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상호관세 유예 시한인 8월 1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가 미국 측에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라고 이름 붙인 수십조원 규모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뉴욕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자택에서 진행된 한미 산업장관 협상에서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의 ‘MASGA 프로젝트’를 핵심으로 한 우리 정부 차원의 한미 조선 산업 협력 구상을 미국 측에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이 프로젝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표적 정치 슬로건인 마가(MAGA)에 ‘조선업’을 뜻하는 ‘Shipbuilding’을 더해 이름이 붙여졌다. 여기엔 한국 민간 조선사들의 대규모 미국 현지 투자와 이를 뒷받침할 대출·보증 등 금융 지원을 포괄하는 패키지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미국 측에 한화로 수십조원에 달하는 수백억달러 규모의 금액을 구체적으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젝트와 관련한 금융 지원에는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공적 금융 기관들이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 자택에서 이뤄진 관세 협상 자리에서 미리 준비한 패널을 보이면서 ‘마스가 프로젝트’에 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고 한다. 이에 러트닉 장과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통령실은 26일 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화상으로 참석한 대미 통상 긴급회의를 연 뒤 “미국 측의 조선 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하고 양국 간 조선 협력을 포함한 상호 합의 가능한 방안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 패권을 두고 중국과 경쟁 중인 미국은 중국의 해양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자국 조선산업 재건을 원한다. 이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4월 미국 조선 산업 재건, 동맹국 협력 강화, 해군력·공급망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미국의 해양 지배력 복원(Restoring America’S Maritime Dominance)’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한국 조선 산업이 한미 관세 협상의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