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장에 윤종원 前 경제수석비서관 선임… 노조 반발
  • 최기창 기자
  • 승인 2020.01.0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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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관료 출신 외부 은행장 임명

[인더스트리뉴스 최기창 기자] IBK기업은행에 새로운 수장이 임명됐다. IBK기업은행은 윤종원 前 경제수석비서관이 제26대 중소기업은행장으로 1월 3일 취임한다고 밝혔다.

윤 신임 은행장은 인창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행정학 석사와 미국 UCLA 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1983년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했고, 재무부 저축심의관실,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 서기관,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산업경제과장, 경제정책국장,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특명전권대사, 연금기금관리위원회 의장,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등 요직 두루 거쳤다. 거시경제와 국내·국제금융, 재정은 물론 산업과 구조개혁 등 경제정책 전반을 두루 담당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신임 IBK기업은행장에 임명된 윤종원  前 경제수석비서관 [사진=기획재정부]
신임 IBK기업은행장에 임명된 윤종원 前 경제수석비서관 [사진=기획재정부]

더불어 금융시장 관리, 금융 혁신, 은행 구조조정, 금리자유화와 통화정책, 금융규범 국제협의, 연금자산 관리, 중소기업 지원, 산업 혁신 등 금융과 중소기업 분야에 풍부한 정책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MF와 OECD 등 국제기구에서도 오랜 기간 근무하는 등 글로벌 감각과 네트워크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출신이기에 ‘소득주도성장’, ‘포용적 성장’. ‘사람 중심 경제’, ‘혁신 금융’ 등 현 정부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도 그의 장점이다.

IBK기업은행 측은 “치밀하고 공평무사한 일 처리, 뛰어난 정책 실행 능력과 팀워크 중시, 온화하고 소탈한 성품, 직원 역량 강화에 대한 배려 등으로 주위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이번 결정은 노조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그동안 ‘청와대 인사 낙하산 임명’에 꾸준히 반대 의사를 표명해왔다. 특히 지난달 18일에는 IBK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스스로 적폐를 자행하고 있다”며 외부인사의 은행장 임명을 강하게 규탄한 바 있다.

이번 윤종원 신임 은행장 임명은 청와대가 충분히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IBK기업은행은 최근 은행장을 지낸 조준희, 권선주, 김도진 전 은행장이 모두 내부 인사 출신이다. 만약 내부 출신 인사가 4번 연속 은행장에 임명되면, 내부 인사 선임이 관행처럼 굳어질 가능성이 있다.

더군다나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현재 금융노조와 민주당은 정책연대 중이다. 임기 반환점을 돈 문재인 정부가 다양한 개혁에 꾸준히 힘을 내려면, 오는 4월 열리는 총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도 정부가 굳이 외부 인사 임명을 강행한 것은 내부 인사 선임에 대한 이러한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부 은행장 임명 이후 다양한 성과를 내온 IBK기업은행이 신임 은행장 선임으로 인해 자칫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우려로 꼽힌다. 정책 금융 지원보다 소통 단절을 넘어 임금 삭감, 복지 축소 등 눈에 보이는 단기성과에만 치우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윤종원 신임 은행장이 진통과 우려를 딛고 IBK기업은행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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