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제조데이터·로봇, 2024년 ‘디지털 제조’ 시대 연다
  • 최종윤 기자
  • 승인 2023.12.01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종 목표 ‘자율화’의 전제조건 ‘디지털화’ 진행중

[인더스트리뉴스 최종윤 기자] 이제는 ‘디지털’이다. 그간 기초단계의 스마트공장 보급, 확산 정책으로 스마트제조혁신을 추진해온 정부가 고도화 단계로 ‘신 디지털 제조혁신 추진전략’을 세웠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이영, 이하 중기부)는 지난 9월 18일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새로운 제조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2024년에는 스마트제조 시장의 제2막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본지는 2024년 다가오는 ‘디지털 제조’ 시대 메인 키워드로 ➀산업용AI ➁제조데이터 ➂로봇을 선정하고 시장전망을 진행했다. [사진=gettyimage]

‘신 디지털 제조혁신 추진전략’은 2014년부터 정권교체와 상관없이 명맥을 이어온 ‘스마트제조혁신’ 정책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스마트제조혁신 정책은 지난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3만개 보급을 달성하면서 제조혁신의 저변을 크게 확대해 왔다. 다만 보급·확산이 중심을 이뤄왔던 만큼, 최근 질적 고도화 지원 정책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2023년 스마트제조혁신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정부는, 질적 고도화를 위해 ‘디지털’에 초점을 맞추며 제조혁신 정책의 틀을 다시 짰다.

디지털 제조혁신 추진 전략은 실질적인 정책방향과 실천전략을 제시했다. 2027년까지 디지털 제조혁신 기업 2만5,000개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지원 방식도 그동안의 정부 주도 획일적 지원방식에서 벗어나 기업 역량에 따라 맞춤형 지원 방식을 채택했다. 중소기업이 제조혁신 사업을 신청하면 민간 전문가의 평가에 기초해 선도모델, 고도화 또는 기초단계의 지능형 공장 등을 맞춤 지원하는 식이다.

세부적으로 역량 우수기업은 AI·디지털트윈이 적용돼 작업자 개입을 최소화하는 자율형 공장 또는 가치사슬 내 기업간 디지털협업공장 등 선도모델로 육성한다. 역량 보통기업은 제조데이터 기반으로 설비·공정을 자동제어하는 디지털 제조 고도화 공장으로 육성한다. 역량이 다소 부족한 기업에 대해서는 생산환경 개선과 인력난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로봇·자동화 설비, 생산정보 디지털화 등 기초단계 공장을 기업 상황에 맞게 지원한다.

정부의 ‘디지털 제조혁신 전략’은 현재 현장의 디지털 전환 트렌드와 고도화 추진 시점에 절묘하게 들어섰다. 정부 전략과 현장 니즈의 시너지로 2024년에는 스마트제조 시장의 제2막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본지는 2024년 다가오는 ‘디지털 제조’ 시대 메인 키워드로 ➀산업용AI ➁제조데이터 ➂로봇을 선정하고 시장전망을 진행했다.

제조의 미래, ‘디지털화’에 따른 ‘자율화’

스마트제조 트렌드는 기존 ‘자동화’(Automation)에서 최종 미래인 ‘자율화’(Autonomous)로 나아가고 있다. 동일한 업무를 규칙적으로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자동화’는 동일한 제품, 프로세스에서는 효율적이다. 하지만 환경이 변화할 때는 사람의 개입이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자율화’는 사람의 개입이 필요없다. 환경을 인식해 자율적으로 판단한다. 제품 변경, 공장상황 변화 등에도 스스로 능동적으로 셋팅을 변경하는 등 대응한다는 뜻이다. ‘완전 무인화’와도 비슷하다. 이미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자율화’ ‘무인화’ 생산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는 추세다.

‘자율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제조 영역에서 결국 광범위한 디지털화가 전제돼야 한다. 단순 생산공정을 넘어서는 공급망, 제품설계, 유통 등 전체 비즈니스 영역에서의 디지털화를 의미한다. 이에 AI, 디지털트윈 기술이 부각되고 있으며, 글로벌적으로 제조데이터 표준화가 가속되고 있다.

스마트제조의 최종 종착지인 ‘자율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제조 영역에서 결국 광범위한 디지털화가 전제돼야 한다. [사진=gettyimage]

국제적 흐름인 제조의 ‘디지털화’

최근 몇년 사이 AI, 디지털트윈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제조 공정 전반으로 적용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가시적으로 생산성 향상 등을 도출하면서 디지털 제조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에 국가 차원에 제조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20년을 기점으로 독일 등 제조 강국들은 산업혁신 전략 관점에서 제조업에서의 AI 등 활용을 전략적으로 추진중에 있다. 유럽연합(EU)는 ‘인더스트리5.0’을 통해 △AI △디지털트윈 △데이터 △인간-기계 통합 △에너지효율 △스마트소재 등 6개 육성과제를 제시한 바 있고, 중국도 지난 2021년 ‘디지털 중국’ 선언을 통해 신성장동력으로 AI 등 7대 산업을 제시했다.

아울러 단위공정 솔루션 중심에서 공장 및 밸류체인 기업간 상호운용성 확보를 위해 제조데이터 표준화도 핵심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다양한 공정에서 발생되는 데이터를 통일된 디지털 정보로 표현하기 위해 EU·미국 등은 표준화를 중점적으로 추진중이다. EU는 이미 지난 2018년 디지털트윈을 위한 데이터 표준모델(AAS, Asset Administration Shell)을 개발해 국제표준 작업이 한창이다. 지멘스, 보쉬, MS 등이 실증에 참여했다. 미국은 지난 2019년 MS에서 애저 디지털 트윈모델(ADT)과 데이터 표준언어(DTDL, Digital Twin Definition Language)를 개발했다. GE와 벤츠 등에서 실증했다.

산업용AI, 2024년 급격한 성장 예상… 대응 마련 필요

2024년 글로벌적인 기술개발 추세, 현장 적용 추이, 지원 정책 3박자가 맞물리면서 제조 영역에서 AI는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빠른 기술 발전 속도는 물론, 제조 경쟁력 강화에 직결되고 있는 만큼 변하는 제조 트렌드 흐름에 맞추지 못하면 회복할 수 없는 격차로 벌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조성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제조AI 연평균 성장률은 현재 약 48%에 달한다. 다만 국내시장은 이보다는 한참 낮은 수치로 한국IDC는 연평균 성장률을 14.9%로 전망했다.

다만 기술적 특성상 글로벌적으로도 생성형AI가 등장하자마자 신드롬급 시장 확산을 보여준 만큼, 연평균 성장 예측치는 현시점에서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실제 본지가 지난 11월 진행한 시장조사 결과 빠른 확산 속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간 비전검사 등 적용이 한정돼 왔지만, 기술발전과 함께 품질관리, 프로세스 제어 및 최적화 등 영역을 확장했다. 공정 전반에 혁신을 가져다주고 있는 모습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고객 요구사항 등에 대한 수요예측에까지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시장 확대 속에 공급기업도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만족도’ 조사는 올해 상반기보다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들은 활용 중인 AI 솔루션 만족도 관련 질문에 48.9%가 대체로 만족 혹은 매우 만족, 42.7%는 보통이라고 답했다. 불만족과 매우 불만족은 총 8.4% 수준이었지만 작은 수치는 아니다. 올해 초 실시한 AI 관련 설문에서는 설문 참여자 전원이 AI 솔루션에 대해 만족 의사를 표하면서 ‘불만족 제로(zero)’라는 응답률을 기록한 바 있다. AI는 기술적 특성상 단일 시장이 아닌 융합된 생태계 차원에서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어, 2024년 스마트제조 시장 자체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 제조데이터 시장 구축 본격 시작

제조의 디지털화가 이뤄지면서, 2024년에는 제조데이터 기반의 제조혁신 생태계도 본격적으로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AAS 등 글로벌 제조데이터 모델을 벤치마킹해 주요 공정, 장비부터 ‘한국형 제조데이터 표준 참조모델’을 만들어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장 2024년 50개를 목표로 잡았다. 이와 함께 기술 공급기업, 장비 제조사 등이 표준 모델을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가이던스 개발·보급, 교육 및 기술지도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제조데이터 공유·활용을 위해 구축한 KAMP(Korea AI Manufacturing Platform)도 개편한다. 제조데이터 축적이 미흡해 사실상 개편이 불가피해졌다. 기업 활용이 저조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정부는 KAMP 기능·역할을 ‘중소제조업 AI-Navigator’로 전면 수정해, 자율형공장의 AI 적용 제조데이터를 KAMP에 수집하고, 성공사례를 중심으로 제조AI 데이터셋을 축적하겠다고 밝혔다. 2024년 100개, 2027년까지 500개를 목표로 잡았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제조데이터 표준 참조모델’이 구축되고, 동시에 제조데이터 시장이 활성화되면 국내 제조 경쟁력 강화는 물론, 스마트제조 시장도 성장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다. 그간 제조SW, 장비업체들은 공통된 데이터 표준이 없는 상황은 시장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타업체가 유지보수할 때 초기 현장 확인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제조데이터 시장은 참조모델에 따른 협업기업간 데이터 공유를 촉진하고, 최종 목표인 제조데이터 거래시장으로 발전할 수 있다. 2024년은 제조데이터 산업의 기반 마련의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조데이터 활성화는 국가 제조경쟁력 강화 정책에 있어 큰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본지는 2024년 스마트제조 시장의 키워드로 ‘로봇’을 선정했다. 3D로봇비전, AI 등 가파른 요소기술의 발전과 함께 최근 본격적으로 제조공정에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gettyimage]

로봇대전 2차전은 제조시장에서...

본지는 2024년 스마트제조 시장의 키워드로 ‘로봇’을 선정했다. 3D로봇비전, AI 등 가파른 요소기술의 발전과 함께 최근 본격적으로 제조공정에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서비스 영역과 물류창고 등을 위주로 시장에 공급돼온 협동로봇, 자율이동로봇(AMR 등이 제조 공정으로 속속 도입 영역을 늘리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전면 적용과 노동 인력 감소 등 정치사회적 환경의 변화도 제조기업에서 로봇 도입 검토를 적극적으로 하게 하는 이유다.

실제 시장조사 결과 기업들은 2024년 ‘자동화’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키워드로 ‘로봇’을 가장 많이 선택(46.5%)했다. 다음으로는 산업용AI(36.1%), 제조데이터(17.4%)를 꼽았다. 그만큼 ‘로봇’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도입 이유로는 △인건비 절감 △인력 부족 △생산성 향상 △공장 자동화 △품질 향상 등 다양한 응답이 나왔다.

밝은 시장 전망속에 대기업들도 속속 협동로봇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한화로보틱스의 출범과 두산로보틱스의 상장은 로봇업계의 화두였다. 아울러 산업용로봇에 집중해온 HD현대로보틱스도 협동로봇 글로벌 2위 대만의 TM로봇사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며 사실상 시장진출을 알렸다.

그간 협동로봇, 자율이동로봇은 물류, 서비스 영역에서 크게 성장해 왔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등장하면서 시장 성장을 견인해 왔다. 다만 중국의 물량공세도 시작되면서 올해 말부터 ‘단가 낮추기’ 등 출혈경쟁이 시작됐다. 이에 시장에서 기술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제조 분야로 전략을 수정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코로나 펜데믹 시절 ‘물류 시장’에서 펼쳐졌던 로봇대전 2차전은 2024년 제조 시장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정밀도·속도·SW 능력 등이 보다 중요한 제조 시장이 로봇 기업들의 기술 검증의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제조, 제2막 열린다

전통적인 산업자동화 시장이 격변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제조 대기업들은 세계 각국의 주요 생산 거점을 전략적으로 분산시키고 있고, 탄소제로를 향한 친환경 에너지 전환 흐름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디지털전환과 스마트제조는 기업의 미래 대응전략의 중요한 한 축이 됐다. 갈수록 비용이 증가하는 환경에서 결국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이 중요한 전략적 목표가 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스마트제조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제조 능력이 본격적으로 기업의 경영리스크에 편입되고 있는 가운데, 본지는 다음 호에는 키워드로 보는 2024 시장전망2 ‘선택 아닌 필수, 기업의 생존전략된 자동화’라는 주제로 △디지털전환 △ESG △자율생산을 다룰 예정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