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개미들이여 모여라, 나는 전력펀드매니저
  • 인더스트리뉴스 기자
  • 승인 2018.08.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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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거래소는 지능형DR이라는 이름으로 소규모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도했다. 미약한 시작이었지만 2년간 실증을 거쳐 지금의 수요자원거래시장이 태동하는 창대한 일이 일어난다.

수요자원거래시장, 지능형DR 개선해 규모 확대한 것

[파란에너지 김성철 대표] 우선 지능형DR은 Auto-DR이라는 이름으로 거창하게 시작했으며 대표적인 특징으로 기본정산금이 있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전력거래소에서 신호를 보내면 바로 공장과 빌딩의 말단 설비가 제어되는 것이다. 통신방식은 국제기준인 OpenADR을 기준으로 한다. 예전의 프로그램 중에는 직접부하제어와 관련이 깊다.

여기서 먼저 설명해야 할 중요한 포인트는 ‘기본정산금’이다. 감축지시가 있건 없건 월별 기본정산금을 지급한다. 사업자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반가운 프로그램이다. 게다가 당시 기본지원금은 65,000원/kW였고, 감축지원금은 500원/kWh이 넘었다. 감축횟수(기준에는 최대 60시간)를 고려할 때 기본지원금은 전체 금액 대비 80%가 넘었다. 사업자들의 수익모델이 불확실성에서 확실성으로 바뀌었다. 이전 전력수요자원시장에서는 사업자들이 3~4곳이 참여하며 분위기를 살폈지만, 본 프로그램에는 기존의 5배가 넘는 15~20개 사업자들이 자원을 모아 전력거래소에 등록했다.

수요자원거래시장은 전력시장에서 발전기와 동등한 대우를 받으므로 시장에 흐르는 돈을 받는 하나의 사업이다. [사진=dreamstime]
수요자원거래시장은 전력시장에서 발전기와 동등한 대우를 받으므로 시장에 흐르는 돈을 받는 하나의 사업이다. [사진=dreamstime]

다만 시범 실증사업이다 보니 내용과 예산의 제약이 있었다. 우선 수용가의 감축가능한 전력이 3,000kW 이상인 곳은 참여가 불가능했다. 대량감축이 가능한 대형공장들은 대상이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기본지원금의 근거는 무엇일까? 이미 설명한 전력시장의 용량시장이 근거이다. 용량시장에서 발전기들이 생산할 준비를 하며 상시대기하고 있는 것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처럼, 전기사용을 줄일 수 있는 수용가들이 상시 줄이고자 대기하고 있는 것에 대한 보상을 동일하게 받는 것이다.

다음은 Auto-DR이다. 그러나 원격에서 자동으로 제어를 하는 것은 예상했던 바와 같이 시기상조였다. 초기엔 Auto-DR로 자원을 내놓고 전력거래소에 등록하는 수용가는 거의 없었다. 전력거래소는 바로 Semi-DR이라는 이름의 대체방안을 내놓았고 기본정산금의 80%를 받도록 했다. 대부분의 공장과 건물이 Semi-DR로 접수하면서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었다. 20%의 지원금을 더 받을 수 있는 Auto-DR에 참여하는 자원들이 조금씩 생기기는 했다. 그러나 추가 설비투자가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20% 더 받는 것으로 인한 경제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2014년 11월 25일은 특별한 날이다. 우리나라에 수요자원거래시장이 공식 출범한 날이기 때문이다. 공장과 빌딩이 국가 예비력에 여유가 없을 때 전기사용을 줄이고 인센티브를 받는 것은 똑같은데 뭐 별다른 것이 있는가? 있다. 그동안은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활용한 하나의 프로그램 수준이었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은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국민이 내는 세금이며 전기요금의 3.7%이다. 당장 이번 달 집에 날아온 전기요금 청구서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국가 전력계통 안정화에 사용하도록 되어 있으며 지금까지 설명한 수요관리프로그램에도 사용되어 왔다.

2014년에 출범한 수요자원거래시장은 이와 다르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활용한 하나의 프로그램 수준이 아니다. 전력시장에서 발전기와 동등한 대우를 받으므로 시장에 흐르는 돈을 받는 하나의 사업이다. 수요자원거래시장의 내용은 지능형DR을 개선해 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보면 된다. 기존 지정기간, 주간예고 수요조정제도 등의 프로그램들을 바로 없애지는 않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용가가 기본지원금이 보장되어 있고 여러 면에서 안정화된 지금의 사업에 참여하면서 유명무실해졌다. 2018년 현재는 3,500여개 수용가가 수요자원거래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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