중심으로 남북한 간의 재생에너지 분야 관계증진은 가격이나 물량 차원에서 절대 우위를 누리고 있는 중국제품과의 경쟁을 우선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단품의 수출은 그다지 큰 효과를 얻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며,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설비구축 및 시설운영을 통한 수익모델을 취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론 이 역시 북한의 대외무역법 및 투자 유치 관련 조항의 개정을 통해 철저히 투자와 진출의 안전이 보장되어야 한다.

남북한 재생에너지 협력은 남북한의 평화체제 정착을 기본적인 전제로 이뤄진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남북한 재생에너지 협력은 남북한의 평화체제 정착을 기본적인 전제로 이뤄진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최근 북한은 각 가정에서는 부족한 전력을 독자적으로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기존의 경유발전기를 대체해 태양광발전 시설을 갖추는 가구가 급증하고 있다. 이미 약 10만 가구가 태양광발전 설비를 구비하고 있다는 정보도 있다.

‘재생에너지 3020 계획’ 등을 비롯해 이전 정부와 달리 현 정부가 재생에너지에 중점을 두고 탈원전 및 탈석탄화력 전력공급 구조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업계는 가격과 규모에서 절대우위의 중국, 기술력의 일본 사이에서 이른바 ‘넛 크래커’적 상황에 놓여있다.

따라서 북한의 재생에너지 시장 진출은 우리 재생에너지 산업계로서는 향후 성장의 모멘텀을 제공하는 매우 중요한 호기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누적적‧선형적으로 발전해 온 우리나라의 전력공급 구조에 비해 낙후되고 전력원이 편향되어 있는 북한 전력공급 구조를 감안할 때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북한 지역의 전력망 구축은 시스템 차원에서 일정 단계를 생략하는 비약적인 양상으로 추진될 확률이 높다.

즉,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북한지역의 재생에너지 전력공급 시스템에는 최근 도입되는 ESS를 포함해 최고 효율의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이 포함된 첨단 마이크로 그리드 구축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마이크로 그리드를 중심으로 추진돼야 하는 이유는 북한의 송배전 설비와 관련이 깊다. 북한의 송배전 설비는 매우 낙후되어서 전국적인 송배전망 구축은 장기과제로 추진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우선 시급한 전력 공급 확충을 위해서는 지역단위의 전력망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남북한 재생에너지 협력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우선 민간 전문가를 중심으로 ‘남북 재생에너지 협력위원회(가칭)’를 구성해 각공 데이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북한의 재생에너지 공급확대 모델을 다각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정보의 외부 노출에 극도로 민감한 북한체제의 특성을 감안해 전국단위의 그리드 접속보다는 지역단위의 마이크로 스마트그리드를 지향해 소규모 지역 단위의 전력수급 데이터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솔루션을 도출하는 것을 추진해야 하며, 에너지관리시스템 등을 포함한 솔루션 구축작업에 북한의 관련소프트웨어 인력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남북한 특정 소규모 지역을 대상으로 파일롯 사이트 구축을 추진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향후 북한지역 태양광 기반 마이크로그리드 건설 및 운영 노하우를 선험적으로 축적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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