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으로 ‘제조업 강화’ 시작
  • 최기창 기자
  • 승인 2019.09.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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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부품·장비 분야 탈일본 위해 ‘스마트팩토리’ 카드 선택

[인더스트리뉴스 최기창 기자] 정부와 대기업이 유망 중소기업 육성에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박영선), 삼성전자(사장 김종호),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에스비비테크와 상생형 스마트공장지원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소재, 부품, 장비 분야 유망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한 ‘소재․부품․장비 상생형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의 일환이었다. 에스비비테크는 해당 사업 제1호 기업이며,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과 연계한 예산과 전문 멘토 등의 지원을 받게 된다. 이를 통해 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게 된다.

중기부와 삼성전자가 유망 중소기업 육성에 나선다. [사진=중기부]
중기부와 삼성전자가 유망 중소기업 육성에 나선다. [사진=중기부]

에스비비테크는 일본에서 생산 및 공급하는 하모닉 감속기를 국내 기술로 양산에 성공한 기업이다. 하모닉 감속기는 모터의 힘을 증폭하고, 원하는 정위치로 이동하게 하는 감속기다. ‘하모닉 감속기’라는 명칭은 로봇 감속기로 유명한 ‘Harmonic Drive Systems(HDS, 日)’의 기업명이 제품 이름으로 굳어진 경우다.

에스비비테크는 하모닉 감속기의 주요부품 및 감속기조립의 주요공정을 혁신해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제조라인을 구현하고자 상생형 스마트공장을 추진 중이다. 에스비비테크는 스마트공장 구축 수준에 따라 6,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사업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더불어 삼성전자 멘토들이 기업 현장에 방문해 주요 문제를 해결하는 맞춤형 기술 지도를 제공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스마트팩토리를 미래 과제로 설정한 뒤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제조업 위기론’ 속에서도 다양한 카드를 통해 ‘제조업 육성’을 장려했다. 제조업 육성에 속도가 붙은 때는 지난 7월.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이후다.

정부는 화이트리스트 배제 이후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 구조 자체가 기술과 역량이 풍부한 중소제조업체들조차 자립하기 쉽지 않았다는 분석 속에 중기부와 산업부를 중심으로 다양한 정책이 쏟아졌다. 특히 중기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협력’을 해법으로 제시하는 등 산업 구조 개혁에 힘을 쏟았다.

정부의 스마트팩토리 정책이 빛을 볼지 관심이다. [사진=dreamstime]
정부의 스마트팩토리 정책이 빛을 볼지 관심이다. [사진=dreamstime]

이번 정책은 중기부가 대기업과 함께 중소기업의 성장을 위해 힘을 모았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특히 정부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마트팩토리’를 해결책으로 선택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중소기업들은 스마트팩토리와 다소 거리가 있었다. ‘협력사’ 혹은 ‘하청’이라는 한국 제조업 특유의 관계 속에서 혁신을 외면했던 것이 사실이다. 세계적으로 ‘디지털 전환’과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서도 비용과 무관심으로 인해 스마트팩토리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기 일쑤였다. 생존을 위해서라도 ‘스마트팩토리’가 필수였지만, 중소기업에는 정작 ‘그림의 떡’이라는 평가를 받은 이유였다.

하지만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인해 ‘기초 산업 육성’이라는 키워드가 화제로 떠올랐고, 정부는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의 중요성에 대해 이제야 눈을 뜨게 됐다. 말로만 외치는 ‘디지털 전환’이 아닌 실질적인 스마트화 지원책이라는 뜻이다.

또한 그동안 일본산 소재‧장비‧부품을 의심 없이 주로 수입하던 대기업 역시 안정적인 공급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대기업들이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인식한 이유다. 이에 따라 수요-공급 기업의 자발적인 협력 관계가 필요해졌다.

결국 소재‧장비‧부품 분야의 국산화가 진행될수록 국내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이 더욱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위기’가 기회로 바뀐 셈이다.

전문가들 역시 스마트팩토리가 중소기업의 육성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사진=dreamstime]
정부가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사진=dreamstime]

중기부 박영선 장관은 “그동안 중소기업들을 만나 본 결과 소재·부품·장비를 생산할 수 있거나 일본보다 더 앞선 기술을 가진 히든챔피언들이 국내에 많다는 걸 느꼈다”며, “이번 상생형 스마트공장 사업 지원으로 대기업과 역량이 있는 중소기업이 연결돼 소재·부품·장비분야 유망 중소기업이 많이 배출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제조업의 구조를 바꾸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드러난 부분이다.

삼성전자 윤부근 부회장도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중앙회와 함께 삼성과 거래가 없는 국내 중소기업도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사장급을 책임자로 선임하고, 200여명의 삼성전자 제조 전문가를 현장에 투입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소재·부품·장비 등 다양한 업종에서 땀 흘리는 중소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 서승원 상근부회장은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중소기업들이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통해 오늘 이후로 많은 중소기업들의 국산화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국가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제조업의 스마트화를 꾸준히 지원할 방침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지속 발굴할 계획”이라며,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공장지원실로 많은 문의를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노력이 국가 산업구조의 변혁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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