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스마트팩토리, 가능성과 리스크 함께 따져라
  • 김관모 기자
  • 승인 2019.11.19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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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제품을 자동화로 만든다... 예산과 인력문제, 기존 제도와의 충돌 고려해야

[인더스트리뉴스 김관모 기자] 4차산업혁명 시기에 접어든 오늘날 제조업 분야에서는 큰 변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 핵심이 스마트팩토리 사업이다. ICT와 기존 제조시설을 접목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는 스마트팩토리는 이제 필수불가결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사업이 침체기에 빠진 한국 제조업을 다시금 일으켜 세우는 만능열쇠가 될 수 있을까? 우리가 진정 제조업의 변혁을 원한다면, 스마트팩토리가 가진 가능성과 리스크는 무엇인지 따져봐야 할 것이다.

4차산업혁명시기에 스마트팩토리는 필수불가결처럼 보인다. 스마트팩토리가 가진 고도화된 자동화와 가치 창출은 큰 장점이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은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 [사진=dreamstime)
4차산업혁명시기에 스마트팩토리는 필수불가결처럼 보인다. 스마트팩토리가 가진 고도화된 자동화와 가치 창출은 큰 장점이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은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 [사진=dreamstime)

10년의 도전, 성과는 미진

먼저 스마트팩토리의 흐름을 살펴보자. 2010년 독일은 4차산업혁명의 신호탄을 알리는 인더스트리 4.0 정책을 선포했다. 이후 ICT를 제조업에 접목해 생산성과 품질 등을 강화하는 ‘스마트팩토리’ 사업은 오늘날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4년 박근혜 정부 때부터 제조업 혁신 3.0 사업의 일환으로 스마트팩토리 보급 확산 정책을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에 들어와서는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스마트공장 확산 및 고도화 전략’을 수립하고 2022년까지 스마트팩토리 3만 개를 구축할 계획도 발표했다. 기업들의 관심도 높다. 지난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스마트공장 인식도 및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공장이 필요하다는 응답율이 84%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스마트팩토리 사업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민관합동 스마트공장추진단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국내 36만개 중 70% 이상이 ICT를 적용하지 않은 상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에 밝힌 ‘중소제조업 4차산업혁명 대응조사’에서도 IoT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AI 등의 기술을 도입한 기업이 응답업체 중 1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많은 제조업체들이 스마트팩토리를 원하면서도 정작 현장에 적용하는 것을 꺼린다는 방증이다.

완벽에 가까운 제품을 사람 없이 자동으로

기업들이 스마트팩토리로 전환하고 싶어하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효율성과 품질 강화다. 광주 삼성전자 그린시티는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생산기지 중 하나다. 이곳은 한국 스마트팩토리(스마트공장)의 베스트 프랙티스로 알려져 있다. 매년 수백의 기업가와 제조업체 관계자들이 이곳을 찾아 노하우를 발굴한다. 그중에서 스마트팩토리의 최첨병 역할을 하는 곳이 정밀금형개발센터다. 이 센터는 설계와 제작, 조립의 공정을 3D 데이터 기반으로 체계화하고 24시간 무인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결과 30일이 걸리던 공정은 9일 미만으로 단축됐다. 또한, 통합관제시스템도 갖춰지면서 일반적으로 80%대에 불과한 제품 합격률도 99%에 달한다. 이런 사례는 오늘날 제조업의 미래가 나아갈 방향을 잘 알려준다.

삼성전자 정밀금형개발센터에 있는 금형형상 가공 공정 라인의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정밀금형개발센터에 있는 금형형상 가공 공정 라인의 모습 [사진=삼성전자]

한국 인구가 점차 줄어들고 고령화되어가는 상황에서 이런 자동화는 업무의 질을 높이고, 노동력 부족도 해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휴먼 에러에 따른 문제점도 줄일 수 있으며, 균일하고 높은 품질의 제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진다.

데이비드 스티븐슨은 <초연결>이란 책을 통해서 “IoT를 통한 초연결 혁명은 설계와 제조, 유통, 사용, 유지, 판매 등 모든 과정이 하나로 연결된다”며, “기업들은 굳이 이런 과정마다 개별적인 전략을 수립할 필요 없이 실물과 디지털이 융합하듯 모든 단계가 밀접하게 하나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스마트팩토리, 가치를 바꾸는 힘

또한, 스마트팩토리는 기업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 분야의 변화도 불러올 수 있다. 빅데이터들을 수집하고 분석해 모니터링하는 일은 현장의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효과를 거둔다. 이런 솔루션은 회사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산업 구조를 개편하게 만든다.

이와 관련해서 우리는 핀란드의 글로벌 엘리베이터 회사 코네가 보여준 성과를 주목해 볼만하다. 코네는 AI소프트웨어 왓슨을 도입해 엘리베이터의 노후 정도나 고장, 내부 습도 및 온도 등을 자동으로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그 결과 이 회사의 고장 발생건수는 기존보다 25% 줄었으며, 고객불만신고도 6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코네는 이 기술력과 노하우를 다른 경쟁회사에도 제공하면서 엘리베이터 제조업을 단순한 중장비 기업이라는 패러다임에서 서비스 기업으로 바꿀 수 있었다. 스마트팩토리를 통해서 저절로 사업의 확장이 이뤄지고 기업의 가치도 높아진 것이다.

핀란드 엘리베이터 회사 코네는 엘리베이터에 AI를 도입해 전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사진=코네]
핀란드 엘리베이터 회사 코네는 엘리베이터에 AI를 도입해 전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사진=코네]

스마트팩토리 시대의 도전 과제

반면, 스마트팩토리 시대가 극복해야 할 문제들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해킹이나 바이러스 등 네트워크 보안문제다. 모든 업무가 연결돼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기도 하지만, 보안이 뚫렸을 때는 가장 큰 단점으로 돌아선다. 주요한 업무의 신뢰성과 안전성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안 대응 기술도 스마트팩토리의 중요한 사업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예산과 시간이다. 스마트팩토리는 당장 큰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한국표준협회는 스마트팩토리의 디지털 혁신이 성과를 거둘 때까지 최소 5년 이상이 걸린다고 내다보고 있다. 특히 소비자와의 거래가 활발한 금융업이나 유통업과는 달리 B2B 업종이 주된 제조업은 스마트화가 느릴 수 밖에 없다고 진단하고 있다. 따라서 충분한 예산과 전문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정부의 지원정책에 기댈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생각해볼 문제는 기존 제도와 관행의 반발이다. 특히 강성노조가 많은 제조업 분야에서 스마트팩토리는 ‘뜨거운 감자’와 같다. 한 예로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11월 광명시 소하리 공장에 약 250억원을 투자해 회사에서는 처음으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리해고를 우려한 노조가 반대하고 나서면서 구축 계획이 차일피일 늦어지고 있다. 기존에 사람이 하던 일을 로봇이나 AI가 대신하면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두려움이 변혁의 욕구보다 큰 것이다.

혁신전문가 알렉 로스도 <미래산업보고서>라는 책에서 이런 도전과제들을 지적했다. 그는 “로봇에 대한 자본 지출은 계속 감소하는데 반해서 인간 노동력의 운영지출은 계속 증가하기 때문에 고용주는 인간노동력에 흥미를 잃을 것”이라면서 노동시장의 대격변을 점쳤다. 그러면서 “사회와 기업이 새로운 기술로 최대 이익을 거두려면 과거보다 더욱 노력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성장산업에 적응하도록 그 방향으로 시민을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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