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업무지구 모습. /사진=Gettyimage
서울 여의도 업무지구 모습. /사진=Gettyimage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최근 4년간 취업 심사를 신청한 퇴직 공직자의 약 91%가 취업 승인을 받은 가운데, 이들의 절반 가까이가 사기업에 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인사혁신처에 신고된 2022년 1월~2025년 9월 취업 심사 신청자를 전수조사한 결과, 총 3634명 중 3297명(90.7%)이 영리사기업·협회·공공기관 등에 대해 취업 승인 또는 가능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출신 기관별로는 국방부(12.9%)와 경찰청(11.6%)이 두 자릿수 비중으로 높았고 검찰청(5.5%), 금융감독원(4.9%), 국세청(4.5%), 산업통상자원부(3.1%), 대통령비서실(2.7%), 국가정보원(2.2%) 출신 등도 타 분야 진출이 활발했다.

취업 기관을 유형별로 보면 대기업집단을 포함한 일반 사기업체가 47.5%(1567명)으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고, 이 중 대기업집단 계열사가 19.2%(632명)에 달했다. 이어 공공기관 17.1%(564명), 법무법인 9.5%(313명), 협회 6.9%(226명), 금융사 5.3%(175명) 순이었다.

퇴직 공직자가 가장 많이 취업한 대기업 집단(65개그룹 632명)은 한화그룹이 11.6%(73명)로 가장 많았다. 국방부 출신이 28명으로 절대다수였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19명), 한화오션(15명), 한화시스템(13명) 등 방산 계열사에 집중됐다.

삼성(9.3%·59명)은 경찰청 출신(12명)이 가장 많았으며, 삼성전자서비스·삼성전자·에스원 등 보안·법무 관련 직군에 분포했다.

현대자동차그룹(7.6%·48명)은 국방부(11명)와 경찰청(5명) 출신 비중이 높았고, 현대로템·현대건설을 비롯해 금융 계열사에서 고문·전문위원 형태가 많았다. LIG그룹(5.1%·32명)은 국방부(13명), 국방과학연구소(9명) 등 군 관련 인력이 대부분이었다.

/자료=리더스인덱스
/자료=리더스인덱스

이어 SK그룹(4.4%·28명), 한국항공우주산업(4.3%·27명), 쿠팡(3.8%·24명), LG(3.6%·23명), 카카오(3.2%·20명), 부영(3.0%·19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 10곳이 전체 대기업집단 취업자의 절반 이상(353명)을 차지했다.

전통적으로 방위사업체 진출이 잦은 국방부 출신을 제외하면, 개별 기업 중에선 쿠팡이 가장 많았다. 자회사를 제외한 쿠팡 법인으로만 20명이 명단에 올랐는데, 경찰청 출신이 8명으로 최다였고 대통령비서실 4명, 검찰청·공정위 출신이 각각 3명이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는 금융감독·규제 경험을 가진 전직 공무원들의 이동이 두드러졌다. 1위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14명)는 금융감독원 출신이 6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찰청 3명, 공정위·국무조정실 등의 인사도 포함됐다. 빗썸 역시 총 9명 가운데 금감원 출신이 7명으로 다수를 차지했으며, 경찰청·검찰청이 각각 1명씩이었다.

퇴직공직자들은 법무법인 진출도 활발해, 같은 기간 313명이 로펌 업계 취업 명단에 포함됐다. 업계 7위 규모의 법무법인YK(79명·25.2%)가 가장 많았는데, 2022년(32명)과 2023년(41명)에 집중됐다.

또 김앤장법률사무소(50명), 법무법인 세종(31명), 광장(24명), 대륙아주(23명), 율촌(22명), 태평양(21명), 화우(18명), 바른·지평(각 5명) 등이 뒤를 이었다.

리더스인덱스는 “퇴직 공직자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퇴직 전 5년간 속했던 부서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관·조직에는 퇴직 후 3년간 취업할 수 없다”며 “국방부 출신의 방위사업체 진출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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