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투, 레독스플로 배터리로 유럽시장 정조준
  • 박관희 기자
  • 승인 2018.02.27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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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기후협정 탈퇴, 재생에너지 관련 예산 삭감 등 전통에너지로의 회귀를 선언한 듯한 미국이 최근 에너지신산업에 빗장을 열었다.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 : Federal Energy Regulatory Commission)가 에너지저장장치에 저장된 전력에 대한 단가를 정립하고, 송전을 허용해 전력사업자들의 사업화를 위한 문호를 개방했다.

ESS용 레독스플로 배터리 국가표준 반영

[Industry News 박관희 기자] 에너지저장장치(ESS : Energy Storage System, 이하 ESS)를 전력서비스 수단으로 인정한 미국의 이번 결정으로 ESS 업계가 분주해졌다.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배터리 업계가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 한시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ESS산업 지원 제도로 인해 사업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 국내 기업들도 해외시장 진출의지를 다지고 있다.

에이치투가 올해 수주한 프로젝트만 1.54MWh와 400kWh 등 약 2MWh급에 달한다. 사진은 울산공단 구축 사이트
에이치투가 올해 수주한 프로젝트만 1.54MWh와 400kWh 등 약 2MWh급에 달한다. [사진=에이치투]

2013년 국내 최초로 바나듐레독스플로 배터리(이하 플로 배터리)를 개발한 에이치투(H2)가 플로 배터리 국내 최대 규모의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공략의지를 밝혔다. 에이치투는 플로 배터리 시장확대를 기정사실화 하고, 유럽과 아시아 지역 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플로 배터리는 사이클 수명과 보관수명이 길다는 특징을 갖고 있는 이차전지이다. 일반적으로 바나듐레독스플로(VRFB)전지는 2만 사이클과 20년 이상의 수명을 가지며, 이는 현재 상용화 되어 있는 이차전지 중 가장 길다.

에이치투 문용은 이사는 “플로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확인됐다”면서 “활용 빈도가 늘고 있는 시장보고서를 통해 플로베터리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고, 상용화 실적측면에서 국내보다 멀찍이 앞서고 있는 주요 해외 사례를 통해 플로 배터리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이치투가 그동안 해외 진출에 비교적 소극적이었던 이유는 MW급의 구축사례를 확보한 후 해외시장을 진출하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수주한 프로젝트만 1.54MWh와 400kWh 등 2MWh급에 달해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은 충분히 마련된 셈이다.

해외진출을 위해 에이치투는 케파 증설 계획을 마련 중이다. [사진=에이치투]
해외진출을 위해 에이치투는 케파 증설 계획을 마련 중이다. [사진=에이치투]

플로 배터리는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크기가 크지만 폭발위험이 없어 대용량 ESS에서 안전성을 인정받고 있다. 때문에 일본에서는 정부지원으로 60MWh 규모의 플로 배터리 기반 ESS가 운용중이고, 중국 역시 단계적으로 800MWh에 이르는 플로 배터리 ESS 구축에 나서고 있다.

케파 증설로 해외 수요 대응
에이치투가 주목하고 있는 바도 이와 다르지 않다. 국내외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고, 원가절감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 에이치투는 한전 실증사업인 1MWh, 올해 수주한 1.54MWh 등 대용량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올해 유럽과 아시아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해외 사업 추진을 위해서 케파 증설을 추진 중이다. 현재 월 30MWh 규모의 생산량을 70MWh로 늘리고 인력 충원 등 투자계획을 마련 중이다. 문 이사는 “해외 사업과 관련해 올해 가시적인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해외 현지 협력업체들과 초기 실적 계약을 확보하고, 설치 사이트를 구체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은용 이사는 신재생과 연계한 배터리는 수명이 길고, 유효에너지용량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데 레독스플로배터리는 이런 기준을 모두 만족한다고 밝혔다. [사진=Industry N
문은용 이사는 신재생과 연계한 배터리는 수명이 길고, 유효에너지용량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데 레독스플로 배터리는 이런 기준을 모두 만족한다고 밝혔다. [사진=Industry News]

한전 ESS 전용요금제를 활용한 사업은 고삐를 당긴다. 2020년 전용 요금제 사업이 종료돼 경제성을 따져보면 실제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올해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플로 배터리 기술의 성장기회를 준다는 측면에서 플랫폼의 옵션을 다변화하거나 연장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연말 국가기술표준원과 산업통상자원부는 레독스플로 배터리를 국가표준에 포함했다. 순수 ESS의 전기에너지 저장용으로 사용되는 레독스플로  배터리의 성능과 안정성에 대한 기준이 마련된 것이다.

문 이사는 “이제 남은 것은 신재생 연계 REC 시장 진입이다”면서 “신재생과 연계한 배터리는 수명이 길고, 유효에너지용량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데 레독스플로 배터리는 이런 기준을 모두 만족하지만 아직까지 REC 시장은 제도에 의해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이사는 레독스플로배터리 국가표준이 이뤄진만큼 REC 시장진입도 조속히 추진되어야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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