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달러 스테이블코인 국내서만 57조원 거래
  • 김은경 기자
  • 승인 2025.06.02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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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분기 17조원에서 급증
‘테더’ 비중 80% 이상 1위 차지
가상화폐 / 사진 = 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김은경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거래된 스테이블코인 규모가 57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분기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에서 거래된 USDT, USDC, USDS 등 3종의 달러 표시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은 총 56조95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테더로 불리는 USDT가 47조3311억원(83.1%)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USDC가 9조6186억원(16.9%)으로 뒤를 이었다. USDS는 41억원(0.01%)에 그쳤다. 군소 스테이블코인들은 거래 규모가 미미하거나 거래지원 중단(상장폐지)이 잦아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화나 실물 금 등을 연동해 가치를 1 대 1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가상자산이다. 한은이 파악한 국내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가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은 지난해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5대 가상자산거래소를 상대로 자료 요구권을 행사하고 스테이블코인 관련 통계를 축적해 왔다. 

5대 거래소의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는 지난해 3분기 17조598억원에서 4분기 60조2902억원으로 3배 넘게 늘어난 뒤 올해 1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초 가상자산 산업 육성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고 당선한 것이 거래 급증의 변곡점으로 작용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9월 5조2314억원 ▲10월 9조4318억원 ▲11월 19조1451억원 ▲12월 31조7133억원으로 치솟았다. 올해에는 ▲1월 24조 7923억원 ▲2월 19조 9968억원 ▲3월 12조 1647억원으로 점차 줄었다.

하루 평균 거래 규모는 지난해 9월 1744억 원에서 10월 343억 원, 11월 6382억 원으로 증가세를 보인 뒤 12월 1조 230억원으로 첫 1조 원을 넘겼다. 올해는 1월 7998억원, 2월 7142억원, 3월 3924억원 감소했다. 이는 전체 가상자산 시황과 비례한 흐름이다.

가상자산 정보 제공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5대 거래소의 하루 평균 가상자산 거래 규모는 지난해 7~10월 20억 달러(한화 약 2조 7580억원)대를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자산 관련 공약을 전면 내세운 직후인 11월에는 106억 달러(약 14조6130억원), 12월 118억 달러(약 16조2675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어 올해 1월 80억 달러(약 11조290억원), 2월 52억 달러(약 7조1685억원), 3월 38억 달러(약 5조2385억원)로 내림세를 보였다.

한은은 최근 USDT, USDC, USDS 등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거래 동향을 주시하는 동시에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에도 의견을 적극 개진하고 있다. 은행 예금을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와 연계한 토큰으로 변환한 뒤 실생활에서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실험인 ‘프로젝트 한강’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6일 티모시 애덤스 국제금융협회(IIF) 사장 방한을 계기로 6대 시중 은행장과 만나 CBDC 사업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달 말 은행연합회 이사회에는 은행장들과 CBDC 실험과 스테이블코인 발행 등 현안 관련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 총재는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화폐의 대체재라 비은행 기관이 마음대로 발행하면 통화정책 유효성을 상당히 저해할 수 있다”며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거래가 손쉬워 자본 규제 회피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어 일단 감독이 가능한 은행권으로부터 (발행이)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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