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김은경 기자]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코스닥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7월 31일 발표된 세제 개편안의 영향으로 시장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개인들은 이를 일시적인 조정으로 판단하고 증시 상승에 베팅한 것으로 분석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7월 31일 인버스 ETF를 매도하고 레버리지 ETF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레버리지 ETF는 지수가 오를 경우 하루 상승률의 두 배를 수익으로 거둘 수 있는 상품으로, 투자자들이 상승장에서 큰 수익을 노릴 수 있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코스피지수가 연고점을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자, 개인투자자들은 하락장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를 꾸준히 매수했으나, 시장 흐름이 바뀌자 곧바로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에 따라, 레버리지 ETF에 대한 매수세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가장 큰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한 ETF는 ‘KODEX 레버리지’로, 지난 7월 31일부터 이틀간 총 2887억원어치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1000여 개 ETF 중에서 순매수 규모가 가장 큰 수치였다.
또한,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도 같은 기간 동안 1068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7월 한 달 동안은 각각 2172억원과 2650억원이 순유출된 상품들이었지만, 증시가 주춤하자 자금 유입세로 급격히 전환된 것이다.
반면, 그동안 순매수 상위권에 있었던 인버스 ETF들은 순매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코스피200지수가 하락할 때 이익을 얻는 상품으로, 지난 7월 31일부터 이틀간 1947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 ETF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도한 상품 1위에 올랐다. ‘KODEX 인버스’와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도 각각 343억원과 61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1일 코스피가 3.88% 하락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200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3종(KODEX 레버리지, TIGER 레버리지, ACE 레버리지)을 총 1940억원어치 매수했다.
이는 지난 4월 7일 코스피가 -5.57% 하락한 블랙먼데이 당시에 기록한 3개 ETF의 매수세(2538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특히 이날 ETF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비중은 65.15%(1940억원)로, 4월 블랙먼데이 당시의 51.3%를 웃도는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코스피 상승을 낙관하는 투자 심리가 더 강하게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이 정부 세제 개편안에 대한 반발로 불확실성을 느꼈으나, 그 후 일부 완화 조치 기대와 새 정부의 주주 가치 제고 정책이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