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트렌드] IRA 지침 완화로 ‘숨통’ 트인 K-배터리, 장기적 대안 마련해야
  • 이건오 기자
  • 승인 2023.05.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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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마케팅 등 공급망 다변화 위한 적극적인 지원책 필요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최근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에 가장 큰 화두는 중국 중심의 공급망 탈피와 주요국들의 자국산업 보호 정책 시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4월 18일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을 정식 시행함에 따라 우리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원 공급망과 인프라 확보 등의 과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4월 18일 미국 IRA 시행에 따라 K-배터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원 공급망과 인프라 확보 등의 과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gettyimages]

IRA 핵심광물 세부지침 완화… K-배터리 단기적 ‘숨통’ 트여

미국은 IRA 시행에 앞서 전기차 보조금 관련 세부 지침을 발표했으며, 전기차 배터리 제작 시 부품과 핵심광물을 나눠 혜택이 부여되는 구체적인 기준이 공개됐다. 내용에 따르면,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부품·핵심광물을 사용할 경우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받는 세제 혜택을 부여한다.

배터리 부품과 핵심광물 부문에 각각 3,750달러의 혜택이 주어진다.

배터리 부품의 경우, △양·음극 △분리막 △전해액 △배터리셀모듈 등이 포함되며 향후 북미에서 필수로 제조·조립돼야야 함을 명시하고 있으며, 2023년 최초 50%에서 매년 10%씩 증가해 2029년 100%까지 상향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광물의 경우, 알루미늄, 리튬, 코발트, 니켈 등 핵심광물에 양극·음극활물질, 전해질 염/첨가제 등 구성물질을 포함해 제조·조립조건을 명시하고 있으며, 2023년 40%에서 매년 10%씩 증가해 2027년 80%까지 상향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다만 세부지침 완화가 적용된 광물의 경우, FTA 미체결국에서 채굴·조달하더라도 한국 등 FTA국에서 가공해 50% 이상 부가가치를 창출/재활용하는 경우는 인정하는 것으로 조정됐다.

미국 IRA 관련 주요 타임라인 [자료=미국 재무부, 그래픽=임준성 기자]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에서 최근 발표한 경제브리프 자료에서는 이번 세부지침 완화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현재 배터리 생산 공정 유지가 가능해 단기적으로는 안정성이 확보됐으나 향후 소재 조달면에서는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K-배터리 기업의 대응 방향은 양·음극활물질의 핵심광물 생산은 국내서, 이후 양·음극 제조 등은 미국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되며, 아르헨티나, 칠레 등 비 FTA 체결국에서 광물 제련을 하더라도 국내 최종가공 후 수출을 통해 대응이 가능해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주요 광물의 생산·제련을 담당하는 중국 등 국가를 배제할 가능성과 그 외 지역에 정제련 시설 및 자체 공급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IRA 내 전기차 관련 세제 혜택 [자료=미국 재무부]

기업 공급망 다변화 위해 적극적인 지원책 필요

국내 부품업체의 경우 북미 투자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핵심광물·소재업체는 가공 후 수출이 가능해짐에 따라 업체별 공급망 구축 전략이 다양화될 전망이다. 부품은 2029년까지 북미에서 100% 생산의무가 확정돼 셀, 완성차 등 고객사의 북미 생산 부품에 대한 니즈가 강화될 예정이고, 현지 생산 공정 확보와 증설이 필수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 배터리 메이커 및 부품 업체들이 발 빠른 해외투자로 대응 중이다. 2022년 기준 기업정보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K-배터리 3사의 美 투자규모는 17.5조원으로 파악되며, 국내 부품산업 플레이어들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미래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광물 산업은 핵심광물 조달에 따른 리스크가 해소돼 비용을 감안한 국내외 투자 전략을 모두 고려할 수 있게 됐으며 광물 정·제련분야의 집중 육성이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 투자는 높은 공사비·인건비로 국내 대비 단위당 생산설비투자(CAPEX)가 2~3배 이상 소요돼 자금력이 충분치 못한 개별 기업은 국내 증설을 선호할 것으로 보이며, 핵심 원재료의 조달처 다각화, IRA 허용국가 내 정·제련시설 구축 및 독자적인 기술개발로 대응할 것으로 파악된다.

IBK경제브리프를 작성한 김태완 대리는 “美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의 핵심원자재법(CRMA) 등 이차전지 관련 제도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에 필요한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점유율 확대가 기대되는 국내 소부장 기업을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금융 우대 프로그램과 모험자본 투자 확대를 비롯해 해외·외국인직접투자를 검토하는 이차전지 기업 대상 마케팅·자금지원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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