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에너지 제로에너지빌딩 실현 가능? “10층 넘어가면 불가능”
  • 최용구 기자
  • 승인 2023.07.3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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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대학 연구진, 로스앤젤레스·밴쿠버 등 대도시 건축물 기술 타당성 조사

[인더스트리뉴스 최용구 기자] 태양에너지로 구동되는 건물이 제로(zero)에너지화 하려면 높이가 10층을 초과해선 안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제로에너지의무화 정책에 따라 BIPV 등 시장의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건물의 기하하적 구조에 기반한 과학적 근거가 제시됐다. 

최근 캐나다 토론토대학 연구진들은 1차에너지 요구 사항이 매우 낮은 주거용·상업용 건물(NZEB)의 기술적 타당성을 조사했다. NZEB는 연간 에너지 사용량 총액이 건물 자체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 총액과 비슷한 형태를 띤다. 

연구진은 태양에너지 발전이 있는 NZEB의 경우 최대 10층에 해당하는 50kWh/㎡의 에너지사용집약도(EUI)를 넘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EUI를 매개변수로 진행된 해당 연구는 바닥 면적이 40m×40m인 40층 건물을 가정했다. 천장 높이는 3.8m, 창문 대 벽의 비율은 50%를 조건으로 설정했다.

지역은 북미 16개 대도시(휴스턴, 멕시코시티, 샌디에이고, 로스앤젤레스, 보스턴, 밴쿠버 등)를 대상으로 삼았다. 지역별 기후 및 일사량 등 차이를 고려했다.

PV(왼쪽)와 PVT(오른쪽)를 적용했을 경우 건물 높이(층수)에 따른 EUI 변화. [자료=KeAi]

EUI는 건물 높이에 큰 영향을 받는다. 건물 높이에 따라 단위 면적 당 수확할 수 있는 태양에너지가 변하면서 최대 EUI 값이 달라진다. 

연구진은 고층 건물에선 바닥 면적에 비해 수확할 수 있는 면적이 더 제한적이라는 것을 감안했다. 연구진은 pv magazine에 “고층 건물은 태양에너지 시스템을 배치할 수 있는 공간을 줄이기 때문에 NZEB 상태를 달성하는 것이 어렵다는 데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첫번째 실험은 전체 지붕이 PV 시스템으로 덮여 있고 모든 벽에 BIPV 패널이 장착된 상태에서 이뤄졌다. 두번째는 지붕과 벽 모두를 PVT(Photovoltaic & Thermal) 패널로 덮어 진행했다. 두 개 시나리오 모두엔 고효율 지열 열 펌프(GHP)를 적용했다. 

실험 결과, 첫번째의 경우 제로에너지 성능에 허용되는 최대 EUI는 16.5kWh/㎡에서 24.2kWh/㎡ 사이로 확인됐다. 두 번째 시나리오에선 18.6kWh/㎡에서 27.8kWh/㎡ 사이로 파악됐다. 

연구는 북미 16개 대도시에 위치한 건물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사진=KeAi] 

연구진은 “PV에서 PVT로 전환하면 EUI가 8~44% 향상된다"고 결론냈다. 또 “제로에너지 성능을 달성하려면 층수를 약 10층으로 제한해야 한다”라며, “이는 세계 최고의 주거용·상업용 건물에서 달성한 50kWh/㎡ EUI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연구에선 위도가 높아질수록 PVT 패널 전환에 따른 EUI 증가 흐름도 뚜렷했다. PVT 패널로의 전환은 위도가 높고 난방이 지배적인 기후에서 더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연구에선 ‘인접 건물’ 등이 건물에 드리우는 그림자는 무시됐다. 연구진은 건물이 주변의 다른 고층 건물로 둘러싸인 시내 중심부에 있을 경우는 적용이 어렵다는 것을 한계점으로 꼽았다.

한편, 연구결과는 에너지 및 건축 환경(Energy and Build Environment)에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고층건물의 제로에너지 성능 달성 가능성(Feasibility of achieving net-zero energy performance in high-rise buildings using solar energy)’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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