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수요예측, 전기 사용자들의 소비량과 패턴을 예측하라
  • 인더스트리뉴스 기자
  • 승인 2018.07.12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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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고객이 얼마나 구매할지를 예측하는 수요예측이다. 그래서 전력거래소에서는 여러 변수를 반영해 전력 수요를 예측한다. 수요예측은 안 할 수도 없고 하고 안심하기에도 매우 부담되는, 계륵과 같은 것이다.

잘못된 수요예측, 산발적 순환정전 사고 유발할 수도

[파란에너지 김성철 대표] 수요예측은 수 십 년의 시행착오를 통해 매우 정교해졌지만 예측은 어디까지나 예측일 뿐이다. 그래서 수요예측 오차에 대비한 조치가 필요하다. 전력거래소는 매일 수요를 예측한다. 전기를 얼마나 사용하게 될지 알아야 그만큼 발전기를 대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소는 예측되는 전력수요에 따라 공급할 발전소들을 시간대별로 모은다. 그리고 수요예측 곡선에 맞추어 전기를 생산하고 공급한다.

전력거래소가 발전소를 모으는 방법은 입찰을 통해서다. 발전소는 오전 10시까지 익일에 대한 시간대별 전기 생산가능량(공급가능량)을 전력거래소에 투찰한다. 전력거래소는 수요예측을 기초로 익일 시간대별 사용될 전기량에 해당하는 발전소를 확보한다. 수많은 발전소들이 ‘나는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얼마만큼의 전기를 공급하겠다’고 투찰할 것이다. 입찰이니 가격을 기입한다. 가격은 비용평가위원회에서 발전소별로 월별 단가를 정한다. 발전소 발전방식, 효율, 연료종류 등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매일 입찰시 발전소 월별단가에 의해 저가부터 고가 순으로 우선순위가 정해지며 낙찰여부가 결정된다.

한국전력은 시간대별 SMP 금액을 지불하고 전기를 구매한다. [사진=dreamstime]
한국전력은 시간대별 SMP 금액을 지불하고 전기를 구매한다. [사진=dreamstime]

전력거래소는 당연히 가격단가가 싼 발전기를 먼저 확보하고 부족하면 추가 발전기(가격이 더 비싼 발전기)를 확보할 것이다. 그래도 부족하면 좀더 비싼 발전기를 추가로 낙찰시킨다. 그렇게 해서 필요한 양만큼 확보가 되면 그 중 가장 비싼 발전기의 생산단가가 그 시간대의 전기구매가격이 된다. 이를 전문용어로 SMP(System Marginal Price : 계통한계가격)라고 한다. 다음날이 되면 해당시간에 낙찰된 발전기들이 가동되며 약속한 양만큼 전기를 생산한다. 한국전력은 시간대별 SMP 금액을 지불하고 전기를 구매한다. 또 한전으로부터 전기를 구매한 최종 소비자들은 필요한 만큼 자유롭게 전기를 사용한다.

시간대별로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새벽 6시가 되었다. 이 집 저 집 알람이 울리고 불이 켜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늦잠 자는 집은 아직도 한밤이다. 24시간 공장이 아니라면 설비가 돌아가기 전이다. 아직 전기소비가 높지 않을 때이다. 이 시간에 어떤 발전기들이 선택되었고 또 가동되고 있을까? 변동비(연료비 등 직접적인 비용)가 가장 낮은 원자력 발전소는 언제나 1순위 낙찰이다.그것으로 부족한 정도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유연탄 발전기가 충당한다. 이 시간대는 국내탄 발전기의 변동비가 가장 높으며 해당시간대 SMP가 된다. 한국전력이 시장에서 이 정도의 전기를 이 가격에 사서 공급하면 된다. 수요예측도 그랬고 실제 사용량도 그렇기 때문이다.

오전 10시가 되었다. 사무실에 직원들이 출근해서 이리저리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업무를 보기 시작한다. 조명과 냉난방, 컴퓨터 등 전기소비가 집중된다. 새벽 6시 수준의 발전기 가지고는 대응이 안 된다. 추가로 더 많고 비싼 발전기가 필요하다. 중유발전기는 물론이요 연료단가가 높은 복합발전, LNG발전까지 낙찰시켜 전기를 생산, 공급한다. 10시대의 단가가 가장 높은 LNG발전기의 변동비는 SMP가 되고 한국전력의 구매비용은 올라간다. 싸게 사고 싶어도 전기구매량이 커지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12시, 점심시간이다. 공장의 생산담당자들은 설비를 잠시 멈추고 식당으로 이동한다. 필수 설비나 정지가 불가한 설비만 제외하고 공정은 정지된다. 사무실도 에어컨과 조명 또는 히터를 끄고 오늘은 뭘 먹을지 이야기하며 밖으로 나온다. 그래서 12시부터 13시까지는 눈에 띌 정도로 소비가 줄어든다. 물론 대형 시멘트, 화학 공장 등은 교대근무로 설비는 계속 가동되며 전기를 소비한다. 그래서 국가적으로 기본적인 사용량은 있지만 앞뒤시간에 돌아가는 고가의 발전기가 돌아가지 않는다. 당연히 한국전력이 구매해야 할 전기량과 구매비용도 약간 줄어든다.

이렇게 시간에 따라 필요한 전기와 그에 따라 공급해야 하는 전기의 양은 변화한다. 이를 예측한 수요예측곡선에 의거해 낙찰된 발전기는 전기 생산을 준비한다. 시간이 되면 발전기를 돌려 약속한 전기를 성실하게 공급한다. 전력거래소도 낙찰된 발전기를 확보하고 있으니 마음이 든든하다. 내일 필요한 전기는 오늘 미리 준비해두니 허둥지둥할 일도 없다. 새로운 해가 뜨고 하루가 시작되지만 모든 준비가 되어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이미 이야기한 바와 같이 수요예측이 절대 정확할 수 없다. 전날 수요예측시 고려했던 온도나 상황이 급변했을 때는 대책이 없다. 갑작스럽게 수요가 급증해버리면 준비된 발전기 수준에서 대응이 불가하다. 기존 발전기 과부하와 전력망 주파수 감소 및 지엽적 전력망 집중 등으로 상상하고 싶지 않은 일이 벌어진다.

수요예측은 전기 소비자들의 소비량과 패턴을 예측하는 것이다. 목적은 무엇일까? 전력수요 변동성 대응, 기상/환경변화 고려, 최근 수요패턴 반영 등으로 하는 정확한 수요예측이 시작된다. 실시간(Real-time) 예측에 대한 대응은 주파수제어 및 경제급전(Economic Dispatch)이다. 단기(Short-term) 예측에 대해서는 발전계획으로 대비하며 중기(Mid-term) 예측은 전력설비 유지보수 등을 통해 대비한다. 장기(Long-term) 예측은 발전기, 송전망 건설계획으로 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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