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국내 건물일체형태양광(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 BIPV)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한 모습이다. 공공건축물에만 적용되던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가 민간 건축물까지 의무화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옥토끼이미징 안경회 대표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전력을 생산하면서 건축외장재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는 BIPV는 태양광 융합기술로, 에너지뿐만 아니라 건축 등 다양한 업계의 주목을 받아온 특화산업이다.

기존의 건축물 태양광 설치 방식은 건물 옥상이나 외벽에 모듈을 덧붙이는 BAPV(Building Attached Photovoltaic)였다면, BIPV는 태양광 모듈 자체가 외장재가 되는 방식이다.

이에 공간 제약이 있는 도시형 건축물이나 건물의 미관을 헤치지 않으면서 친환경에너지를 생산해 직접 사용하려는 건축물에서 필수적인 발전설비로 주목받아왔다.

이처럼 다양한 이점을 가진 BIPV이지만, 제도적 미비로 인해 시장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전세계적 공동의 목표인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건물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그동안은 이러한 노력이 ‘의무’가 아니었기에 굳이 추가적인 비용을 들여 건축물에서 온실가스를 줄이고자 하는 행위가 극히 적었다. 하지만 지난 6월 30일부터 연면적 1,000㎡ 이상, 공동주택 30세대 이상의 민간 건축물까지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 대상이 확대되면서 BIPV 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로 BIPV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거듭나면서 이제는 BIPV 제조기업의 기술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몇 년간 국내 BIPV 제조기업의 관심사가 제품 심미성의 극대화였다면, 최근의 주요 관심사는 제품의 내구성과 건축외장재로서의 역할이다. 관련 기업들은 이를 위한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분광학(Spectroscopy)을 접목한 BIPV 모듈 ‘솔라리안’으로 시장에 진출한 옥토끼이미징 역시 최근 ‘H-bar’ 기술을 개발해 BIPV에 접목하며, 건축외장재로서의 역할 극대화에 나섰다.

옥토끼이미징 안경회 대표는 “건축외장재인 BIPV는 심미성뿐만 아니라 시공 과정에서의 편의성 및 시공 이후 건축물 수명에 걸맞은 내구성 보유가 핵심”이라며, “당사는 BIPV의 안정하고 빠른 시공과 손쉬운 유지보수(O&M)를 실현하고자 H-bar 기술을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 등 BIPV 시장 확대를 위한 단초가 마련된 상황에서 수준 이하의 제품은 자칫 시장 전반의 신뢰도 하락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옥토끼이미징은 시장 활성화를 지원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 개발을 통해 심미성·내구성·안정성 등을 모두 보유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옥토끼이미징이 개발한 ‘H-bar’. 모듈간 간격을 12mm로 축소시킴으로써 실리콘 사용을 최소화해 심미성 및 내구성을 개선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새롭게 개발한 H-bar는 어떠한 기술인가?

기존의 BIPV 모듈의 프레임은 Z-bar 공법 적용이 일반적이다. 태양광 모듈과 외벽 또는 커튼월 시스템 사이를 연결해 고정하는 구조물을 의미한다. 건물 전면에 BIPV 모듈 부착이 용이한 공법이지만, 모듈간 간격이 넓어져 심미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Z-bar로 발생하는 모듈간 간격은 약 20mm이다. 그러다 보니 시각적으로 이음매가 커 보여 심미성을 저하시킨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공간을 실리콘으로 마감하고 있지만, 이는 또 내구성 문제로 이어진다.

이물질 및 오염이 축적될 수 있고, 장기간 사용으로 실리콘이 갈라지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당사는 기존 Z-bar 구조의 한계를 개선한 H-bar 시스템을 개발했다.

모듈간 간격을 12mm로 축소시켜 실리콘 사용을 최소화했다. 이를 통해 심미성을 끌어올렸고, 장기적인 내구성도 향상시켰다. 또한, 프레임에 육각볼트 구조를 채택해 구조적 안정성 및 시공 편의성을 개선했다. 현장 공정을 최소화해 현장 인력 누구나 간편한 시공이 가능하다는 점이 H-bar 프레임의 특징이다.

H-bar가 적용되는 옥토끼이미징의 BIPV 모듈은?

옥토끼이미징은 1993년부터 전시모형제작,전시사업부문,과학관,박물관,홍보관,테마파크기획,행사이벤트 등 전시 디자인 분야에서 활약해온 전문기업이다.

BIPV 시장에는 2018년부터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국책과제에 1위로 선정되며, 분광학(Spectroscopy)을 접목한 ‘솔라리안’을 개발해 진출하게 됐다. 옥토끼이미징의 BIPV 사업 목적은 시장에 적합한 BIPV 모듈을 만들어서 공급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을 거듭하며, 다양한 건축물에 적용할 수 있는 제품 다변화를 이뤄냈다.

현재 당사는 ‘박막증착 방식’, ‘세라믹 인쇄 방식’과 두 방식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박막 증착+세라믹 인쇄)’의 세 가지 방식으로 BIPV 모듈을 제조하고 있으며, 공급 중인 모든 제품에 H-bar 프레임을 적용하고 있다.

옥토끼이미징의 BIPV 모듈 ‘솔라리안’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세 가지 방식으로 모듈 제조 시 차이점은?

세라믹 프린팅 방식은 빛 투과율이 85~87% 수준이지만, 박막증착 방식은 97~98%의 빛 투과율을 유지할 수 있어 발전효율이 3% 이상 높아진다. 다만, 박막증착 방식은 색상 구현을 ‘회색(Gray)’만 하고 있다. 다른 컬러는 색상에 변화가 보여 장기적인 사용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세라믹 인쇄 방식은 박막증착에 비해 발전효율은 낮지만, 다양한 색상 구현이 가능하다. 그래도 당사의 세라믹 인쇄 방식은 타사의 세라믹 인쇄 방식보다는 약 0.5% 발전효율이 높아 충분히 경쟁력을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이브리드 방식은 두 방식의 장점만이 혼합된 방식이다. 컬러도 좋으면서 효율도 높은 방식이다. 다만 하이브리드 방식은 생산원가가 조금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처럼 각각의 현장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또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들을 당사는 모두 보유했다.

옥토끼이미징은 컬러 BIPV 모듈을 대리석 질감, 그림 인쇄 등 다양한 디자인으로 심미성을 한층 끌어올려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혔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br>
옥토끼이미징은 컬러 BIPV 모듈을 대리석 질감, 그림 인쇄 등 다양한 디자인으로 심미성을 한층 끌어올려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혔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옥토끼이미징의 BIPV 제품이 가지는 특장점은?

당사 제품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모듈 전면에 부착되는 유리에서 찾을 수 있다. 컬러 유리를 부착한 모듈은 일반 PV 모듈에 비해 발전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당사는 분광학을 접목한 유리를 개발, 빛의 투과율을 높였다.

일반적인 유리가 반사율이 8~12%인 반면, 당사의 유리는 반사율이 약 3.8%에 불과하다. 반사율이 낮다는 것은 빛의 흡수율이 높다는 것이다. 빛의 흡수율이 높으면, 단위 면적당 발전량이 많아진다. 또한, 반사율이 적다는 것은 태양광 모듈로 인한 빛공해가 없다는 것이다. 한때 문제로 지적됐던 빛공해에서도 당사의 제품은 자유롭다.

당사 제품의 또 다른 특징은 유리의 ‘자가세정 기능’이다. 장시간 외부 환경에 노출되는 태양광 모듈, 그중에서도 BIPV 모듈은 도심 속 건축물에 부착돼 더욱 많은 오염 요인에 노출돼 있다.

매연 등 끈적끈적한 특성을 가진 도시의 오염물질은 툭툭 털면 떨어지는 일반적인 먼지와는 다르다. 한 번 표면에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는다. 이에 당사는 연잎구조의 초소수성 구조를 가진 유리표면을 이용해 표면에 오염된 이물질이 달라붙어 발전효율을 떨어뜨리는 단점을 개선했다. 비와 눈에 의해 오염물질이 자동적으로 씻겨 나가는 것이다.

최근 미디어 파사드, 투명 BIPV 등 더욱 다양한 형태의 BIPV가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이에 대한 옥토끼이미징의 전략은?

사실 미디어 파사드나 투명 BIPV 모듈에 대한 기술 개발은 완료한 상태다. 건축시장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조건에 적합한 BIPV 모듈 개발은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 다만, 상용화에 대한 의구심으로 시장에 선보이고 있지는 않다. 내구성이나 생산원가 등 여전히 해결돼야 할 부분이 많다. 시장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때,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옥토끼이미징의 BIPV 모듈이 설치된 건축물들. 옥토끼이미징은 각 건축물의 심미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BIPV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사진=옥토끼이미징]

신제품 출시가 늦어진다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옥토끼이미징은 업력이 약 30년 된 기업이다. 그동안 수많은 건설사, 관공서 등이 우리와 함께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단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우리의 수익성 향상을 위해 섣불리 검증되지 않은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소탐대실’이다. 중요한 것은 옥토끼이미징이라는 기업에 대한 시장의 신뢰이다.

더군다나 이걸 좋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당사의 사명인 ‘옥토끼이미징’은 한 번 들으면 대부분 잊지를 못하더라. 그래서 당사는 절대 사고치면 안된다는 것을 제일 중시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오랜 시간 사업을 영위하면서 단 한 건도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었다.

옥토끼이미징의 향후 계획 및 목표는?

처음 BIPV 시장에 진출하며 설정했던 목표는 시장에서 원하는 제품을 좋은 품질로 제때 만들어 잘 공급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에 일조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1등 BIPV 기업이 될 거야” 이런 거창한 목표보다는 신재생에너지 기업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옥토끼이미징의 목표다.

목표는 이제 한 15% 정도 이뤘다고 생각한다.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동안은 발판을 잘 만들고, 다지기를 해 온 단계다. 이제는 다음 단계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해외시장 진출도 단계의 일환이다. 다행히 BIPV 기술력은 중국에 비해 국내 기업들이 월등히 높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술력을 해외에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저작권자 © 인더스트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