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박현우 기자] 휴머노이드 로봇 전문기업 에이로봇이 2027년 B2B 시장에서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목표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2018년 설립 이후 꾸준히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집중해온 에이로봇은 최근 공개한 ‘앨리스M1’을 통해 이족보행 대신 실용성을 우선시한 차별화된 전략을 선보였다.

인간형 상체와 모바일 베이스 하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로 설계된 앨리스M1은 기존 산업 환경에 즉시 도입 가능하면서도 정밀한 작업 수행이 가능하다. 에이로봇 박천유 책임연구원은 “전 세계적인 노동 인구 감소로 3D(위험·더러움·어려움) 업무를 수행할 인력이 부족해지고 있어 휴머노이드 로봇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올해 PoC를 완료하고 2026년 실증 사업을 거쳐 2027년경 상업적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박천유 책임연구원과의 일문일답.

에이로봇 박천유 책임연구원은 “향후 10~20년 후에는 3D 업무를 수행할 노동력이 심각하게 부족해질 것으로 전망되며, 휴머노이드 로봇이 이러한 노동력 공백을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br>
에이로봇 박천유 책임연구원은 “향후 10~20년 후에는 3D 업무를 수행할 노동력이 심각하게 부족해질 것으로 전망되며, 휴머노이드 로봇이 이러한 노동력 공백을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에이로봇의 핵심 사업 영역에 대해 소개해 달라.

에이로봇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특화된 기업이다. 당사는 피지컬 AI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기보다는 검증된 기술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간혹 에이로봇을 AI 기업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으나, 저희는 로봇의 모터 제어, 관절 구동, 정밀 손동작 제어 기술까지 개발해오고 있다.

사용자 관점에서 피지컬 AI의 실제 경험과 활용성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로봇 플랫폼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인간이 기피하거나 위임하고자 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작업 정확도에 대한 요구사항이 매우 높다.
예를 들어, 특정 물체를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이동시키는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물체의 정확한 인식과 위치 파악이 필수적인데, 이는 상당히 복잡한 기술적 과제다. 물체의 위치 변동, 높이 차이, 포장재 변화 등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존재하며, 기존의 단순 프로그래밍 방식으로는 이러한 비정형 환경에 대응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피지컬 AI의 핵심 엔진인 RFM(Robot Foundation Model)는 이러한 비정형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한다. 미국의 로봇 전문기업 피규어AI(FigureAI)의 사례를 보면, 물류창고 컨베이어 벨트에서 바코드가 위를 향하도록 박스와 포장재를 재정렬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이는 피지컬 AI 없이는 구현 불가능한 작업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제어에 있어 피지컬 AI의 핵심적 역할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최근 공개된 앨리스M1(Alice M1)의 기술적 특징과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인가?

앨리스M1은 인간형 상체와 모바일 베이스 하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를 채택했다. 상체의 인간형 설계는 기존 인간 작업 환경에서의 완벽한 호환성을 위한 것이며, 하체에 이족보행을 도입하지 않은 것은 전략적 선택이다. 이족보행의 경우 다양한 지형 적응성, 충격 저항성, 내구성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들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에이로봇이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앨리스M1'은 인간형 상체와 모바일 베이스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로 설계됐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br>
에이로봇이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앨리스M1'은 인간형 상체와 모바일 베이스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로 설계됐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시장에서는 실용적인 산업용 로봇에 대한 즉시적 수요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족보행 기술의 완전한 구현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현재 기술 수준에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작업 환경을 제어할 수 있는 산업 현장에서는 모바일 베이스 방식이 충분히 효과적이다.
이러한 설계 선택으로 인해 기존 AMR(Autonomous Mobile Robot)이 활용되고 있는 사업장에 즉시 도입 가능하다는 것이 주요 장점이다. 또한 7자유도 로봇 팔과 수직·수평 이동이 가능한 허리 구조를 통해 협소한 공간에서도 정밀 작업을 수행할 수 있으며, 1.3m에서 1.8m까지의 가변적 작업 높이에서 안정적인 성능을 보장한다.
하드웨어 사양으로는 엔비디아 오린AGX와 AFE-R360 컴퓨팅 모델을 탑재하고 있으며, 스테레오 카메라, IMU, 3D 라이다, 레이저 센서 등 다양한 센서를 통합했다. 현재는 1.5시간 충전으로 3시간 연속 작동이 가능하며, 배터리 교체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2024년 35억원 시드 투자에 이어 최근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는데, 투자자들에게 어필한 핵심 요소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에이로봇이 제시한 비전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분석한다.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는 전통적으로 실용성 부족과 높은 비용 문제로 인해 시장의 관심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의 휴머노이드 사업 진출 선언 이후 업계 전반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했다.
에이로봇은 2018년 설립 이후 현재와 같은 휴머노이드 붐 이전부터 일관되게 이 분야에 집중해왔으며, 휴머노이드 개발의 필연성에 대한 명확한 철학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노동 인구 감소 트렌드를 고려할 때, 향후 10~20년 후에는 3D(Dirty, Dangerous, Difficult) 업무를 수행할 노동력이 심각하게 부족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이러한 노동력 공백을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 시점에 대한 전망은 어떠하며, 에이로봇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무엇인가?

상용화의 정의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에이로봇은 가까운 미래에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질적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사는 올해 PoC(Proof of Concept) 준비를 완료해 2026년 실증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며, 2027년경 B2B 시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본격적인 상업적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초기에는 물류 이동 등의 기본적인 작업을 중심으로 도입되다가, 점진적으로 용접과 같은 숙련 기술이 요구되는 작업 영역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일반 가정으로의 대중화를 상용화의 기준으로 본다면 2030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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