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에서도 2022·2023년 제외한 3개년 가이던스 미달해
KAI "외국과의 거래 특성상 변수가 많고, 긴 사업기간 때문"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지난해 완제기 수출 실적은 당초 회사가 제시한 가이던스(전망치)의 5.86%에 불과하다. 범위를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5개년으로 넓혀봐도 완제기 부문 실제 실적이 가이던스 대비 턱없이 낮은 점이 되레 눈에 띈다.
완제기(完製機)란 KAI가 직접 부품 생산뿐 아니라 조립까지 마친 상태로 출고되는 항공기를 의미한다.
매출 실적은 5개년 연속 가이던스에 크게 못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수주 실적도 2022년과 2023년을 제외하고 나머지 3개년 모두 가이던스의 25% 수준의 실적을 거두는데 그쳤다. KAI가 완제기 수출 부문의 가이던스를 지나치게 높게 잡거나, 예측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올만한 대목이다.
하지만 KAI측은 이에 대해 완제기 시장의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외국 정부와 기업 등을 상대로 한 계약 특성상 변수가 많을 뿐아니라 계약 체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타 사업대비 워낙 길기 때문에 개별 연도 가이던스 산정과 이를 맞추는 것이 상대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18일 KAI에 따르면 지난해 완제기 수출 부문 수주 실적은 178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KAI가 제시한 수주 가이던스는 3조368억원으로, 실제 수주액이 가이던스에 5.86%에 그쳤다.
매출도 가이던스에 턱없이 못미쳤다. 지난해 KAI 완제기 수출 부문 매출 가이던스는 9637억원인데, 실제 매출액은 6404억원으로 가이던스의 66.45%에 불과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5개년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완제기 수출 부문의 매출·수주 가이던스 대비 실제 실적이 지나치게 낮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매출의 경우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 동안 단 한번도 가이던스를 넘어서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매출 가이던스와 실제 매출액을 비교해보면 △2020년 가이던스 5000억원, 실제 매출 3100억원 △2021년 가이던스 4011억원, 매출 2176억원 △2022년 가이던스 3318억원, 매출 1271억원 △2023년 가이던스 1조2354억원, 매출 1조470억원 △2024년 가이던스 9637억원, 매출 6404억원 등이었다.
5개년 평균 매출 가이던스 달성률은 61.15%에 그쳤다.
수주 역시 2022년과 2023년을 제외하고 나머지 3개년 모두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KAI의 완제기 수출 부문 수주 실적을 살펴보면 △2020년 수주 가이던스 5061억원, 수주 295억원 △2021년 가이던스 1조1792억원, 수주 7659억원 △2024년 가이던스 3조368억원, 수주 1781억원을 기록했다.
수주 목표 달성에 실패한 3개년의 평균 가이던스 달성률은 25.54%다.
반면 2022년에는 수주 가이던스 1조3160억원을 크게 웃도는 3조6626억원, 2023년에도 가이던스 1조1669억원을 초과한 1조2416억원을 수주를 각각 기록했다.
이러한 가이던스 대비 낮은 실적으로 인해 내년 완제기 수출 부문의 가이던스(수주 3조6621억원, 매출 1조3787억원)를 과도하게 높게 잡아진게 불거진 일이 아니냐느 지적이 나온다.
다만 KAI측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완제기 수출 시장 특성상 실적이 가이던스에 부합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KAI 관계자는 “사실 항공 분야의 수출 계약이 마케팅 기간이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10년까지 걸리는 등 오랜 시간이 소요 되는데 수출에 실패하는 등 실주를 해서 달성을 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마케팅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수출 분야에서 미진한 부분이 있는데 회사의 실수로 인한 것이 아닌 외국 정부 기업과의 협의에 따라 이뤄지는 완제기 특성상 그 계약이 언제 정확하게 이루어질지는 맞추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사업부문인 국내사업 부문과 기체부품 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실적을 내고 있음을 예로 들었다.
또한 충분히 수주잔고를 확보해 둔 이상, 이러한 완제기 수출 부문의 가이던스 미달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없지는 않다.
지난해 말 기준 KAI의 수주잔고는 24조7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전사 매출액(3조6337억원)과 비교해 보면 약 6.79년치의 일감을 쌓아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