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기장 부족, 진에어 타지 마세요" 현직 기장의 '내부 고발'에…사측 "문제 없어" 일관
  • 김기찬 기자
  • 승인 2025.06.12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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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기 진에어 운항 어려울 수도…부기장 태부족해 스케줄도 힘들어"
진에어 "기장·부기장 수, 국토부 권고 준수"…국토부 "항공기 마다 달라"
진에어 B737-800./사진=진에어
진에어 B737-800./사진=진에어

[인더스트리뉴스 김기찬 기자] 부기장 수가 부족해 항공기 운항 스케줄이 몰리는 7~8월 성수기에 "진에어 항공기가 위험하다"는 진에어 내부직원(기장)의 고발성 주장이 제기돼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12일 익명의 직장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최근 '적어도 7,8에는 진에어 타지 마세요(feat. 현직 진에어 B737 기장)'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블라인드'에 올라왔다는 것이다.  

'블라인드'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익명을 보장하는 커뮤니티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해당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려면 직장 메일 인증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커뮤니티 내 일부의 주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내부 고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해당 게시글을 쓴 작성자는 "올해 7, 8월 성수기에 진에어 비행기 운항이 중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성수기에 비행기를 조종할 조종사가 부족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요컨대 항공사들은 월 10일의 휴무를 보장하고 있지만, 진에어의 운항 승무원은 월 9일의 휴일만 보장받고 있음에도 조종사 숫자가 부족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게시글 작성자 주장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비행기 한 대당 기장과 부기장이 각 8명씩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고, 이에 31대(중형기 27대, 대형기 4대)를 운용 중인 진에어는 기장과 부기장이 각각 240명씩 필요하지만 현재 기장 240명, 부기장 185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작성자는 "경영진의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한 무분별하게 힘든 스케줄, 물가상승률에 훨씬 못 미치는 임금인상률 등으로 회사를 나간 부기장이 많아지고 들어오려는 조종사가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동남아에서 밤새고 들어와 그 다음날 새벽에 비행하는 등 인간의 생체리듬을 무시당하는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면서 "현재 운항승무원들의 불만은 극에 달해 있으며 휴무를 반납해서 비행하는 것을 거부하고 몸이 아프면 비행휴가를 적극적으로 쓰자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성자는 "새벽 4시에 일어나 김포~제주~김포~제주를 오가는 비행을 3일 연속한 뒤 하루 쉬고 또 반복한다"며 "동남아에서 밤을 새고 온 조종사가 다음날 새벽 3시에 일어나 아침에 일본 비행을 가기도 해 졸리고 피곤한 건 기절 직전이지만 승객의 안전을 위해 허벅지를 꼬집어 가며 비행을 한다"고 털어놨다.

뿐만 아니라 작성자는 부기장 부족으로 사측에서 항공기에 기장, 부기장이 탑승하는 것이 아니라 기장과 기장이 탑승하는 체계를 고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 경우 기장-부기장 간 의사소통이 아니라 기장-기장 동일 위계에서 의사소통이 이뤄지는 만큼 사소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항공기 운항 중 발생하는 사소한 문제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오해의 소지는 있어 보인다.

진에어 측은 운항 승무원 보유 및 운영 등에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의 권고 사항인 항공기 1대당 기장, 부기장은 각각 6명씩 총 12명의 6 SET가 권고되고 있다는 것이다. 

진에어에 따르면 진에어는 항공기 31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운항 승무원은 435명으로, 항공기 1대당 기장과 부기장 각각 14명, 7SET를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장-기장 운항 시스템에 대해서도 진에어는 기장 2명 체제로의 운항 역시 현재로서 그같은 계획은 없지만 위법 사항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국토부에 따르면 항공기 대당 운항 승무원 보유 및 운영에 필요한 권고 인원은 항공기 크기별, 기종별로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 민간항공기구(ICAO)에 따르면 장거리 운항 등에 투입되는 대형기의 경우 보다 많은 운항 승무원이 필요한 것으로 권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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