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홈플러스 회생 절차와 관련해 발표한 대국민 사과문에 대해, 메리츠금융그룹이 이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하고 나서 주목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MBK는 지난 9월 24일 발표한 대국민 사과문에서 "10년 간의 투자 과정에서 부족한 판단과 경영 관리로 인해 홈플러스가 기업 회생이라는 중대한 상황에 이르게 됐다"면서 "장래 운영 수입을 재원으로 해 향후 최대 2000억원을 홈플러스에 무상으로 추가 증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메리츠금융그룹 이같은 MBK 측의 사과에 즉각 반박성명을 내놓았다.
메리츠는 MBK가 최초로 내놓은 3000억 원 지원 계획에 대해 "김병주 회장의 개인 증여(약 400억원)와 DIP차입에 대한 MBK 임원의 연대보증(약 780억원)이 전부"라고 지적하면서 "이중에는 과거 홈플러스가 증권사로부터 대출을 받을 때 MBK가 연대보증을 선 2000억 원이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메리츠는 특히 최근 2000억원의 무상 증여와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지원 주체와 시기별 금액, 방식, 조건 등에 대해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메리츠는 이어 "지원 여부에 대해 확인이 어렵고, 실질적 지원이 아닌데 지원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합리적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메리츠는 또 MBK가 꾸준히 강조해 온 홈플러스 보통주 2조5000억원 무상소각도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MBK가 보유한 홈플러스 지분 2조5000억원은 청산을 하든, 기업이 계속 운영되든 사실상 휴지조각이라는 것이 메리츠 측의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가 비판의 목소리를 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메리츠는 홈플러스의 채권단에 포함돼 있다.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들이 홈플러스에 빌려준 자금은 메리츠증권이 6551억원,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캐피탈이 각각 2807억원 등 1조2000억원 규모다.
홈플러스의 금융권 대출이 1조4461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차입이 메리츠금융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MBK가 사과문에서 '향후', '최대' 등의 표현을 쓴데 대해 메리츠는 "최소한의 증여만 하고 싶다는 속내를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리츠는 해당 자료를 통해 MBK이 대해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는 사모펀드의 폐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메리츠가 홈플러스 점포 62개를 담보로 잡았고, 이에 대한 가치가 4조8000억원에 달해 대출금 회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이는 홈플러스 기업회생 전에 평가한 가치이기 때문에 대출금 전액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와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MBK에 대한 정치권 압박이 갈 수록 거세지고 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5개 상임위원회에서 김병주 MBK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고, 동행명령장 발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