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 사진 = 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 사진 = 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김은경 기자] 연말정산 시즌이 다가오면서 증권사들이 연금저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인형퇴직연금(IRP) 등 절세형 계좌를 앞세워 고객 확보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세액공제 한도를 채우려는 투자자들의 납입 수요가 급증하자 증권사들은 모바일 상품권·ETF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연말 절세 전쟁’에 돌입한 분위기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중개형 ISA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62만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순입금 조건을 충족한 고객에게 혜택이 제공되며, 타사에서 1000만원 이상 자산을 이전할 경우 순입금을 두 배로 인정하는 우대 조건도 내걸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토스 제휴 고객을 대상으로 ISA 신규 개설 및 입금 시 상장지수펀드(ETF) 1주를 제공하고, 순입금 규모에 따라 최대 50만원의 추가 리워드를 지급하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ISA의 비과세 혜택을 누리려는 수요가 늘어나자 증권사들의 관련 마케팅도 한층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다. ISA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하나의 계좌에서 운용하며 손익을 통산할 수 있는 절세 계좌로, 순이익에 대해 최대 200만~400만 원까지 비과세를 적용받고 초과분도 9.9% 저율 분리과세를 적용받는다.

연금저축·IRP를 활용한 프로모션도 잇따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연금자산 더블 혜택 이벤트’를 통해 연금저축·IRP 순입금 규모에 따라 최대 100만 원의 상품권을 지급하고, ISA 만기자금 전환이나 타사 이전 금액은 두 배로 인정한다. 

아울러 일정 금액 이상 타깃데이트펀드(TDF)·타깃인컴펀드(TIF)를 매수한 고객에게 금을 제공하는 실물 리워드도 운영 중이다.

NH투자증권은 연금저축펀드 최초 개설 고객에게 최대 150만원의 혜택을 제공하며, 신한투자증권·KB증권·유안타증권·키움증권 등도 순입금·이전 조건에 따라 상품권, 매수 쿠폰, 투자 지원금 등을 제공하는 등 연말 프로모션 경쟁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연금저축과 IRP는 세액공제 한도가 크고 장기 유지가 전제돼 해지율이 낮다는 점에서 증권사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상품으로 평가된다.

연금저축은 연 600만원, IRP는 연금저축을 포함해 최대 9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ISA 역시 만기를 유지하는 것만으로 비과세·저율 분리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절세형 상품에 대한 관심과 잔고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ISA 내 주식·ETF·펀드 등 금융투자상품 규모는 지난 8월 말 기준 30조원으로 전체 ISA 운용자산 45조2000억원 중 66.4%를 차지했다. 이는 2024년 말 금융투자상품 규모(19조7000억원)가 전체 운용자산(33조4000억원)에서 차지한 비중(59.0%)과 비교해 운용 규모는 10조3000억원, 비중은 7.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국내 연금저축·IRP 잔액도 지난해 말 기준 408조원으로 2019년 대비 1.5배 늘었으며, 절세형 상품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연말정산 시즌이 다가오면 절세형 계좌를 찾는 투자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ISA와 연금저축은 비과세와 세액공제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어 금융사 입장에서도 전략적 비중이 높은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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